1972. 2월 22일 지급받은 개구리복(예비군복)을 입고 인천에서 소사 사단(33X)에 들어가 전역 신고를 했다. 연대 본부 인사과에 들린 뒤 작전과 앞을 지나며 보초 근무중인 이등병 고교 동창을 뜻밖에 만났다. 반가움과 동시 미안함에 손을 잡았다. 재학중 입대와 졸업후 입대의 차이지만 나는 제대를 하고 그는 3년을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공연히 미안했다. 며칠 전 훈련을 마치고 들어 왔다는 그는 예비군복을 입은 나를 보고 어리둥절해 했다 69년 3월 13일 입대하며 옥천에서 새벽에 문을 연 이발관에서 머리를 깍았다. 사정 없이 밀어 버리는 이발사의 '바리캉'에서 뭉텅 뭉텅 떨어지던 머릿칼을 보며 어제까지의 생활을 다 잊기로 굳게 다짐을 한지가 3년전이었다. "생명이 있는 한 희망이 있는 법"(키케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