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시절, 군대,군에서 받은 편지들 41

군 시절 여자에게 받은 편지(8)

지금 태양이 타고 있는 허공엔 또 어느 때쯤 커단 흰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련만 그 죽고 싶도록 기막힌 생의 축복을 위해 이 찌는 더위를 견딥니다. 그 해안- 당신의 초소엔 땀과 공허가 뒤범벅 되었겠군요 온몸이 땀에 젖도록 어떤 생각에 잠겨 있다가 돌연 정신을 차렸을 때 가슴이 서늘해지는 공허 모든 건 여름인 까닭입니다. 무슈리, 오늘은 예의 그 여행용 가방을 들고 고속버스 대합실에 한 30분 동안 앉았다가 돌아왔습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습관이긴 하지만 그래도 이유는 있기마련이지요 대중 속에서 생각하고 싶은 것(사람들 속에 선 나의 위치,타인들의 사랑속에 나의 사랑,생의 가치,돈의 가치,진실, 허영 ,신뢰의 범위등)이 많이 쌓여 있을 때는 대중 속에우뚝 서있다가 오는 것이 내 치유의 방법입니다.후후 허..

군 시절 여자에게 받은 편지(5)

나는 1970년 2월을 대방동 해군 병원에서 보내고 있는 동안 병실 유리창 밖으로 따스한 햇살아래 하얀 작은 나비 한마리를 보았다. 2월 하순에 나비라니 . 내가 헛 것을 본것인가. 지금도 자신이 없다. 어쨋든 회복기에 접어든 나에게 길조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돌아온 부대에선 하루 두번 나가고 들어오는 바다빛갈도 봄빛으로 바뀌어 가고 있었다. 갯펄에서 불어오는 바람도 더이상 차가운 겨울바람은 아니었다. 병실에서 편지를 보냈는지 퇴원후 인천으로 그녀의 답신이 왔다. ----------------------------------------------------- 난 이 작은 방구석에서 들어 박혀서 *스탕달의 연애론 (남자의 허영심은 연애에 있어 너무 용이한 승리를 경멸한다. 남자는 그 이 여인이 우아했으..

군시절 여자에게 받은 편지(4)

그 녀의 편지는 계속된다. ------------------------ 유감이 많은 사람은 일기를 쓰는법이지요. 한 세월이 남간 유물-이 가난하고 초라해 빠진 일기장을 마지막으로 넘기고 나서도 아직 도사리고 있는 쓰디쓴 연민 같은 것..... 해서 나는 내 얘기를 가장 로 받아 줄 수 있는 사람에게 그 나머지 얘기를 하기로 작정하엿습니다. 부담없이 떠오른 한 이름 ,J씨. 바람이 몹시 차군요. 그리고 저 짙은 백색의 끝없는 가슴 밤새도록 눈이 쌓일 모양입니다. 이런 밤엔 詩가 意味있어 지는 것이겟지요 "*어느 머언곳의 그리운 소식이기에 이 한밤 소리없이 흩날리는뇨 처마끝에 호롱불 여위어 가며 서글픈 옛 자취인양 흰눈이 내려 하얀 입김 절로 가슴이 매어 마음 허공에 등불을 켜고 나 홀로 밤깊어 뜰에 내리면..

군 시절 여자에게 받은 편지(3)

그녀의 편지는 인사도 없이 시작했다. "신밧드" 심장을 보관해준 사나이를 처치하기 위해 안개 자욱한 계곡을 헤쳐나가는 장면이 신비하고 멋진 영화였습니다. 그 영화에서 기억되는 것은 안개와 팔랑팔랑거리던 빨간 심장 뿐입니다. 왜 요즘은 안개가 짙은지 모르겠군요. 이른 아침 싸아한 수증기속을 숨가쁘게 뚫으며 꿈처럼 잠긴 캠퍼스를 오르는 요즘, 안개 짙은 초겨울의 기분은 나를 살고 싶게 만듭니다. 푸르산 불루(겨울 바다 빛갈을 닮은 )의 튜닉 코트 깃을 세우고 짐짓 저 유리 지바고의 연인이었던 "라라"의 고독 같은 걸 흉내내봅니다. 안개가 안개가 너무 너무 짙은 거예요. 슬픔 ,기쁨,곤혹,쾌감등이 될대로 믹스되어 나 소녀 아니 여자의 미소가 정말 묘하게 뒤바뀝니다 그러나 역시 나혼자만의 가슴은 깊게 젖어들기만..

쏘라는 총이긴 한데-해병대 총기 난사 사건을 보며

이번 강화도 해병대 해안초소 김상병의 총격사건을 보며 벌써 40년이 훌쩍지난 군 생활이 떠오른다. 69년 3월 입대하여 군자 일대의 해안초소(안산시가 되었다)에 근무중 소래에 소재한 대대본부 내무반에서 총격사건이 있었다. 당시 막 전출온 신병으로 사고 소식만 접했을 뿐 사고 원인은 모르는 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