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시 46

젤라루띤 루미의 시

유형은 무형으로 왔다가 그리로 돌아간다.그래서 우리는 "그분께로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순간마다 우리는 죽어가고 그리고 돌아가는 중이다. 이 세상은 한순간이라고 예언자가 말했다. 우리의 생각이란, 그분께로부터 공중으로 쏘아 올려진 화살이다. 그것이 어찌 허공에 머물러 있겠는가? 하나님께로 돌아오지 않을 수 없다. 젤라루띤 루미 아침 오랜만에 다시 읽어본 루미의 시집. 젤라루띤 루미(1207-1273)

좋아하는 시 2023.02.02

헛것을 찾아서 -시인 강남주

강남주 여태껏 나는 헛것을 찾으며 살았다 때로는 꼭두각시 노릇을 하며 무대 위에서 춤췄다 뜻 없는 박수에 우쭐거리며 벅수를 넘었다가 바닥에 뒹굴었다가 객석을 향해 거짓 웃음도 날렸다 관객들이 떠난 무대 위에 홀로 서서 문득 나를 되돌아본다 나는 어디에도 없다 욕망으로 고통 받는 맥베스의 사람 짙은 화장을 한 피에로만 서있다 아무것도 없어 허허한 곳에서는 보이지 않는 어둠이 서성거렸다 - 강남주 을숙도에 가서 자유롭게 날으는 새를 보면서 머리카락이나 흩날리고 싶었다. 새는 바람을 타지만 바람 속에 삭아가는 나는 시간을 타고 있구나. 강물과 질펀한 황혼과 일출처럼 이제 일몰이 시작된다. 돌아갈 시간이 되면 제 자리를 찾아 바람을 거스르기도 하는 새. 아아 을숙도의 새를 보면서 나는 머리카락이나 흩날리고 싶다.

좋아하는 시 2023.01.20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나는 삶을 살지 않은 채로 죽지 않으리라 넘어지거나 불에 델까 두려워하며 살지는 않으리라 나는 나의 날들을 살기로 선택할 것이다 내 삶이 나를 더 많이 열게하고 스스로 덜 두려워하고 더 다가가기 쉽게 할 것이다. 날개가 되고 빛이되고 약속이 될 때까지 가슴을 자유롭게 하리라 세상이 나를 알아주지않아도 상관하지 않으리라 씨앗으로 내게 온것은 꽃이 되어 다른 사람에게 가고 꽃으로 내게 온것은 열매로 나아가는 그런 삶을 선택하리라 도미 마르코바-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말 새벽 3시에 쓴 시. -유시화 엮음

좋아하는 시 2022.08.03

내 마지막 순간

나는 그날이 오리란 것을 안다 이 세상이 내 눈앞에서 사라질 그날이 삶을 조용하게 마침을 고하면서 마지막 커튼을 내 눈앞에 드리우겠지 그러나 별들은 여전히 반짝이고 새벽은 어제처럼 밝아올 것이고 시간은 파도처럼 출렁이면서 기쁨과 슬픔을 옮길 것이다. 내 마지막 순간 찰나의 벽들이 사라진다 그리고 개의치 않던 보물이 당신들의 세계 속에 있음을 보리라 하찮은 인생이란 없으며 낮고 비천한 자리도 없음이다. 아주 헛되이 집착한 것들과 그래서 얻은 것들을 그냥 내버려 두라 그 대신 이제껏 스스로 걷어 차 버린 보물을 소유하게 되리니. -타고르

좋아하는 시 2022.06.20

미당 서정주- "푸르른 날"

서정주의 문학앨범(95년 초판 3쇄)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저기 저 가을 꽃자리, 초록이 지쳐 단풍 드는데 눈이 나리면 어이 하리야 봄이 또 오면 어이 하리야 내가 죽고서 네가 산다면 네가 죽고서 내가 산다면 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그리운 사람을 그리워하자 시집 -귀촉도. 교교 시절 이 시를 외웠기에 시를 암송하면 고교시절이 떠오른다. 오직 대입시를위해 치열하게 살던 젊은 날.-인생을 알기엔 너무 어렸으나 알 것 같았던 나이. 미당의 생가가 있는 전북 고창군 부언면 선운리 질마재 부락 1950년대 말 서라벌 예대 졸업식에서 문예 창작과 졸업 제자들과 함께 책장이 표가 나는 걸 보면 책을 많이 정리한 셈이다. 책은 중복 자료가 있을지 몰라도 미당 서정주 문학관에 보내려 한다.

좋아하는 시 2022.05.11

젤라루딘 루미의 시

사람은 사랑속에서 살아야 하느니: 죽음이란 좋지 않은 것. 살아있는 사람 ,그대는 아느냐? 그대는 사랑에서 태어난 이를 아느냐? 사자들이 으르릉거리는 노여움 그리고 모든 사람들의 인간성은 사랑에 비하면 아무 가치가 없도다 *** 사랑으로 나를 찾고 내 속에서 사랑을 찾으리니 어떤 때는 내가 사랑을 기리고 어떤 때는 사랑이 나를 기리도다. 바다속에 있는 조개같이. 대서사시에서 발췌된 시여서 제목은 없다 *메블레나 젤라루딘 루미(1207-1273) 아프카니스탄 발흐에서 출생 페르시아 문학의 신비파를 대표한다 아프카니스탄에서 태어나 몽골의 침입을 피해 아버지와 함께 바그다드 ,메카를 거쳐 1228년 소아시아 *코니아에 정착했다. 부친은 대학자로 젤라레띤 루미는 시리아 에서 수학 후 콘야로 돌아와 아버지를 이어..

좋아하는 시 2021.07.20

고엽

시집 -"축제는 계속된다" -자크 프로베르 오 그대 기억해주었으면 우리 다정했던 그 좋은 날들을 그 시절 삶은 더 아름다웠고 태양은 지금보다 더 뜨거웠지 낙엽은 무수히 쌓이는데 추억과 후회와 함께 북풍이 그들을 실어가네 차가운 망각의 밤 속으로 그래 난 잊지 않았어 그대가 불러주던 그 노래를 그것은 우리를 닮은 노래 그대 날 사랑했고 난 그대를 사랑했네 우리는 둘이 함께 살았지 날 사랑했던 그대 그대를 사랑했던 나 하지만 삶은 살며시 소리도 없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갈라놓고 바다는 모래 위 헤어진 연인들의 발자국을 지워버리네 낙엽은 끝없이 쌓여드네 추억과 회한과 함께 그러나 내 사랑은 말없이 변함 없이 언제나 웃으며 삶에 감사하지 난 너무도 그대를 사랑했지 너무도 아름다운 그대를 어떻게 그대를 잊을 수 있..

좋아하는 시 2021.07.19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SONNETS

그림: "백두산 가는 길(1990)"-신혜수의 화집"4계"중에서 독신으로 그대 생을 마치려는 것은 과부의 눈을 적실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뇨? 아, 그대가 자손이 없이 죽는다면, 온 세상이 통곡하리라, 짝을 잃은 과부 같이. 세상은 그대의 미망인이 되어 그대가 모습도 남기지 않았음을 길이 슬퍼하리라 세상의 과부들은 남편의 모습을 아이들의 눈에서 찾아 마음속에 간직하느니. 보라, 세상의 어떠한 낭비자도 다만 그 재물의 자리를 바꿀 뿐 세상은 언제나 그것을 지니고 있도다. 그러나 미의 낭비는 그것으로 마지막이라 쓰지 않고 보존하면 그것은 소멸하는 것. 자신에게 이런 죄악을 범하고 , 그런 가슴속에서 어찌 남에게 향한 사랑이 있으리오. 윌리어 셰익스피어(1564-1616) "나 홀로 산다가" 끊임없이 방영되는 ..

좋아하는 시 2021.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