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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우리가 고향의 목마른 황토길을 그리워 하듯이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가 내게 오래오래 간직해준 그대의 어떤 순결스러움 때문 아니라 다만 그대의 삶의 전체를 이루는, 아주 작은 그대의 몸짓 때문일 뿐 이제 초라히 부서져내리는 늦가을 뜨락에서 나무들의 헐벗은 자세와 낙엽구르는 소리와 내 앞에서 다시 한번 세계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내가 버리지 못하듯이 내 또한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가 하찮게 여겼던 그대의 먼지,상처,그리고 그대의 생활일뿐 그대의 절망과 그대의 피와 어느날 갑자기 그대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새어져버리고 그대가 세상에서 빼앗긴 것이 또 그만큼 많음을 알아 차린다해도 그대는 내 앞에서 행여 몸둘바 몰라하지 말라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의 치유 될수 없는 어떤 생애때문일 뿐 그대의 ..

좋아하는 시 2006.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