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좋은 생각

유람선

Jay.B.Lee 2006. 12. 29. 06:57

인생은 한없이 아름다운 것이다

나는 인생을 유람선에 비유하고 싶다.

텔레비전에 나오는 사랑의 유람선(Love Boat)처럼 저마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 배를 탄다.

배가 이곳 저곳을 한가로이 순항할 때승객들은 변하는 풍경을 즐기고 새로운 항구에 정박 할 때마다

새로 타는 승객들을 환영한다.

선상에서  친구도 사귀고 노름도 하면서 돈을 잃기도 하고 따기도 한다.

술도 마시고 춤도 춘다.

아니면 선창 소파에 누워 햇볕 세례를 받으며 아가타 크리스티의 추리 소설을 읽은 뒤,

춤한번 추자고 했더니 거절한 금발 계집애를 어떻게 죽일까 무서운 계획도 짜본다.

하지만 다음 순간 진수 성찬의 저녁을 받자 살인 계획을 잊어 버린다.

허허 하고 너털 웃음을 지워보고 ,배가 유유히 지나갈 때 일어나는 거품속에서

우리의는 삶의 슬픔과 괴로움을 씻어 버린다.

유람선 여행은 참 재미있다.

그러나 때가 되면 우리는 새 승객을 위해 하선해야 한다.

약속된 일정이 끝났기 때문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유람이었던가!

우리는 유람의 기회를 얻은 걸 고마워 하면서 후회없이 하선을 한다.

이 유람에서 제일 고맙고 아름다운일은 누군가 나에게 공짜표를 거저 선사해주었다는 데 있다.

이것이 인생이 아닐까.

제발 유람을 즐기십시오.


나의 유람은 거의 끝나가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는 참으로 이 유람을 즐겼다.


     출처:  어느 무명 철학자의 "유쾌한 행복론"에서

 

              전 시륜 지음(1932-1998)-충청북도 진천태생.

              서울 공대 재학중 도미,대학과 대학원에서 철학과 물리학전공.

              책 출간을 앞두고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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