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모로코 여행기

소금구이-모로코 여행(16)

Jay.B.Lee 2007. 12. 29. 11:12


사진:버스 정류장 옆의 양고기 구이 식당.고기 위에 돌고있는  휀이 보인다.
        자동차용 휀으로 재활용의 의미를 확실히 보여준다

"식탁에 소금이 없는 것은 입안에 침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Y.그르델스"

Fes를  떠나 꽃가루 뿌려진 넓은 초원 사이로 2차선 도로을 천천히 달리는 버스 안에서 앉아 있는 시간이 유일한 휴식시간이 된다.
세상을 보다 많이 보기 위해  걷노라면 육신의 피로는 피할 수가 없다.
중간 중간의 버스,기차 여행시 앉아 있는 것이 달콤한 휴식처럼 느껴진다.
도중 작은 정류장에 버스가 멈추자 승객들이 어수선해졌다. 
25분간의 정차 시간.
눈치로 대충 알아도 몇분간  정차하는지 주위 사람에게 확실히 물어둘 필요가 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 식사를 할수 있는 시간이다.
무엇을 먹어야 하나.
버스 주위로 이리 저리 날리는 고기 냄새가 허기진 식욕을 자극했다.
양고기 구이다.
어떻게 주문을 해야하는지 상황부터 파악해야 했다.
매달린 양고기 앞에 흰 가운  입은 아저씨가 나에게 부위별로 놓여져 있는 고기 덩어리  몇개를 가르킨다.
내가 고개를 끄덕인 고기를 집어 들고 잘게 썰기 시작하더니 이정도면 되겠냐고 묻는다.
6,000원 상당 가격으로  이곳 물가를 고려하면  비싼 느낌이다.
소년이 와서 잽싸게 고기를 숯불에 굽고 있는 담당 아저씨에게 가져다 주고 숯불위 공중에 걸린 휀은 사정없이 연기를 흩날렸다.
주문한 순서대로 석쇠에서 고기를 구어 주는데 너절한 흰가운을 입은 구이 담당 아저씨는 헷갈리지 않고 주인을 잘도 찾아 준다.
다 구어진 고기를 들어 나에게 소스를 치겠느냐,소금을 치겠느냐 묻는다.
소금을 집어 확 뿌린후 다시 한번 구어 둥근 빵 한개(고깃값에 포함)와 함께 접시에 양고기를 담아준다.
소금이 이렇게 맛있을 줄이야

"온갖 냄새중에도 빵냄새가,온갖 풍미중에서도 소금의 풍미가 최고다"-F.제난

왕소금으로만 구운 큰 새우,싱싱한 대구가 있을 때만  주문을 받아주던 호텔 일식당의 대구머리 소금구이의 별미,
갓쪄낸 햇감자를 소금에 찍어 먹을 때 ,야외에서 구운 흑돼지  소금구이, 반질 반질 윤이 나는 삶은 계란을 소금에 살짝 찍어 입어 넣는 순간들의 소금맛도 이보다는 못하리라.
시장이 반찬이라는 진리가 빛나는 순간이다.
글자 그대로 담백한 맛이 나는 둥근 빵과 함께 여행길에 먹은 맛있는 한끼의 식사였다,
또 후식으로 사과와 포도까지 먹었으니 나는 정말로 행복한 여행자였다.

 

Fes를 떠나 5시간 정도 달린후 이름 모를 도시를 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