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모로코 여행기

Fes의 언덕에서-모로코 여행(11)

Jay.B.Lee 2007. 11. 23. 15:27

 

사진:Fes의 언덕에서 본 메디나(구시가지)

 

사진:언덕위의 남은 성터

 

 사진:Fes의 묘지

 

 

사진:묘지에서 풀뜯는 양들

 

 

"백지의 바탕이 있어야 그림을 그리듯이 나는 백지의 일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버려진 땅처럼 나는 광활한 자유가,황폐한 자유가 필요하다.
어떤 소속도 ,직위도 없는 시간의 황무지가 있어야 한다" ---"백지"  김점선 (화가)의 글과 그림 "기쁨"에서

 

언덕을 걸어 올라가기엔 힘이 들것 같이 택시를 타려고 광장으로 나갔다.
 처녀  다섯이 기다렸다는 듯 악수를 청하며 환호를!
낯선 동양인에게 거침없이 인살하며  영어 연습하듯 자길 소개하는데 모두다 눈이 시원 시원한 키 큰 미녀들이다.
책들을 들고 있어 대학생인줄 알았더니 고교 3년생들.
모두 다 조숙했다.
여고생들은 똑같아 장난기 가득한 그네들과  한바탕 웃고나서 택시를 잡아타고 언덕위로 올라갔다.
남산 타워같은 전망대는 없어도  높은 언덕은 전망대로 손색이 없다.
언덕 위에는 성채의 망루 하나가 덩그라니 남아 소년 둘이 올라가 있다.
약 1,200년전 Idriss 2세가 선왕 Idriss1세의 유지를 받들어 건설한  모로코의 가장 오래된 옛수도가  이곳 Fes다.
현재 행정수도는 Rabat일지라도 Fes가 그네들의 정신적 고향이라고 해도 틀린말은 아닐것이다.
옥스포드나 캠브리지 대학보다 더 오래된, 세계 최초의 대학이 있었던 곳.
남은 성벽너머 보이는 Fes의 메디나는 정말 글자 그대로 이국적이다.
빛바랜 흰집들과 누런집들이 불규칙하게 이어진 도시의 풍경이  따듯한 감동을 준다. 
언덕위 동네에서 마실 나온  아주머니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뒤로 석양이 눈부시다,
주인은 어디가고 멀리 도망가지 못하게 앞발이 묶인채로 풀을 뜯고  있는  말들이 몇마리 눈에 띈다.
주인이 지혜로움이 말들에겐 고통인 것을 .
시가지를 내려다보는 언덕 주위는 온통 공동묘지다.
회칠한 낮은 무덤 사이로 양들이 풀들을 찾아 이리 저리 흩어져 있다.
자기들이 살아온 고향을 내려다보며 이곳에서 쉬고 있는 죽은 자들은 행복하다.
가끔은 나같은 여행자도 찾아주고 또 외롭지않게 귀여운 양들이 언제나 와주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