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모로코 여행기

모하메드 5세 Street-모로코 여행(14)

Jay.B.Lee 2007. 12. 1. 12:10

 

사진:모로코  Fes의 모하메드 대로

 

 

  아침 택시를 잡아타고 CTM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향했다.
스페인에 돌아가기 위해* 탕헤르(Tanger)로 가야했다.
여행자인 나를 본 관광 안내인이 다가와 혹시 사막 투어에 참여하지 않겠냐고 물었다.
모로코 여행의 정수인 사막(사하라) 투어를 빠트리고 도망치듯 떠나는 나의 아픈 곳을 찌르 듯 했다.
차를 타고, 낙타를 타고 사막으로 들어가  사막에서 잠을 자며 누워서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는 그런 사막여행 말이다.
삼사일의 시간이 소요되는 여행이다.
비록 짧은 기간이라도 영화 *"마지막 사랑"에 나오는 사하라 사막의 언저리라도 밟아 볼 수 있다면 .
허나 당초 계획에서 접었던 코스.
아 ,세상의 모든 것을 볼 수 없음이여.
버스표를 예매하고 짐 보관소에 가방을 맡기고 버스 터미날 옆의 허름한 식당에 들어갔다.

이른 아침  단 한명의 손님인 나에게  소년이 물을 가져오고 주문을 받는다.
아침 식사로 빵과 요구르트,커피를 주문하고 혹 계란 후라이가 되냐고 물었다.
눈치로 알아 듣던 소년에게 주인이 나서 직접 해주겠다고 얘길한다.
이 허름한 식당에서 계란을 "Sunny  Side Up"으로 주문해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 여행자는 행복하다.
오래전 만화가 조수창씨가 여행길에 말이 통하지 않는 곳에서 그림을 그려 의사 소통을 했다는 생각이 났다.
숙박료에 아침 포함된 가격인지 확인하기 위해  침대 + 김이 피어오르는 따끈따근한 접시의 음식을 순식간에 그리고  숙박 가격을 써서 주인에게 보여주자 주인이 빙그레 웃으며 접시위에 사정없이 커다랗게 X표를 하더란 얘기 말이다.
아침 불포함 가격이란 얘기다.
나도 메모장을 꺼내  소년을 불러 커다란 팜츄리가 길게 늘어선 대로를 엉성하게 그려주자 소년은 활짝 웃으며 모하메드(Mohammed V)거리라며  이곳에서 걸어서 약 15분 정도  걸린다 했다.
나에게 유리창 밖으로 갈 방향까지 친절히 일러 준다.
택시를 타고 오며 멀리 보였던 대로로 버스 출발시까지 남은 두시간을 보내야 했다.
천천히 걸으며 그네들의 사는 모습을 본다는 것은 여행의 한 부분이다.
소년이 말한대로 15분 정도 걷자 아름답고 긴 모하메드 대로가 눈에 다가왔다.
꽃과 나무가 어우러진 대로를 보며 아침 일찍 문을 연  카페에서 커피 대신 "MInt Tea(박하차)"를 주문했다.
주석으로 만든 차 주전자와 무늬가 든 유리 찻잔을 가져다 주었다.
시장에서 봤던 주전자와 여섯개의 잔이 한세트같은 그런 잔이다.
달고 화한 박하향이 입안을 가득 감싼다.
행복이란 이런 순간일 것이다.
끊임없이 흘러 나오는 마술같은 주전자에서 천천히 박하차를 따라  마셨다.
더러워진 나의 영혼 ,나의 육신이 정화되길 기원하며 하나의 의식을 치루듯이.


*탕헤르:모로코 북쪽  항구도시로 스페인 알헤시라스 항구  건너 편이 된다.

           우리나라 여수와 세계 바람회 개최지를 둘러싸고 경쟁 상대였던 도시.



*마지막 사랑(원제: The Sheltering Sky)

 


"파리의 마지막 탱고","마지막 황제"를 감독한 베르나르도 베르톨로치 감독 작품이다.
한국에서  제목을 정할 때  누구인지 베르롤루치 감독의 작품에 모두 <마지막>이란 제목을 넣고자 고심한 흔적이 보인다. 
Debra Winger(사관과 신사출연)와 존 마르코비치가 출연한  작품으로  결혼 10년째를 맞는 미국인 포트(남편)와 키트(부인)부부는 권태로워진 생활을 청산하고 새로운 삶의 자극을 얻고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모로코 탕헤르 항구에 도착 하여 사막을 여행한다.
여행은 그들을 지치게 하고 부부관계의 회복을 원하는 바램과는  반대로 서로 불륜을 저지르게 된다.
포트는 낯선 남자의 꼬임으로 창녀와 관계를 갖게되고   키트는 미국서 여행을 오며 동행하게된 젊은 청년 터너와 관계를 맺는다.
깊이 서로 사랑하면서도 회복되지 못하는 부부는  포트가 보여주고 싶었다는 황량한 언덕에서  정사를 나눈다.
무엇이 그네들을 뒤쫓는지 알지 못한다.  
"내게 사랑이라는 의미는 당신을 사랑하는 거야(Loving means loving you)".
포트는 키티에게 속삭이지만 사랑에 스스로 확신이 없다.
Ain Cropa,Boc Noura,Messad를 여행하는 동안 포트는 병에 걸리게 되고 외인부대가 있는 마을에 간신히 도착한 부부에게 의무관은 그가 장티프스에 걸렸슴을 알린다.
혼수 상태가 되어 가는 포트 옆에서 키트는 정성을 다해 간호한다.
잠시 정신이 든 포트는 "오랫동안 당신을 위해 살아 왔는데 난 그말을 못했어"하며 그 말을 마지막으로 숨을 거두고 만다.
남편옆에서 하룻밤을 지낸뒤 키티는 포트의 시신을 방에 그대로 남기고 달랑 가방 하나만 든채   뛰쳐 나오고 만다.
타협을 모르는 성격이긴 했으나 남편이 죽은 뒤 자신이 남편을 깊이 사랑했슴을  깨닫게된 키티는 이제 제정신이 아니다.
그녀가 떠난뒤 그곳에 오게된 터너는 포트의 시신을 묻는다.
키티는 카라반을 만나 그들의 행렬을   따라가게  된다.
젊은 카라반 상인의 보호를 받으며 길고 긴 사막의여정을 끝내고 남장 차림으로 마을에 들어간 뒤  카라반 상인의 네번째 부인이 되어 한동안 지내게 된다.
남편은 죽었어도 육신의 욕망은 끊을 길이 없다.
남편을 잃은 상실감에 자포자기한 심정이기도 하다.
그곳 생활이 익숙할 무렵  외출한 키티는 마을을 구경한다. 
남장을 하고 두건을 뒤집어 썼건만 현지 주민들에게 외국인임이 발각이 되고 정신이상이 된 그녀는 정신 병동에서 오래 지나게 된다. 
오랜 시간이 지나 미 대사관에서 그녀를 데리러 오고 몇달간 백방으로  그녀를찾고 있던 터너에게 연락을 한다.  
차에서 기다리던 그녀가 택시에서 나와 길을 걸으며 처음 모로코에 도착한 때를 어슴프레 기억한다. 
그녀는 멀리서 자신의  내면의 소리를 듣는다.
"길을 잃으셨나요.죽음을 모르기에 우리 인생을' 마르지 않는 우물'이라고 하지요"

.
영화 "잉그리쉬 페이션트(English Patient)"에서도 모래 사막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다.
 "마지막 사랑"의  나무 한그루 없는 거친 황량한 사막과 숲과 강을 낀 마을 ,사하라 사막의 광경들은 황홀하기까지 하다.  
 장대한 사막 풍경은  사막과 황야를 가장 아름답게 찍은 영화로  손꼽을만 하다.
 

 

 사진:카페에서 마신 박하차 주전자와 찻잔

       대로변의 제법 근사한 카페인데 테이블이 우리나라 삼겹살 집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