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모로코 여행기

Fes의 노새-모로코 여행(13)

Jay.B.Lee 2007. 11. 24. 16:42

 

사진: 노새와 우유배달 소년

 

모로코에서 흔히 볼수 있는 것중에 하나가 노새(Mule)다.
원래 노새란 수나귀와 암말과  사이에서 태어난 것이라고 알고 있다.  
이 보기 힘든 노새가 농촌을 지나며 눈에 많이 보이는 것을 보면 나귀와 말의 실수는 아닌 것 같고 의도적으로 생산을 해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작고 튼튼한 몸으로 짐을 싣고 나르기에 적합한 이 동물은 애시 당초부터 생식 능력을 갖고 있지 않아
참으로 불쌍한 동물이다.
세상에 태어나 뭘 남기지도 못하는 동물이다.
나귀는 예수께서  벳바게에  이르러 예루살렘에 입성시  "호산나 다윗의 자손이여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이여(마태복음 21장9절)"라고 사람들의 환영을 받으며 예수님을 태우고 간 영광스러운 순간이 있었던 동물이다(또 구약 스가랴 9장 9절에 예언되어 있지 아니하냐).
허나 노새는 그러한 영광과는 먼 그저 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 일해야 하는 운명을 지니고 태어났다.
내가 노새를 만난 것은 숙소 가까이 있는 광장에서였다,
픽업 트럭에서 파란 프라스틱 우유통을 내려 양옆에 한통씩 두통을 노새에 싣고 또 한통은 소년이 노새에 올려놓고 잡고는  좁고 구불어진 골목길 배달길을 나설때였다.
옛날 한국의 좁은 골목길을 다니며  음식물 구정물을 수집할 때 소형 삼발이 자동차가 적격이라더니(자동차 제조회사에서 새트럭과 교환하자고 했을 때 주인이 거절한 기사를 본적이 있다)이 골목길에 노새보다 편리한 운반 수단이 있으랴. 
4살짜리라는 노새의 눈은 소와 말과 달리 너무 작아 웃는 것인지 우는 것인지 알아내기 어렵다.
그러나 눈밑에 깊게 골이 파인  눈물자욱만이 노새의 고난과 슬픔을 말해주는 듯하다.
트럭 아저씨가 우유를 한번 마셔보겠냐고 인심좋게 권하는데  아저씨의 말을 거절할 수 밖에 없어 유감이었다.
공장이 아닌 가내제품으로 휠터로 제대로 걸러 소독이나 한 것인지 알수 없었기 때문이다.
익숙치 않은 음식에  특제 소화제 -"정로환"만 믿어서는 아니된다.
 더우기 이곳은 낯선 외국.
타고난 운명인 듯 타박 타박 걸어가는 이 작은 동물과는 달리 노새를 몰며  걸어 가는 우유배달 소년의 웃음이 유난히 해맑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