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모로코 여행기

제마 알프나 광장에서 만난 여인-모로코 여행(8)

Jay.B.Lee 2007. 10. 19. 07:11

 

사진: 마라케쉬 슈우크(시장)내 기념품 가게

 

우선 광장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되 순서에 맞게 스프부터 먹기로 했다.
스프는 세곳에서 팔고 있었는데 콩이 들어간 야채숲이  먹을만 했다.
2Dh(250원)이다.
바베큐를 하는 중앙 광장을 둘러싸고 일렬로 늘어선  판매대에서 달팽이를 맛보기로 했다.
왜 이렇게 비싸냐고 물었더니 가격이 아니고 가게 번호라고 .
좀 차분할 필요도 있다.
한접시에 500원정도.
 바다에서 온것으로  모양은 달팽이 비슷했다.
삶은 것을 이쑤시게로 파먹었는데  맛은  어릴때 먹던 다슬기보다 못하다.
다음으로 삶은  양의 골이다.
골이 무슨 맛이 있으랴 .
싱싱한 소골을  참기름에 찍어 먹던 것과 비교하지는 말자.
밍밍한 맛을 본뒤 삶은 양머릿고기 한접시를 시켰다.
돼지머리를 먹어온 한국인의 후예가 양 머릿고기 정도야  쉬운 상대.
유럽의 여행자들은 만만한 닭고기 바베큐를 많이 먹고 있다.
마지막으로 양고기 바베큐를 주문했다. 
숯불에 구은 양고기 한접시에 둥근  빵 한장을 준다.
소금을 뿌려 담백한 맛 자체를 천천히 즐겨본다.
프랑스 식당에서 어린 양갈비에 파란 페파민트(박하) 젤리를  발라 먹던 맛과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그저 있는 맛 그대로가 좋아지는 때이고 보니 나이가 들어가고 있는 것만은 틀림이 없다.
어지간히 배를 채운후에  행복한 포만감에 젖어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서자 왠 여인이 말을 걸었다.
"Do you speak English?"
"Yeah"
"Are you alone?"
"Yes"
"I'm alone too. I'm from Casablanca today. Can we have mint - tea  or coffee?"
아담한  여인으로 눈이 예쁘다.
나이는 짐작하기가 어렵다.
30세 전후?
순간적으로  이 여자가 매춘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퍼뜩 떠오른 생각은 여행자의 원칙이었다.

"낯선이가 여행길에 주는 것은 무엇이든 절대로 먹어서는 아니된다."


"I know  what  you mean,but  ... I can't "
"Why?, Why ?,  Don't you like me? "
그녀를 보내고 뒤돌아서자  그녀의 아름다운 아라빅 영어 발음이 귓가를 맴돈다.
산처럼 오렌지를 쌓아 놓고  오렌지쥬스를  파는 아저씨가 금방 짜준  쥬스를 들이키며 정신을 차려 호기심을 달랜다.
내겐 갈길이 아직도 많이   남아 있지 않은가.
정신이 들어 일어나보니 팬티만 달랑 입고 있더라는 모험담(?)은 내가 쓸 차례는 아니다.
빨리도 마셨는지 남은 쥬스를 잔에 또 부어 준다.
생각해 보면 모험 대신 위험을 피한 것이 이렇게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싶다.

Risk Management의  기본이다.
여권 ,돈,항공권,크레딧 카드를 몽땅 분실한다면.!
지금도 그 여인은 단순히 외국인과 얘기하고 싶어 말을 건것은 아니라고 믿고 싶다.
그렇지 않다면 그녀의 순수한 마음을 의심한  인심 야박한 여행자가 되고 ,  아쉬움이 너무나 크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