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모로코 여행기

마라케쉬(Marrakesh)를 향하며-모로코 여행(5)

Jay.B.Lee 2007. 9. 17. 12:01

 

 

사진:
마라케쉬의 미조렐(Majorelle)정원
조금 과장해서 온 시내가 꽃으로  덮여있는 곳이 마라케쉬다.
입장료가 비싸지만  그냥 지나치기엔 아까운 아름다운 정원이다.



"여행은 삶의 비타민과 같다.
여행을 통해 우리는 여행 자체의 즐거움을 넘어 지치기 쉬운 일상에 활력을 얻고 삶을 여유롭고 윤택하게 한다.
여행에서 얻은 즐거운 경험들과 세상에 대한 지식은 기억속에 깊숙히 남아 훗날 수시로 유추되며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다." - 권기왕 (여행작가겸 사진가)

카사블랑카에 미련을 두지 않고 마라케쉬행 기차에 오를수 있었던 것은  마라케쉬가 이끄는  매력에 대한 호기심이 너무 강렬해서일까?
마라케쉬는 카사블랑카에서 남쪽으로 234KM 떨어진 곳이다.
Fez 다음으로 오래된 도시로 1,000년전 자리잡은 모로코의 고도를 누군가는 이렇게 표현했다.
"치명적 아름다움을 느낄수 있는  곳" -그곳이 마라케쉬라고..
기차는  컴파트먼트로된 좌석으로  6명의 좌석에 이미 3명의  승객이 앉아 있었으며 내 자리는 창가였다.
승객들과 눈인사를 나눈다.  
중년의 남자분 한분과  젊은 남녀로 각기 혼자  탄 여행자들이다.
처녀는 아마도 무슬림이겠지만 얼굴엔 아무것도 두르지 않았다.
모두들 날씨에  비해  두터운 옷들을 입고 있다.
스페인 보다 남쪽이면서  추운 것은 어제밤의 경험으로 안다 .
한낮에 맞추지  아니하고  싸늘한 밤에 대비해 입은 것이어서  가볍게 입은 나와 무척 대비가 되었다.
호기심 어린 눈빛에 답해 한국에서 왔고 마라케쉬에 가는 것이라고 인살하니 모두 미소로 답해 주었다.
기차가  달리는 동안 그네들은 서로 얘길 나누었고  나중에는  두 젊은 남녀가 열심히 즐겁게  대화를 했다.
그네들이 얘기를 나누는 동안 언어의 리듬감이 음악을 듣는 듯  하다.
모로코의 아라비어(Darija -중동의 아라비아어와는 다르다고 한다))는 높지도 낮지도 그렇다고 단조롭지 않은 잔잔한  아름다운 언어였다.
마치 작은 언덕을 오르고 내리는 바람처럼, 부드럽게 흐르는 물과도  같았다.
프랑스어가 가장 아름답다는 것은   자타가 인정하지 않는가.
세상의 언어를 다 들어 본바  없으나  아름다운 언어로 말하자면 모로코어가 두번째라고  말하고 싶다.


프랑스에 유학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고 책도 쓴  모 여대 여교수 얘기다.
프랑스에서 너무 많은 신세를 진 프랑스 친구를 한국에 초청하여 우리나라 아름다운 절을 포함 이곳 저곳을  함께 여행하는 동안 간혹 섬짓해 하던 친구가 서울에 올라와서  궁금해 하던 자기에게 한국어에 대해 얘기를  했다고 했다.
여행중  자기가 깜작 깜짝 놀란 것은 간혹 들리는 한국말이  때때로 가슴을 날카로운 칼로 도려내는 느낌을 주더라고 했다.
아마도 된소리 (경음:ㄲ,ㄸ,ㅃ,ㅆ,ㅉ등)로 된 우리말을 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경상도의 억양으로 들었더라면!
언젠가  말한 것처럼 캐나다인에게 우리말의 느낌이 어떤지 물은 적이 있었다.
솔직히 얘기해도 되냐고 단서를 단 그 직원은 조용히 얘기할땐 괜찮은데 조금 언성이 높아지면 개들이 짖는 것 같다고 말했다.
피 고용인인 캐다다 직원이 한국회사에 근무하여 한국인에 대한 미움이 조금 가미가 되었어도    우리 자신을 돌아보아야  할 대목이다.

출장중 홍콩의 호텔에 놓인 관광 안내서에 *얌차를 소개하며  시끄러운 것은 각오하라는  부연 설명을  본적이 있다.
당시 비자 없이 중국당국의 묵인된 편법(입국 도장을 찍지 아니하고 쪽지로 대신했다)으로 홍콩에서  마카오의  카지노를 방문한 뒤  짧은 관광을 하고   홍콩으로 돌아 올 때 쾌속정을 탄적이 있다.
제일 앞좌석에 홍콩의 두 할머니가  앉아 홍콩 도착까지 줄기차게 45분을 수다  떠드는데  얼마나 소리가 큰지 수십명의 외국 관광객을 압도 했다.
배에서 내리면서 모두 머리를 절레 절레 흔들던 외국인들을 생각하면 웃음이 난다.
세계에서 제일 시끄러운 언어는 홍콩 차이니스가 사용하는 광동어(Cantonese)일 것이다.
우리가 시끄럽다는 북경어(Mandarin)도 광동어에 비하면 얼마나 점잖은 언어인가.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모로코 젊은이들과  차창으로  스치는 시골의 풍경을 보는 동안
마라케쉬에 도착 했다고 젊은이들이 일러준다.

카사블랑카를 떠난지 세시간 반만이다.
"Welcome to Marrakesh".
상냥하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동석했던 처녀가  가방을 내리며 나에게 해준 작별의 인사다.


*얌차(飮茶)

원래 차와 딤섬(點心: Dim Sum:간단한  스넥류의 요리)을 먹던 것으로 지금은 주객이 전도되어 차보다 딤섬을 먹는 것이 주가 되어 버린 홍콩의 대표적 음식이다.
밀가루피로 싼 작은 만두같은 것이 대표적으로  종류는  헤아 릴 수가 없다.
쌀죽도 있고 서양인이 기겁하는 닭발도  있다. 기름에 튀겨 참깨를 뿌려놓은  찹살떡도 있고.
보통 종업원이 작은 수레에 음식을 싣고서 밀고 다니는 동안  음식 이름을 모르면 바구니를 열어보고  마음에 들면 식탁에 올려 놓으면 된다.
모든 요리는 대,중,소로 구분되어 있어 당신이 요리를 올려 놓을 때마다  종업원은 계산서 대중소란에 바를 "正"자를 써 간다.
계산을  단순화하여 비호같이 식대를 계산해 주는 것을 보면 존경스럽다.
중국 요리집도 점심때만 얌차를 하는 곳이 많으며  고급과 일반이 있다고 하겠다.
고급은 비교적  조용하고 식탁보가 천으로 되어 있고, 일반은 시끄럽고 비닐 식탁보가 깔려있다고 보면  간단한 구별법이 된다.
비닐 식탁보를 10장 깔아놓고 1장씩 걷어내는 효율성 100% 식당도 있다.
그런집의 그릇들은 이빨 빠진 접시가 유난히 많다-중국인들이  장사 잘 되고 음식 맛있는 집이라는  믿는 확실한 증거다
최근 서울의  몇몇 딤섬식당은 너무 비싸 본연의 의미-싸고 맛있는 즐거움을 상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