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전주 한옥 마을 방문과 실망스런 음식점들

Jay.B.Lee 2015. 4. 21. 07:16

 

사진;최명희 문학관 앞의 자연석으로 만든 조각

 

아침 일찍 동서울 터미날에서  탄 전주행 고속버스가 월요일인데다 비까지 뿌려  차가 가다 서다 반복이다.

도시의 얼굴인 전주고속버스 터미날은 서울의 동서울 터미날과 다를 게 없이  칙칙하고 냄새가 난다

오전에  볼 일을 끝냈다.

일기예보엔 하루 종일 전주 날씨가 흐린다하기에 그래도 혹시하여 우산을 준비하여 다행이지 간간히 비가 내린다.

저녁 버스를 타기까지 여유시간이 있어  한옥 마을을 둘러보기로 했다.

일년만의  한옥 마을엔 이곳 저곳 공사가 진행중이고 새 음식점, 기념품점,아이스크림가게,악세사리 가게,새 한옥 숙소등이 곳곳에 보였다. 

한옥 마을은 몰려드는 관광객으로 진화중이며 상업적인 관광 거리로 변모하고 있었다.

비오는 월요일임에도 제법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그 동안 전주가 좋아서 온 다섯번째의 여행인 셈이다.

이제 결별의  시기가 온 것같다.

그 동안  모텔,한옥에도 묵어 보며 부근 맛집을 찾아  다녔다.

교동 떡갈비,한국관 성미당의 비빔밥,삼백집 남부 시장의 콩나물 국밥,Cafe  반달곰의 슈크림,외할머니 솜씨의 흑임자 팥빙수,길거리야의 맛난"바켓트 샌드위치",시청앞의 한밭식당 백반집등

아직 막걸리 거리를 못가본 것이 아쉽긴 하다 .

 찻집과 미술관 이곳 저곳을 어슬렁 거리다 전주의 유명하다는 풍년 제과의 수제 초코파이 몇개와 양갱을 샀다.

보기엔 별로이나  유명하다니 한번 확인해보고 싶은 호기심이 동했다.

 거리를 노랗게 물들인  세월호의 1주기 현수막들이 가득한 전주시.

 이젠 다시 오지않아도 될 것 같은 전주를 떠난다.

 내가 떠난  고향을 샅샅히 다녀본뒤 이별을 고했듯 전주에도  이별을 고한다.

날씨마져 흐려 정떼기 좋은 날이었다.

 

월요일이라 문을 닫은 최명희 문학관.

생가,문학관,전북대학교 뒤 최명희 묘지 그리고 남원 사매면 서도리 혼불 배경지를 아내와 둘이서 찾아 본  문학기행은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문학관의 돌담.

문학관 앞 정원

교동 아트

과거 BYC의 전신인 백양 메리야스가 있던 공장터로 1960년대의 건물 원형을 유지하며 내부를 전시관으로 리모델링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전주 한옥 마을 마다 숙박 업소에 "빈 방 있음 .빈 방 없음 표시를 해놓기 시작한 건 잘한일이다."

외국 모텔 을 지나는 길에 "Vacancy, No Vacancy"사인 간판이 생각난다.

 

 

일본식 지붕을 연상시키는 한지 가게

 

커리커춰 초상 화가들.

 손님이 없어 혼자 연습하는  청년의 솜씨가 얼마나 좋은지 해외로 진출해보길 권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가 어떠냐고 .

해외에 진출한다는 건 아예 생각조차 해본적이 없는 모양이다.

되돌아 오는 길엔 처녀들이 관광객을 앞에두고 그리고 있다.

그들의 솜씨역시  빼어 났다. 

한옥 마을에 사는 것이 좋아 이곳을 떠나고 싶지 않다는 답변이다.

서울 인사동에  진출해도 될 실력들이다.

       

변함 없는 "외할머니 솜씨"집의 <옛 흑임자 팥빙수>를 다시 맛본다

한옥 거리에 등장한 센베가게.

특히 생강 센베가 맛있다.

영국시인 윌리암 워즈워드의 고향 Lake District 의 생강과자 보다 맛있다.

한봉지를 챙겨 넣었다.

그리고 아내가 사오라던 옛 꽈배기도 샀다.

언제나 그렇듯 시식용 꽈배기 부스러기는 아예 없는 야박한 가게.

 

        한옥 거리에서 외부나 내부가 가장 아름다운 찻집-차가 주류고 커피도 판다

"Blue Pekoe",블루 폐쾨라고 발음해야 하나.

내부가 아름다운 찻집이다.

찻집 이름을 기억하기 좋은 이름으로 지었다면 후일 찾기도 좋고 추천하기도 좋으리라

 

찻집의 메뉴판과 탁자의 화병

구석의 작은 의자와 탁자들이  아주 Cozy 하다

Blue Pekoe 의 실내 장식은  그냥 인테리어 업자가 한 것이 아니다.

예술을 아는 분들이 하나하나 신경써서 장식을 했고 작은 물건 하나하나에도 정성이 담겼다.

찻 상자들과 빈티지 찬장.

심미안이 보통이 아니신 분이 실내 장식을 했다

 

 

 

은(Silver)공예품 집

그 사이 변함 없을 것 같았던 " 교동 다원"이 간판 모습이 바뀌었다.

작년 이곳에서 오래 휴식을 취했다.

마당 안을 들여다 보았더니 전과 그대로다.

분위기 좋은' 전통 찻집'으로 한옥 마을에서 추천할만 한 곳이다.

 

아직 벌거벗은 나무 대신 빨간 베너가 거리를 장식했다.

공예 체험관

어느 게스트 하우스 문장식.

한옥 마을에 몇개 안되는  "Gallery Apple"

전북대  이 철량교수의 작품전이 열리고 있다.

수묵화는 수묵화인데 추상화이기도 하다.

그림에 힘이 넘친다.

미술관앞 의자들

 

새로 건축중인 집 .콤펙트하게 건축했다.

 

       

한옥 체험관의 벽

붕어빵집.

 앉아 쉴겸 붕어빵을  주문하고 손님이 없어 여주인과 얘기하다보니 나와 한 고향인 충북 영동 분이시다.

전주에 살기 좋은 점도 듣고 전주 남문 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여러가지 건강 식품 정보도 들었다.

마침 빵굽는 청년은 군대생활중 잠시  영동에서 보낸적이 있고 본가는  나와 같은 청주라고 한다.

세상은 역시 좁다.

한옥 마을에 일본식 적산 가옥건물이 몇개 현존한다.

이를 개축하여 재즈 감상실을 만들었다 

 

1927년부터 일제 강점시 전주역 직원 사택 .

2012 11.3일 복원-현재 미술관으로 사용중이다

경기전앞에서 스마트 폰으로 셀카를 찍고 있던 두 처자.

허락을 받아 사진을 찍다.

화려한 한복이 꽃처럼 화사하다

       

경기전 앞의 두처자.

그들로 인해 길거리가  밝아진 느낌이다.

전동 성당

점심으로 인터넷에 많이 오른 성심여고 앞의 분식집 "베테랑 "칼국수를 먹어 보기로 했다.

서울의 유명한 칼국수집들과 제주 올래 국수까지  거의 다녀본 터여서 이제 국수집 탐방은 졸업하고 싶었다.

마지막 국수집 탐방이다란  호기심으로 "베테랑"을 가보기로 했다. 

새건물이 깔끔하다

칼국수 6,000원.

작은 스텐 접시에 나온 국수.

 계란을 풀고 김을 뿌리고 고추가루가 어울어져 비쥬얼이 나쁘지 않다.

구수한 맛을 내자고 껍데기를 벗기지 않은  들깨 가루가 마음에 걸린다.

짠맛이 강하다.

그릇은 작으면서  깊어 양이 많다.

 허나 이건 손으로 썬 국수가 아니라 그냥 기계로 뺀 국수다.

면발이 둥그런 ,중면 굵기다.

배부르게 먹자는 국수지 어디다 "칼국수"란 이름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칼"자를 분명히 빼야했다

성북동 ,돈암동 청와대앞  손으로 썬 진짜 맛있는 칼국수도 7,000원이다.

속은 느낌이다.

전주 한옥 마을 사람들이 돈에 미쳤나보다

 커피값도 서울 번화가보다 비싸다.

과거 전주가 임대료가 싸서 모든 음식이 서울보다 저렴해 매력이 있었다

곁들여 주는 반찬은 노란 단무지와 뜨거운 물을 부어 만든 속성 깎두기.

베터랑 분식점 수준의  질과 맛을 고려한다면 국수 가격은  5,000,이하가 적정하다.

처음이자 마지막이다라고 돌아서며  씁스레했던  점심식사.

 

       

풍남문 앞  광장.미래대신 과거에만 눈을 돌린 민족에게 희망이  있을까

고속 버스를 타기전 간단한 저녁을 하고 싶었다.

마침  붕어빵집 친절한 아주머니의 추천을 따라 "남문 피순대"집을 찾았다.

 

얼마나 TV에 출연했는지 조점례 남문 피순대 광고 간판에  그득하다.

 처음 접하는 음식점이다.

일사 분란하게 움직이는 종업원들.

순대국 보통(6,000원)을 주문한다.

순대국에 들어간 피순대가 3개가  꺽꺽거려 식감이 입에  맞지 않아 한점도 먹을 수 없다.

순대국안에 살코기는 단 한점도  없고 내장만을  아주 잘게,파와 같이  많이도 썰어 넣었다.

내장은 고무줄를 씹는 기분이 들만큼 질겨서 치아가 나쁜사람이거나  웬만한 위장으로는 소화시키기 힘이들 정도다.

순대국 국물은 누린내없이 구수한 편이다.

 순대국 -병천 "충남집"이 그립다.

봉급장이들 많이 먹는  삼성동 포스코 건너 순대집이 훨씬 낫다.

 하다못해 동네 길건너  성내동 골목  서너평 짜리 순대국이 훨씬 입에 맞는다.

또 한번 TV의 호들갑과 그들의 음모(?)를 경험한 기회였다.

오래된 집이라 맛있는 집이란 것도 착각이다.

오로지 믿을 건 나 자신의 혀와 오감뿐임을 절실히  실감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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