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약 한보따리를 안고 살며

Jay.B.Lee 2014. 11. 8. 06:11

몸에 이상을 느껴 병원 응급실로 내발로 들어가  퇴원후  한달뒤인 진료날이다. 

 새벽에 도착한 병원 채혈실에선  하얀 가운을 입은 흡혈귀같은 남녀 간호사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 환자들 팔에서 쉴사이없이 피를 뽑고 있다.

"조금 따끔할 거예요"

 간호사가 전하는  친절이다.

더한 고통도 참았는데......

혈관을 찌르는 바늘끝을 유심히 바라본다.

다행히 혈액 샘플 두개를 뽑히고  집에 돌아와  진료 시간에 맞추어 다시 병원에 갔다.

나이들면 확실히 병원 가까이 살아야 한다.

병원에서 발급해준 바코드로  혈압계에 댄후 환자인 내가 혈압을 잰다.

바코드에 따라 자동적으로  데이터에 송부된다.

병원을 멀리한 동안 병원은 많이 변했다.

어떻게 짧은 시간에 많은 환자를 진료하고 인건비를 줄여 생산성을 극대화할 것인가가 지상의 목표다.

그효율적인 의료시스템은 외국의 선망이다.

진료실 문앞에 앉아 기다리자 전광판 깜박 거릴 시간없이 간호사가 부른다.

나의 개인 현황판을  들여다 보던 의사 선생님.

혈액검사 결과와  혈압 수치가 전부다.

"약 3개월치 드릴께요."

진료상담에 10초도 걸리지 않았다.

의사 선생님이 말수가  적은 것은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간호사에게 3개월후 진료 예약을 해 놓고  자원 봉사자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자동 결제기에서 3개월후 진료비를 카드로 납부하자 약 처방전이 뽑혀 나왔다.

병원부근에 즐비하게 늘어선 약국 한곳에 들려  약을 받는다. 

 약이 한보따리다.

건강 보조 식품으로 오메가 3,종합 비타민 ,루테인 , 파스 등이 집에 쌓여갈때만 해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었다.

약 보따리를 받고서야 내가 드디어 노인네 대열에 서게 된 것인가 실감이 난다.

아침마다 이것이 마치 나의 생명줄인양 약을 빠지지않고  챙겨먹으면서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그러나 아직은 이르다.

아직 내겐  할일이 많다.

단지 나에게 전해준 메세지라고  겸허히  읽고 싶다.

그래서 이번 가을은 나에게  더 의미가 있는 가을로 지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