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어린이집 가는 외손자

Jay.B.Lee 2014. 12. 13. 06:14

 

 

외손자가 지난주 감기가 걸려 편도가 부었었고  코까지 막혀  힘든 날을 보냈다.

감기도 낫고 하여  며칠간 빼먹은  어린이 집에 가는 날 아침이다.

집에만 있으면 너무 지루해 해서  집에서 그만 쉬게하고  어린이 집에 데려다 주자는 아내의 의견이다.

집에서 계속 아이와 며칠 씨름을 하다보면 아내가 병나기 직전이다.

 손자가 집안에 있다 나오니까 싸늘한 바람조차 자기딴에는 시원한 가보다.

거실 마루에서 버린 우편물 한장을  손에 꼭 쥐고 있다.

"이거  아저씨가 가져온거야"

집에서 손에 들고 나온 것은 무엇이든 어린이 집에 도착해서야 겨우 손에서 떼어 놓는다.

외손자를 우리 부부가 돌봐주기로 시작한지가 10개월째.

한해가 다 지나간다.

어린이집에 데려가며 차에 태울 때까지 얼리고 달래며 힘들었던 초창기를 지나  할아버지 차 어디있어 한다던지 차가 좀 더러우면 공연히 이차 아냐하고 떼를 쓴다.

2년 9개월. -세살이다.

말하는 걸 보면 그동안 많이 컷다.

오늘 아침에 멍때리는 손자에게 안사람이 물었다.

"환호야, 무슨 생각해?"

"할머니,아무 생각 않해요"

가끔 외손자가 큰 아이같은 느낌이 든다.

오랫만에 만나는  어린이집 아이들이 외손자 이름을 부르고 끌어 안으며 환영한다.

그러나 정작 외손자는 조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