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갑작스러운 동창의 죽음

Jay.B.Lee 2013. 9. 18. 18:04

그날은 친구 아들 결혼식이 있어 호텔 결혼식에 참석하였다.

결혼예식이 끝나고 지나가는 고교 동창회장이 말을 전한다.

금방 연락 받았다며 동창생 K 가 사망했다고 한다.

최근 10여년간은 동창들의 별고 소식이 없었는데 뜻밖의 소식이다.

서너달 전 우연히 기원에서  기우회에 따라갔다가  그를  본적이 있었는데 원인은 췌장암이라고  한다.

그의 장례가 끝나고 고교의 동문에게서 아침 일찍 전화가 왔다.

조문은 아니지만 그에 대해 나보고 조사 비슷한  글을 써서 동문 홈페이지에 올려달라는 부탁이다.

졸업후 45년간 서너번 만난게 고작이고고  제대로 아는 것이 없어서  정중히 거절하고 말았다.

고교 3년동안 한번도 같은 반이 아니었고 더우기 중학동창도 아니었다.

내가 회사에 입사후 1년 먼저 건설 관계회사에 있던 그를 우연히 한번 만났고 그 후 어디선가 두번 ,그리고 그의 아들 결혼식에 참석한 것이  전부다.

그에 대한 몇가지 소문이 있었지만 개인적인 얘기을 나눈 기회가 없어 그에 대해 안다고 할 수 없었다.

단지 노무현 자살후 교교 홈페이지에  이상한 민족 예술 단체에 속한 교수의 글을 끌어다 올렸기에 댓글로 반박한 것 뿐이다.

사람이 죽으면 고인에게 가려졌던 얘기들이 여기 저기서 노출되게 회자되게 마련이라 그의 삶을 조명해볼 수 있는 기회였다. 

그는 졸업후 병역 면제를 받아 H 그룹  건설회사 경리부에 잠시 있다가 사표를 제출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 졸업과 동시 행정고시에 합격 중앙부처로 발령을 받았다.

 똑똑한 그 였으나 중앙부처에 소위 왕따를 당한 모양이다.

타 부처로 전출후 불행히도 교통사고를 내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다.

그후 그로 불이익을 받았는지 알 수 없으나 계속 해외 기관 파견으로 프랑스와 아프리카를 위성처럼 떠돌았다.

그의 젊은날의 최초의 괴로움은 일제시대 최고의 교육을 받은 부친이 월북자라는 사실이었을 것이다. 

연좌제 문제가 풀린후에  부인과 그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못했다.

지방 도시라 아내와 어머니의 갈등이 금방 소문이 났고 나중에는 별거한다는 소문까지 들려왔다.

직장문제를 떠나 그가 가장 불행해 보이던 것은 가정사다.

문제 근원은  그가 아닌  아내의 성격이었던 것 같다

 마지막을 공기업 대표로 은퇴를 했어도 그의 얼굴은  평온해 보이지 않았다. 

유난히 클래식을 좋아 했던 그와  마음만 맞았으면 서로 식사도 하고 음악에 대해 담소도 해보았으면 좋았으련만 그가 퍼올린 글로인해 

그와 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막이 드리워졌다.

그는 유난히 바둑을 좋아해 은퇴후 바둑 모임을 결성했었다.

만으로 60대 중반이면 삶을 마감하기엔 너무 빠른 나이다.

교교 홈페이지엔 조사 대신 그를 추모하여  가곡 교실에서 그가 노래 부르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수척해진 모습으로 우수에 잠겨 노래 부르는 모습을 보며 그가 직면했을 죽음에 대한 고뇌를 본다.

돌이켜 보면 그와 화해없이 결별했다는게 후회된다.

 여보게 친구 ,

이젠 고통과 슬픔없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게나.

다시 만나면 사상이니 이념같은 문제는 차치하고 순수시대로 돌아가 보세.

들꽃과 같은 우리 인생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