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여름날의 별미 팥빙수-최고의 팥빙수집은 어디인가

Jay.B.Lee 2013. 7. 5. 10:58

 

 

추운 겨울 따듯한 방에서 아이스크림을 먹는 맛은 특별하다

 옛 임금들은 여인만 많았지  여름이나 겨울 아이스크림을 즐기는 호사는 누려보지 못했다. 

사계절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이 일반화된 지금이다.

 오래전엔 아이스크림을 겨울에 먹는다는 것에 익숙해하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 

환경과 사고의 진화는 모든 걸 변화시킨다

 여름이면 내겐 아이스크림보다 빙수가 별미로 다가온다.

대형 빵집,카페 어느곳이고 빙수 판매기에 접어 들었다.

스무디(Smoothie)는 아무래도 빙수 한 수 아래라 팔리기나 하는지 .

반짝이던  흰 얼음위에 각종 색갈의 향신료를 뿌리면 얼음 사이로 스며 녹아들면 하나의 화려한  그림이 되던 오래전의 빙수가 생각난다

 중국산 통조림  팥으로  만든 빙수가 넘쳐나던 시대가 지났다.

 고급집일수록  자가 제조 시대로 접어 들었다. 

비싼 곳일수록 국산 팥으로 만든 수제임을 강조한다.

 푹 무른 팥을 얼음과 처음부터 뒤섞어 먹기도 하지만 있는 그대로 팥과 얼음을 숟갈로 떠서 먹다가 녹아난 빙수를 먹는 방법도 있다.

먹는 방법이야 개인의 취향이다

대부분 처음부터 연유를 넣어오지만 어디 그런가 .

시대가 시대니 만큼 과도한 당를 피해  개인이 직접 뿌려 먹게 연유통을  별도로 주는 집도 있다.

 다이어트족을 위한 배려다. 

빙수도 지금은 여러 종류가 개발되어 나온다.

 젊은이들은 아이스크림을 얹고 각종 화려한 과일 칵테일을 넣은 빙수를 선호한다.

데이트를 한다면  화사한  색갈의 빙수가 좋다.

그네들은 인생은  온통 장미빛이니까.

나일 들수록 입맛은 회기 본능기에 접어든다.

  우리의 오감을 자극하고 눈을 즐겁게 하는 화려한 음식보다 어릴 때 먹던 거칠고 투박한 음식이 그리워지는 시기다.

빙수도 옛맛을 찾는다.

빙삭기(氷削機)로  부드럽게 갈아낸  얼음위에  팥을 얹고 그 위에 다시 올린 단촐한 떡.

어느 집은 찹살떡을 4등분 하여 올려 주기도 한다.

 줄무늬가 간 튜명한 유리보다 질그릇에 담긴 빙수는 한복을 정갈하게 입은 조신한 여자의 모습을 닮았다. 

화려한 삼장 노리개나 반지나 비녀없이 돔방치마(검정 물들인  무명치마) 입었으나  목살이 뽀오얀 여자같다.

대부분의 집은 팥을 얼음위에 살짝 덮거나 쒸운다.

빙수를 대한 순간  작은 감동이 일던  집이 있다.

전주 한옥 마을 "외할머니 솜씨"(상호)의 흑임자(黑荏子) 팥빙수다.

팥에 꿀을 섞어 넣었는지 팥이 월병처럼 두텁하고  정성스럽다. 

주인의 품성을 닮아 빙수자체가 정직하다 

 검정깨 가루를 두르고  식감 좋은 네모난 찹살떡을 고이 얹었다.

빙수 하나에 정성과 혼이 담겼다.

우리나라 최고의 빙수라고 확신이 든다.

삼청동에 가면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이 있어 늘 무얼 잘하는 집인지 궁금했다.

 겸양뒤에  자긍심이 배인 집이 전통 찻집임을 안 것은 나중이었다.

빙수에 대해 둘째로 잘하는 집을 추천한다면 성북동 소설가 이태준(월북작가)씨가 살았다는 아담한 한옥 <수연 산방>의 빙수다.

개다리 소반에 놓인 도기안의 빙수 자체는 한폭의 그림이었다.

 작은루(樓)가 있는 대청 마루에서 뜨락을 내려다 보며 먹는 빙수란 ......

분위기를 먹고 사는 나이를 지났건만  한옥 처마 밑으로 빗소리를 들으면 좋겠다는 시간이었다.

윗사진의 빙수는 그림 전시회를 보고 우연히 들어간 인사동 "하노이의 아침"에서 먹은 팥빙수다.

방자에 담긴 빙수가 단순하나 정성스럽다.

옷이 날개고 그릇이 음식을 만든다.

방자에 스텐리스 숟갈이라 살짝 부조화를 이루나  얌전히 놓인  작지도 크지도 않은 숟갈이 마음에 든다. 

 

 

 

 

전주 한옥 마을 '외할머니 솜씨"집의 옛날 흑임자 팥빙수.

맛도 있거니와 양도 많고 가격도 저렴하다.(6,000원).

혼자서 먹는다면 식사가 될 만큼 많다..

서울은 지지한 팥빙수 하나에  7,8천원이 대부분이다

찻집으로 유명한 인사동 어느 집에서는 얼음에 팥만 달랑 얹어 주어 실망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