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정암 갤러리를 방문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삼청동 부근을 구경하며 버스 정류장 종점에서 경복궁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한번 시작하면 끝을 보아야 하니까.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며 지난번 구경한 지점에 이르면 삼청동 일대를 샅샅이 본셈이 아닐까 .
일제 시대 가옥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소위 오래전에 "적산 가옥"이라 부르던 일본인들이 살던 집이다.
전라도나 목포에 간간히 볼수 있는 이런 건물이 아직 남아있나 싶어 돌담을 돌아 내려 간곳에 입구가 있다.
돌계단을 따라 올라간 마당 난간에 돌기둥들은 마치 그리스나 터키에서 주어온 돌같은 모양이다.
갤러리-심 은진 전시회중이다.
갤러리 전시장을 따라 목조 계단 이층으로 올라가자 발가벗은 듯한 보기 드문 화랑이 모습을 들어 냈다.
목조 천정을 그대로 들어나게 두고 나무 기둥들을 받혀 공간을 유지한 특이한 구조다.
기둥사이에는 오래전 볼수 있던 전선을 고정 시키는 애자가 흥미롭다.
격자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한장의 그림들이다.
친절한 남자 직원이 나와 며칠전 처음 오픈 했으며 화랑을 만들게 된 내력을 설명한다.
처음엔 카페를 하려다가 화랑을 하기로 했으며 소유주의 할아버지 호가 정암이라 "정암 갤러리"로 만들었다고 했다.
영화 "A touch of Spice"에 아버지는 아들에게 의사가 되길 바라고 아들 희망은 군인이었다.
아버지의 고집에 대한 절충안으로 아들은 군의관이 된 얘길 들려주며
갤러리와 카페를 같이 하면 어떻냐고 농담을 던졌다.
갤러리가 적자 나는 줄 알지만 예술에 전당 같은 곳에 대형 미술 전시 기획을 하고 있어 작은 갤러리 하나 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한다
재능있는 청년 작가들의 전시회를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다.
전시된 작품은 사진,크로키 ,글 등 다양하며 과장되지도 않고 처음 보는 누구라도 공감하는 작품들이다.
글과 사진,그림- 누구는 한가지 재주도 없는 반면 작가는 참 다재 다능한 능력을 지녔다.
심 은 진-Share Joy and Aorrow with
혹시하여 인터넷으로 갤러리 이름 확인차 검색을 했다.
갤러리 이름과 함께 심 은 진-걸구룹 출신으로 가수겸 탈렌트 작품 전시중이다.
젊은이의 노래나 TV 연속극을 잘 보지않아 이름에 익숙하지 않은 나다.
아이돌 그룹-베이비 복스 출신의 이름을 어떻게 알수 있으랴.
춤과 노래 그리고 사진,그림까지. 대학의 전공(다중 매체 영상과)이 그렇다 하더라도 재능이 없으면 않되는 법이다.
그녀의 작품을 통해 앞으로는 예술가 < 심 은진> 이라는 이름은 잊지 않을 것 같다.
작품은 사전 허락 없이 찍지 않는 습관 때문에 마음에 드는 화랑 분위기만 찍었다.
가수 심은진이란 걸 알았다면 양해를 얻고 몇장 크게 찍었을 것이다.
그리고 친절히 설명해준 남자는 전시회를 기획한 최요한 감독일지 모르겠다.
건물 뒤는 적산 가옥 그대로다.
앞마당으로 올라가는 계단
갤러리 남자 화장실 그림
고색 창연한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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