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수의

Jay.B.Lee 2010. 3. 24. 07:27

법정 스님이 돌아가시며 입은 옷 그대로  가사만 덮은 채 화장해 달라고 하신 유언을 보았다.

죽을 때 어떤 옷을 입고 갈 것인가.

자손들이 알아서  남들이 하는 것과 같은 절차에 맡겨 장례식장에 준비된 수의를 입을 것인가

나의 할머니께서는 수의 준비는 물론  미리 준비된 관속에 누어 보셨다고 하셨다.

얼마나 편안한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보셨을까.

아버지의 죽음을 보셔설까 어머님은  늘 모든 것을  미리 준비하셨던 것처럼  돌아가시기  15년전  수의를 준비하시기 시작하셨다.

삼베가 껄끄럽다고  삼베와 비단으로   바늘질 솜씨 좋으셨던 어머니께서는 당신이 직접 만드셨다.

 말년 ,어머님을 서울로 모시고 올 때 모든 것  다버리고 소중히 가지고 온 것이 수의와 미리 찍어 놓으신 영정사진이다.

 수의를  실제 보게  된 것은 혹 빠진 것이 없나 어머님 장례식장에서 미리 점검해줄 때였다.

 한 품목도 빠짐없이 완벽하게 준비하신 어머님.

 수의를 미리 만들어 놓으면 오래산다고 좋은 말로 죽음을 준비하라는 선현들의 지혜를 본다.

장례식이 많이 서구화 되었어도  절대 변하지 않을 것은 서양처럼  망자의 얼굴을 보며 장례식을 치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2008년 87세로 돌아가신 작은 아버님은  생전에 입은 옷 그대로  깨끗한 흰 광목 자루에 넣어 화장해주길 바라셨다.

그러나 그것이 당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다.

작은 아버님의 생각보다 남은 가족들의  의견이 우선해서 그렇지 못했다.

법정 스님처럼 유지를 받을어 줄사람이 없어서다.

이제 우리나라도 화장율이 70%가 넘었다.

화장 장례문화가 서서히 정착되고 있는 이때에  비싼 삼베로 만든 수의가 필요할까.

품질 좋은 안동 삼베는 수백만원이고 중국산도 좋은 것도 1,2백 만원을 호가한다.

지방에서 손으로 만든다는 수의가 중간 마진 없이 5십에서 9십 만원이다.

죽어 저승에서 입성 자랑할 것도 아니요 썩어버리고 태워 버리면 그만인 것을 꼭 수의가 삼베야 할 필요가 있을까.

하얀  무명이나 ,옷감의 질감이 나는 한지로 만든 수의도 고려해 봄직하다.

옛날엔 집에서 장례를 지내는 경우가 많아  위생상 흡수력이 뛰어난 삼베가 좋은 점도 있었던 것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요즈음은 대부분 병원 장례식장의 시설좋은 영안실을 이용하지 않는가. 

국산이건 수입산이건 태우기 위해  비싼 수의를 쓸 필요가없다.

국가적인 낭비다 .

죽어 가며 자손들에게 낭비만 가르쳐 주는 격이다.

망자에 대한 예우와 부모를 홀대 한다는 주위의 시선 때문에 자손들은 마음은 원이로되 세속을 쫓기 마련이다.

누군가가 나서서 관습을 바꿔야 하건만 자주 있는 행사도 아니고 불효자,이상한 사람으로 여겨질까봐  입다물고 있다

그 사이 돈은 줄줄 새어 나가고, 망자를 제물삼아 장사꾼들은  뱃속만 채우고 있다.

납골당 자연장-수목장 ,잔디장,화초장 등으로 변화하고 있는 장묘문화다.

이제는  <수의>도 전통을 지키기보다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수의를 삼베에서 무명으로 바꾼다면 년간 대략 2500억원정도는  절감될 수있다.

 장례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바뀌어 가듯  <수의>에 대한 국민의식을 빨리 바꿔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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