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성묘와 가덕 신씨댁 할머니

Jay.B.Lee 2010. 2. 3. 07:45

 

 사진: 이 조용한 동네는 옛집을 부수고 새집을 지었던지 아니면 옛집은 창고로 사용하고 그 옆에 새집들을 지었다.

옛날 초가가 스레이트로 바뀌고 온갖 허드레 물건 창고로 사용하다 언젠가 스러져버릴 빈집이다.

 

그동안  미루어 오던 부모님 산소 성묘를 위해 청주(청원군 문의면 가덕)에 갔습니다.

부모님을 위해  안사람이 장미꽃을 샀습니다.

 겨울철  꽃값이 비싸 여름처럼 풍성하지 못한 몇송이의 꽃이 좀 초라합니다.

요즈음은 자식의 주머니도 전처럼 넉넉치 못해 풍성함 대신 화려한 색갈로 대신하는 저희들을 부모님이 용서하시리라 믿습니다.

부모님 옆 산소에는 아무도 찾아오지 않는지 조화조차 색이 바랜지 오래입니다.

보기가 안쓰러워 성묘객들이 바꾸고 버린 조화가 더 새것이어서 옆 산소의 조화와 바꾸어 꼿아 주었습니다.

어느 세상에서나 이웃을 잘 만나야 합니다.

성묘를 마치고 오는 길에 고가에 홀로 살고 계신 신씨 집안 할머니댁을 찾았습니다.

빵집 "뚤레주레"에서  할머니가 좋아 하실 부드러운 빵과 사탕을 선물로 준비했었습니다.

지난 번 고택을 방문한 처음본 우리 부부를 따듯하게 맞아주시고 커피까지 대접해주신  할머니께 꼭 다시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었습니다.

고즈녁한  동네, 오랜 세월을 말하는 기와 대문에는  잠을쇠가 굳게 채워져 있었습니다.

사람 찾기 어려운  동네에  마침  아주머니 한분이 나오는 것을 보고  할머니 소식을 물었습니다. 

서울에 올라 가셨다는 것입니다.

 겨울에  어머니가 걱정이 되어 칠순의 딸집에서 모시고 간 모양입니다.

겨울, 가족들과 건강히 지내시기를 바래 봅니다.

워낙 깔끔하고 홀로 사시기 좋아 하시는 고우신 할머니는 봄이 되면  본가로 돌아와  뜰앞의 꽃들을 바라보고 싶으실 것입니다.

시 아버님,남편 ,아들들을 모두 일찍 보내 버렸다는  할머니.

봄이 되면  우리가 성묘오는 날 다시 와 보기로 하고  서울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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