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참 많이도 왔다.
베란다 창앞으로 보이는 앞동산은 전세낸 우리집 정원이다.
우연히 이사온 곳에 동산이 있을 줄이야.
아파트단지에 '경축 재건축 조합 설립 인가 " 현수막이 걸린 것을 보면 언젠가 새 아파트가 들어 설 것이다.
그 때는 애써 이곳을 찾아 와야겠지.
저 숲속 가운데는 16년을 우리와 함께 살았던 개, "두이"가 한줌의 재가 되어 잠들어 있다.
잊혀진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인가.
상실감은 빨리 치유될수록 좋다. 떠나고 떠나 보냄이 일상이 되지 않았나.
눈 때문에 집에 만 있었던 것 같아 안사람과 산책을 나갔다.
눈 덮힌 밭고랑이 정겹다.
비스듬히 자란 나무에 소복 쌓인 눈.
가을이면 보이던 다람쥐들은 안녕하겠지.
사람들이 지나간 산속 오솔길을 뽀드득 소리를 들으며 오랫만에 걸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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