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사람과 30여년전 잠시 교회를 함께 다녔던 여자 집사님이 있었습니다.
남편은 의대를 나와 서울서 개업하고 있었고 부인은 약대 출신인 약사입니다.
첫째 딸을 낳고 둘째 아이가 태어 날 때 갑자기 찾아온 진통으로 앰불런스를 불러 병원으로 가는 동안 너무 늦고 말았습니다.
자세한 의학적 설명은 못하지만 산소 부족으로 태어난 사내 아기는 후휴증으로 듣지도 보지도 말하지도 걷지도 못합니다.
평생 침대에 누워있어야 합니다.
말하자면 식물인간처럼 태어난 것입니다.
그 아이를 위해 먹이고 씻기고 음악을 들려주고 옆에서 책을 읽어주고 한다고들었습니다.
심한 화상을 전신에 입어 고통을 받는 사람들의 소식을 접하면 그렇게 사느니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해 온 저였습니다.
차라리 아이가 일찍 죽으면 부모가 고통을 덜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있습니다.
아이를 통해 교회 나가지 않던 남편인 의사도 아들로 인해 주님을 영접하고 그 분들의 생활 방식도 많이 바뀌어 갔습니다.
아들을 통해 이웃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여집사님은 옷하나 자신을 위해 사입는다는것이 사치고 죄스럽다고 했습니다.
아이를 통해 부부가 하나 되고 이웃에 대해 사랑을 베풀게 되었습니다.
아들을 통해 받은 고통때문에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게 되엇습니다.
아이를 통해 자신들의 삶을 바꾼 그들은 아들을 집에 내려 온 "천사"라고 불렀습니다.
워낙 잘 보살펴 몸이 큰 뒤에도 알바이트생을 집에 불러 아들 머리맡에서 책을 읽어 준다고 얘기를 들은적이 있습니다.
3년전 잠시 외과에 갈일이 있어 일부러 그 외과 병원을 찾았습니다.
당시 잠시 진료를 받으며 궁금한 점이 있었지만 의사에게 묻지 못했습니다.
여집사인 부인의 안부를 물으며 아드님은 아직 살아 있냐는 속된 질문 말입니다.
살아 있다면 지금쯤 스물 세살,네살 정도 되었습니다.
생각해보면 누어만 있는 천사가 태어난 뜻을 단지 "그 분"만이 알 것으로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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