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화장실 기행

몰디브-화장실기행(1)

Jay.B.Lee 2006. 12. 19.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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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기행이라니 왠 냄새나는 얘기냐고 할지 모르겠으나, 비난할 당신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실제로 냄새나고 피하고 싶은 얘기가 아닌가.
우리에게 피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죽음,퇴직-아마 당신이 행운아 답게 직장을 다니고 있다면- 그리고 화장실 얘기가 아닐까?

 

화장실 -전에는 변소 ,측간,뒷간이라하고,절 뒤간은 해우소라고 불리워 왔슴을 TV를 통해 이미 많이 봐 왔다.
지리산 왕시루봉 부근의 외국인 선교사들의 수양관 유적지를 오르다보면 하늘을 가까이한 멋진 초가 산장 옆에는 "근심을 내려 놓는 곳"으로 풀이하여 화장실임을 보여주고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영어로 washroom,restroom,toilet,powderroom,bathroom,lavatory,loo.W.C(water closet),Gentlemens room,Ladis room이라고 하고 북미에서는 Washroom을 많이 쓰고 유럽에서는 toilet을 많이 쓴다.
서울 어느 고등학교를 방문 하였다가 교직원 화장실에 lavatory(욕조나 Sink없이 변기만 있는 것)라고 병기한 팻말을 보고
대단한 학교이고 한국인의 영어가 왜 아니 느는지 이유를 알만했다.
쉬운 말을 피해써야 냄새가 덜나는 기분이 드는 선생님들이 있는가 보다.


***can(깡통),the facilities(시설물),head(배의이물),john(존),library(도서관),plumbing(배관),smallest room(가장 작은방),throne room(왕실),used beer department(중고 맥주부)등도 화장실을 나타내는 슬랭이다.
화장실을 나타내는 가장 위험한 말은 Crapper(똥통),Shithouse(똥누는 집),Shitter(똥간)이 있으며 이런말을 함부로 했다가는 똥처럼 천한 취급을 당하며 상대하는 외국인이 이런단어를 서슴없이 말할때 그런인간은 별볼일 없다고 생각해도 틀림이 없을 것이다***---"잘못쓰면 위험한 영어"(김용운 지음)에서

 

‘갈 때 올때 마음이 틀리다“라고 인간의 간사한 마음을 속담으로 표현했지만 몸이 불편하면 만사가 귀찮은 법이다. 그러기에 여행이 편한 곳이란 먹고 싸기가 편한 곳이 아닐까?
30여년전 홍도를 보고 싶어했던 외국여행자들이 해야 했던 것은 가능한 한 음료를 먹지 않고, 화장실 가는 것을 피해야 했다던가.
시대가 변한만큼 속담도 변했고 뜻도 변했다.
"처갓집과 화장실은 멀수록 좋다"고 배웠던 때도 있었으나  이제는 처갓집이 가까워야 밥도 얻어먹고 애기도 맡기고 또 화장실은 가까운것이 좋다고 안방에다 별도의 화장실을 만드는 세상이다.

당신이 중국을 여행할 일이 있어 마음에 안드는 공중 화장실을 말하고 싶다면 소년시절  시외버스 정류장의 화장실을 회상한다면 조금 더 관대해지지 않을까? 발 디딜곳이 없었던 곳.

한 4년전 쯤 되나 안사람과 북경 자금성에 갔을 때 일이다.
영화“마지막 황제”(Last Emperor-존 론,피터 오툴 주연)에서 익숙한 웅장한 자금성에 들어가 입구에서 출구까지 약2KM로 중간에 화장실이 없으니 볼 일을 보라는 가이드의 충고를 받아들여 일을 보고 나왔을 때  여자화장실에서 안 사람과  외국 여자 여행자들이 기겁을 하고 나오는 것이 아닌가.
말로만 듣던 문없는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있는 중국여자들을 보고 놀랬다는 것이다.
큰일을 보며 옆사람과 대화까지 한다는 중국인의 사교성에 또한 놀라고.
현재는  자금성 화장실이 고쳐�다는 얘기는 들었다.

전에 미국의 관리가 중국의 관리를 만났을 때 중국의 화장실이 몇 개나 되냐고 물었다던가
중국 관리는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두개가 있을 뿐이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남녀 두개가 있다고.

 논산 훈련소에서 전반기 교육을 마치고 ,후반기 교육을 받기 위해“금마” 갔을 때 야외 훈련장에 있던 화장실이 앞에 문이 없던 개방식이었다.
훈련소 생활이 도움이 될까하여 미리 읽고간 이문희씨의 소설 “논산”에서인가 야외 훈련장 화장실에서 쭈구려 앉아 일을 보는 앞에 “이동 주보 ”아주머니가  물건을 팔고다녀서 훈련병 좆은 좆도 아니다라는 말이 생긴 것이라는 설이 있으나 확실하진 않다.

얼마전 논산 훈련소 29연대에서 화장실 청소 불량으로 훈련병에게 똥을 핥게 했다는 중대장의 얘기가 한참 회자 된적이 있다.
내가 보지 않아 믿을 수 없으나 -하도 마녀 사냥이 심한 나라이고 보니 그렇다는 얘기다-위생관념과 청결을 중시한  책임감 강한 장교임이 틀림없다.
구두에 묻은 똥을 핥게한 장면이 등장하는 고교시절 의 베스트셀러 고마카와 준베이가 쓴 전쟁소설“인간의 조건”을 읽어보고 실행해보고 싶은 세대인 중대장도 아닐테고.
논산훈련소 29연대란 1968년경 훈련소 연대중 최초로 지어진 2층 현대식 막사로,페치카 아닌 중앙난방식 막사 였으며 비록 쪼그려 앉는 변소이지만 수세식이었다.
“와루바시” 군번이 아닌 “총기번호”같은 군번을 달고 예비사단 -특히 증평 36예비사단 훈련을 마친 친구들은 잘 모르는 얘기다.
본인은 29연대로 배치되어 6주 내내 청소로 시작 ,청소로 끝낸 추억을 가지고 있다.
얼마나 청소가 힘들었으면 모두들 청소 할 것도 별로 없어 보였던 28연대로 배치받지 못한 불운을 탓했을까.

나의 추론은 이렇다.
훈련소의 급식은 훌륭하고 많이 먹을 수 있는 요즈음이라도 훈련병들은 늘 긴장하게 마련이고 그네들의 똥끝은 타게 마련이다.
똥은 되고 굵게 마련이라는 얘기다.
일을 본뒤 잡아다니는 손잡이 물탱크는 수량이 풍부 하지 않아 몇 번을 잡아다녀도 씻겨 나가지 않았을 것이고
 그 때 재수없이 청소 검열에 걸린 것이다.


군대 얘기가 나왔으니 말이지 군대에서 몸이 아파 근무지인 인천에서 서울로 나와, 마침 대방동 해군 병원에 책임자로 있던 사촌형 짚차에 실려 병원에서 검진 결과, 진성 장티브스로 판명되었고 39-40도를 넘는 고열로 생과사의  기로에 있을 때 밤새도록 알콜로 몸을 닦아 열을 내려준 해군 상병때문 살아날 수 있었다.
의식이 회복되자 중환자실에서 나와, 육군병장이었던 나는  중앙난방식 입원병동에서 멀리 떨어진  창고에 마련된 임시 병동으로 옮겨, 전국에서 온 해병대,해군  장티브스 환자들과 3주간의 입원 치료를 받았다.
전염병 환자로 “불가촉천민(간디는 그들을 신의 아들로 불렀다지)”으로 전락,2월의 추운밤에도 링거병을 받쳐든 동료 환자를 보디가드 삼아 따듯한 수세식 화장실을 놔두고도 입원실 창고에서 50여 미터 떨어진 푸세식 화장실을 덜덜 떨며 가야만 했다.
뼈만 남은 앙상한 모습으로난 그렇게 살아 남았다.
이름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 해군 위생병과 3주간 따듯하게 보살펴주었던 청주 간호학교 졸업한 간호 장교님!-보고 싶습니다!

참고로 대머리가 되어 가는 것은 나이듬과 유전적 영향이지 그 당시의 "염병"과는 무관함을 밝혀 두는 바이다.

 

자동차 여행이란 특별하다.
가족과 함께 우리가 만든 차(북미산 현대 소나타)를 타고 북미 대륙을 달릴 때의 감회란 여간해서 남과 공유하기 어려운 느낌이다 .
칸트리 뮤직을 들으며 끝없는 길을 달리다 보면 외로워서 앞서가는 차 한대를 친구삼아 추월했다 다시 뒤따라 간다.
차 한대 지나지 않는 시골길을 가다보면 가끔 Rest Area(No Comfort)란 표지판이 보인다.
주차하고 쉴 수는 있으나 화장실이 없으니  화장실을 원하는 차량은 그냥 통과하란 친절한 안내표지다.
카나다의 시골길을 가다  하루 몇 대의 차량이 지날만한 곳에서 마침 한칸짜리 간이 화장실을 발견, 들어갔다.
화장실 안에는 집에서 깍아 만든 긴 나무봉에 두루마리 화장지3개를 꿰어놓고 얌전한 자물쇠로 잠구어 놓았었다.수십키로를 가야 인적이 있을 만한곳에 누군가 와서 봉사하고 가는 것이 분명했다.
친절이란 무었인가? 남을 위한 배려가 아닌가


결혼 25주년을 기념하여 그땐 어디에 붙어 있는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안사람과 몰디브(Maldives)로 향했다.
먼 훗날 마누라 한테서 밥 한술 얻어먹고 구박받지 않기 위해 투자를 해야 하는 처절함을 마누란 알까.
싱가폴까지 여섯시간 ,싱가폴에서 몰디브 수도 말레까지 4시간의 비행끝에 길이 2.8KM 짜리 섬에 유일한 활주로가 있는 말레국제 공항에도착,배로 20분을 달려 근처 섬에잇는 리조트에서 묵고 다음날 공항에서 35분 간 수상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인 선(Sun) 아일랜드에 도착,세상에서 제일 아름다운 바다를 보았다.

오 새벽이면  투숙객들 눈에 뜨이지않게 정원 잔디밭에 밤사이 떨어진  빨간 꽃잎들을 줍던  허리 가는 여인들이여 ~

 벌써 잠기기 시작해 언젠가는 사라진다는  산호초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섬들로 이루어진 나라.
유럽에서 가까운 탓인지 투숙객의 80%는 독일인이었다.몰디브는 인도 남단 끝 서쪽에 위치한 1300개의 섬으로 이루어�으나 사람이 살만한 섬은 200여개 밖에 되지 아니한다.
인도 동쪽으로는 쓰리랑카가 자리잡고 있다.전에 몰디브 축구팀과의 시합에서 6대0으로 한국이 이겼던가.
부끄러운 시합으로 기억된다. 9대0으로 이겼어야 했다. 인구 30만의 나라인 것과 FIFA 랭킹140위정도를 감안한다면.

아름다운 추억과 함께 또 오실거죠하고 묻는 친절한 종업원의말을 뒤로하고 다시 말레공항에 왔을 때 뜨거운 공짜 샤워를 하고 옆에 있는 화장실에 들어갔다가 벽에 달린 두개의 소변기를 보고 기가 질려 버렸다.
만약 당신의 키가 175cm정도고 아직 오줌발이 그런대로 괜찮아야 까치발을 하고서도 간신히 소변통에서 벗어나지 않게 일을 볼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오줌발이 약하다면 정조준한다 해도 통속에 넣기란 무지하게 어려운 과제다.
이천수 선수의 골처럼(물론 K리그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어릴때 읽었던 명작"고금소총"에서처럼 과부의 마음을 설레게했던 머슴의 오줌발,싸리울타리에 내쏟던 폭포수 같던 오줌발이라면 물론 다른 얘기다.
 한때 당신은 그런 능력의 소유자 였거나,희망자였을 것이고, 하여 그런 오줌발이 그립지 아니한가?
 몰디브는 거인이 사는 나라도 아니다. 물론 유럽 여행자들도 거인도 아니고 .
 키가 크든지 오줌발이  더 세게,더 높이, 더 멀리가든지 .
아뭏든 말레 국제공항은 당신의 능력을 테스트 하기에 좋은 시설을 가지고 있습니다.
말레공항-그곳은 키작은 나같은 인간에게  정말로 비애감을 안겨주던 공항으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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