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둔촌 아파트 재건축 공사

Jay.B.Lee 2023. 2. 26. 20:57

사진:둔촌 재건축 단지-타워형보다 열효율을 고려하여 남향 판상형이 대부분이다.

       타워형에 비해 멋은 없으나 조합원들은 남쪽에서 비치는 빛을 원했다.

 

 

말도 많던 서울 <둔촌> 재건축 아파트 단지다.

전 6천세대에서 12,000세대를 새로 짓는 재건축 최대 단지다.

80년 완공된 아파트로  재건축 허가후 2017년 가을부터  이주가 개시되었다.

공사 지연으로  145억원의 피해를 입혔다는 "지율"(스님을 붙이기가 꺼끄럽다)처럼 이곳에도 악의 세력이 존재했다.

아파트 단지옆 자그마한 습지를 두고 환경파괴를 물고 늘어져 환경부의 답신과 소송등으로 진행이 지연되었다.

이주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주 거부  입주자를 각개 소송을 통해 내보내기 까지 일년이 소요되었다.

 일시에  이주한 조합원들은 평균 이주비 대출 4억원정도의 일년 이자를 감수해야 했다.

 2022년 4월 ,시공사가 갑자기 공사를 중단한다는 날벼락을 맞았다.

1기  조합장과 대의원을 불신임하고 축출한   2기 신임 조합장과 임원들이 시공사를 향해 먼저 조합에서 체결한  계약이 무효라며 무리한 소송을 감행한 이유다

이 또한 악의 세력이다.

어느 시공사가 손해까지  보면서 공사를 하겠는가.

그네는 프로고 재건축 조합은 아마추어였다. 

그네는 칼자루를 쥐었고 조합은 칼날을 쥐었다.

공사중단은 6개월이나 계속 되었고 자산 (재건축 중인 아파트)압류에 종국에는  시공사로부터 공사장에 설치된 크레인을 철거하겠다는 협박으로 치달았다

나중에는  금융기관 조합 대출 만기에 시공사에서 지급 보증을  거부한다는 칼까지 꺼내들었다.

조합원들의 가슴은 타들어 갔다.

보다 못한 조합원들은 2기 조합장과 임원들을  해임하고 새로 임명한 3기 조합장을 중심으로 수습에 들어갔다.

부동산 시장과 주택수급에 지대한 영향을 줄 공사였기에 국토부,서울시,강동 구청의 협조 아래 소송 취하후  공사를  재개했다.

모든 건설 노동자를 해고후에  재가동하여  탄력이 붙기까지 시간을 요하는 법이다.

공사중단으로 인한 피해자들중 노동자들을 위한 식당들의 고통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제일 큰 피해자는 조합원들이다. 

가구당 조합원이 분담금은1억원 이상이 발생한 것으로 추측한다

수많은 변경 안건과 조합원이  참여 해야하는 총회시마다  지출되는 간접비는 눈덩이 처럼 커져갔다

  총회 충족 요건을 맞추기 위한 조합원 직접 참여는   6천세대에겐 고통이었고 돈새는 구멍이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관련 자재비는 오르고 공사 재개후 국내 화물 운송조합 파업으로  공사는 다시멈췄다

우여곡절 끝에 시간이 해결사였나 마침내  아파트 분양가가 정해졌다.

부동산 시장의 변화로   침체된 가운데 기대에 이르지못했지만 일반 분양까지 마쳤다

그후  지나 2월9일  기관을 통해 조합원 동호수 추첨도 끝났다.

아내의 성화에 조합에 전화해   동호수를 통보 받았다. 

30층 아파트에 17층으로 배정되었다.

동호수를 나에게 두번이나 반복시켜 확인해주는  친절한 아주머니.

"Olympic Park Forte On"(올림픽 파크 포레온)

올림픽 공원의 프레미엄에 목을 맨  조합에서 투표를 통해 정해진 이름이다.

" 둔촌  아파트"같은 우리말은 사라지고 줏대없는 이름으로 정착하게 되었다.

아파트 예정 입주 시기는 2025년 1월이다.

당초 계획은 2023년 8월이었다.

손자를 돌봐주기 위해 딸집 가까이 전세를 얻고 이곳에 거주한지 6년째다.

7년 4개월을 기다려 입주하는 셈이다.

내가 이곳에서 무슨 영광을 보려고 했었던가.

아파트 재건축이 시작되면 팔고 옮기라는 말은 진리였다.

아내의 권유로 추첨된 아파트 위치를 실제  확인하기 위해 방문했다.

옛 도로를 걸어 보는 동안  눈에 밟히는 옛 아파트 거리와 작은 상가.

아기 사과 나무 ,살구나무, 노란 은행나무길 ,손자들을 데리고 놀던 놀이터들이 눈에 선하다.

앞동산에 돌봐주던 냥이들도.

 공사중인 아파트 단지를 걸어보며 바라보는 내마음은 휑했다. 

이젠 기다림도 기대감도 없는 ....

어느 곳이고 내가 살면 내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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