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손자 강아지-"열무"

Jay.B.Lee 2022. 1. 2. 19:39

집에서 3.5킬로 떨어진 딸 집에 가려면 차를 타고 가던지 버스를 타고 가는 방법 혹은 운동 삼아 걷는 방법이 있다.

세 번째 방법으로  집에 오며 한번 시도해보고 그만두었다.

산책로를 걷는 것과 너무 다르게 피곤하다. 

딸 집을 방문하면 제일 반가운 건 손자나 손자를 봐주고 있는 안사람보다  손자의 강아지다.

이제 두 살 반이다.

닥스훈트.

딸과 손자가 미국으로 입양되는 개들을 위탁하여 키워 보낸 후  강아지를 택한 게 바로 "열무"다

암컷에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다.

주인인 손자가 그렇게 짓고 싶다 하여 지은 이름이다.

할머니가 담근 열무김치 맛에 손자가 푹 빠진 시기에 집에 데려온 덕분이다. 

열무는 내가 가면 짖고 뒤집어지고 소파에 올라와  핥어 대고 야단이다.

환영의 세리모니가 요란하다

열무처럼 나를 반가워하는 이 가 이 세상에 누가 있을까.

내가 가면 "열무"와 종종 산책을 한다.

착하게도 산책 중 절대 배변을 하지 않는다.

한 가지 우려되는 건 열무가  사회성이 없다.

혼자 키워서인가?

(애완견은 반드시 두 마리 이상을 키워야 한다는 이태리의  법이 마음에 든다)

 길에서 산책하며 만나는 이웃 강아지를 보면 외면하거나 기껏 한번 슬쩍 냄새 맡고 내 갈길 가자한다

그것도 스스로 다가간 것이 아니라 내가 줄을 끌고 가서 친구 좀 만나라고 한 결과다

반갑다고 방방 뛰는 다른 강아지들에게 미안할 지경이다.

혹시 자폐증  증세가 아닌가.

그 점만 빼면 문제없는  "열무다"

빵 소리에 뒤집어지는 연기도 잘한다.

다 간식 얻어먹자 하는 행동이다.

어쩌다 혼자 두고 우리 부부가 올 때면 아파트 문 뒤에서 아주 슬프게 운다.

울어도 절대 다시 문을 열어 달래주지 않는다.

우리가 엘리베이터로 사라지면 금방 잠잘 걸 알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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