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견문이 넓은 개이야기

Jay.B.Lee 2015. 7. 15. 06:16

 

친구의 애완견 두마리-뒷쪽이 아버지고 앞이 아들이다.

 

내가 주인을 잘 만난건 아무래도 개인 나에겐 축복이다

이제 내나이  열네살 -사람 나이로 치면 7십중반에 접어들었다.

주인 친구분의 개는 15년 7개월을 살다 죽었다지만 나는 더 살 수 있지않을까 짐작한다.

눈이 좀 침침 해지고 귀가 조금 어두워 진 것은 사실이지만 매일 산책을  두시간 할 수 있는 체력을 지녔다.

그래서 비만 없이 정상 체중을 유지중이다.

내 나이가 되면 몸에서 냄새도 나고 피부에 얼룩도 생기고 부스럼도 생긴다고 하나 내가 그렇지 않은 건  내  주식인 "개사료"를 열심히 먹어온 습관 덕이다.

요즈음에 입맛이 조금  없어 간식이 더 기다려진다.

도마토,사과 ,참외 등은 별미다.

오늘은 주인의 친구분이 서울서  선물로 사온 별식, Can에 든  캉가루 고기를  아들과 나눠먹어 기쁜날이다.

아들녀석은 나를 애비라고 기억할런지 몰라도 내가 애비인것은 분명하다.

청년시절 내가 살던 아파트  같은 층 옆집에 이쁜이가 살아  매일 집에 놀러가 문들 두드리면 열어줘 서로 사랑하고 임신까지 시켰는데 돌이켜 보면 가장 행복하던 시절이다.

주인이 이사하는 바람에  눈물로 이별하고 지금은 이쁜이의 모습은 기억에서도 희미해졌다.

주인이 베트남에 일하러 나가 있는 동안 안주인은 서울에 머물렀어도 나를 하노이로  데려갔다.

주인이 갑작스런 페렴으로 병원에서 나온뒤 건강이 썩 좋지 않았는데 나와 매일 산책을 하는 동안 많이 좋아졌다.

지금도 간혹 주인이 짧게 산책하고 집으로 들어가자고 하면 내편에서 충분히 운동을 하고 가자고 권한다.

주인이 서울에 돌아와서  날 얼마나 아끼는지 나를 복제하고 싶다고 노래를 했다.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하여 뼈가루를 압축하여 구슬을 만들어 목에 차겠다고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이웃이 된 잘생긴 색시의 주인이 마음에 들었는 지 내 용모를  보고 신랑감으로 특별 초청하여 장가를 갔다.

그리고 주인은 태어난 다섯마리중 나를 빼닮은 아들녀석 한마리를 골라 보상으로 받았다.

복제 기술의 발전을 기대할 필요도 없고 , 막대한 비용을 투자 할 필요 없는 가장 단순한 방법을 택했다.  

그러나 커가면서 점점 모습이 변하는 아들을 보며 주인은 조금 실망한 듯 했다.

나는 어딜가든지 성격이 느긋하여 대접을 받는다. 

 점잖다고 늘 칭찬을 듣는다 

그에 비해 천방 지축이던 아들은 여덟살이라  아직 씩씩하고 활발하다.

주인의 큰 아들이 미국에 살아  주인이 미국에 이민간다고 나와 아들을 주인 아들편에 보내 비행기를 타고 Boston에 도착, 약 반년을 살았다.

견문이 넓다고 한 건 공연히 한 소리가 아니다.

비행기 타기도 어렵거니와 외국에서  살아본 개가 어디 흔한가

사실 돈만주면 비행기를 타는  사람들에 비해 우리들은 비행기 타기가 조금 까다롭다.

우선 화물칸에 동물을 싣는 시설이 된 비행기인지 확인이 되어야 예약을 할 수 있다. 

신혼이었던  주인 아들이 중국 상해에 가게된 계획이 바뀌어서 다시 내 아들과 한국으로 돌아왔지만 주인이 없는 미국생활은 참 쓸쓸했다

물론 아들 부부가 잘해주었지만 말이다.

지금은 잠시 속초에 내려온 것이 벌써 3년여 되었나 보다.

서울에 비해 공기도 맑고 아침마다 영랑호 산책길을 걷거나 바닷가 해안길을 걸으며 바닷바람을 맞는다

바다 내음이 무척 상쾌해 코가 실룩일 정도로  나도 무척 이곳이 마음에  든다.

내 자가용 기사이기도 한  주인이 늘 보살펴주고 발도 닦아주고 똥고도 닦아주고 목욕도 시켜준다.

연금걱정 ,노후 걱정은 나와는 아무 상관없는 얘기다.

내가 해 줄일이 아무 것도 없지만 주인에게 건강과 기쁨을 준 것으로 만족한다.

매일밤 주인 팔 옆에 자리하며 잠을 잘 때가 행복하다

그러다 어느 날 눈을 뜨지 못하고 이세상을 떠나야한다.

우리 개들이 가는 <천국>은 없다고 들 말을 하는데 있다면 가고 싶은< 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