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선 그 지방의 별미를 먹어 보는 즐거움이 있다.
조금 맛없으면 어떻고 맛있으면 더 감사할 일이다.
부안의 바지락죽,대합죽,군산의 게장,태안의 게국지,안동의 헛제사밥,전주의 비빕밥.
나주의 곰탕,고창의 풍산 장어,보성의 꼬막 무침,목포의 세발 낙지.점봉산의 산채 같은 음식들.
속초에 오면 막국수,섭해장국,물회,장치찜 같은 음식이 떠오른다.
하루를 머물고 아침 인제 자작나무숲에 갈 계획인데다 무작정 온 것 이어서 속초에 내려와 글쓰며 혼자 지내는 친구를 우선 만났다.
친구가 안내한< 봉포 머구리>집이다.
도착한 곳의 상호가 인터넷에서 얼핏 본듯하다.
머구리란 잠수부가 쓰는 장비를 이르는 것으로 입구에 진열되어 있다.
여름이나 점심 시간에 오면 오래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한다.
며느리도 몇번 왔다가 간신히 먹고 간 곳이라고 자랑한다.
평일 식사 시간에 비해 조금 늦은 시간이다.
입구에 조용히 서있는 종업원들을 보며 마치 컨베어 벨트가 돌아가는 공장에 입장하는 것 같았다.
넓직한 방에 들어서자 기이하게 마치 하얀 눈꽃나라 같다.
식탁 하나 하나마다 2센티 정도의 하얀 엷은 종이(옛날 글씨 연습하던 '습자지"비슷하다)가 두텁하게 깔렸다.
손님이 많아 언제닦고 치우냐 맛만 있으면 된다는 주인의 효율적인 생각에 웃음이 난다.
손님이 식사를 마치면 종이 한장 걷어내면 끝이다.
품위고 뭐고 효율성이 품위를 앞선다.
맛을 보기위해 나는 해삼 멍게 물회를 ,아내는 성게 알밥을 시켰다.
등대 부근에서 먹던 맵고 칼지던 물회집과 달리 물회에선 신선한 바다 내음이 묻어난다.
모든 사람의 입맛에 맞춘듯 맵지 않고 시원하다
고소한 성게 알밥도 별미다.
네명이가면 성게 알밥에 에피타이져로 물회를 한그릇 시켜 나누어 먹으면 아주 환상적인 조합이다.
가격,명성에 꼭맞는 맛집이다.
성게 알밥
2년전 섭죽을 먹던 집이나 오징어 물화를 먹던 집이나 속초 반찬 통일안 규정처럼 똑같은 찬을 내놓던 곳과 달리 봉포 머구리집은 반찬이 다양하다.
생전 처음 먹어보는 특이한 반찬이 두가지 있다.
하나는 마치 보기에 오징어 다리를 잘게 썬듯한 반찬이다.(왼편 가운데)
팥을 이용해 달착지근하다.
다른 하나는 새우장으로 게장과 같은 방법으로 담앗았는지 게장 간장 맛이 난다.
지난번 네비게이션으로 찾아간 섭해장국집에서 실망한 터라 다음에 오면 이곳에서 해장국 대신 섭죽을 시식해 보면 되겠다.
아침 일어나 자작나무 숲으로 가기전 속초 "영랑호"를 한바퀴 돌았다.
범바위
물위에 더있는 새들은 가마우지다.
다리위에 인기척을 듣고 혹 먹을 것을 주나 몰려드는 물고기들
미시령을 나서자 펼쳐진 울산 바위.
환상적인 도로가 시작되는 원대리 다리 입구앞에 쌓아놓은 석탑.
아르고 체험장이란 수륙양용 차를 타는 것
소양강위의 삼팔교
허기진 모습으로 들린 막구수집.설악산의 단풍이진뒤여서 자기네 앞 정원 단풍이 더 곱다는 삭삭한 여주인의 말이다.
아내는 이곳에서 국산 도토리 가루를 샀다.
운이 좋으면 묵 좋아 하는 사위덕에 겨울에 묵밥을 먹을 기회가 생겼다.
국산 도토리라 금값이다.
작가를 모르는 시가 붙어 있다.
매콤함 무생채에 막국수 한그릇.
소박한 메밀국수 한그릇에 허기를 달랬다.
어찌나 배가 고팠던지 "산채나라"란 간판을 보고 들린 곳은 말린 산채 파는 곳이었다.
이곳은 두번째,그러니까 첫번째 들린 식당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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