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아파트의 가을과 재건축

Jay.B.Lee 2013. 11. 6. 03:50

 

 

해마다 찾아 오는 가을이다.

모두를  잊고 해마다 이맘때 한달간 해외를 여행하는 시기다.

여행이 끝나 돌아오면 가을의 끝무렵이어서 빛바랜 나뭇잎들과 날리는 가랑잎속에서 초겨울을 맞곤 했다.

허전한 마음으로 머물러 있는 이달.

아파트의 가을은 그래선지 유난히 곱다.

10여년만에 제대로 보는 아파트의 가을이다.

서울시가 일을 제대로 해주면 내년 말부터, 아니면 늦어도 2015년에는 재건축으로 이주해야할 아파트단지다.

낡은 아파트지만 사는데 큰 불편은 없다.

정이 들어설까.

베란다 창을 열면 동산의 나무가지가 손에 잡힐 듯하고 나무가지에 앉았다 날아가는 새들을 보느라 지루한지 모른다.

천지가 개벽한 듯 모두가 새 것으로 변해가는 세상에 달동네처럼 변해가는 아파트 동네다.

새 아파트에 가보면 가끔은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이런 사정 저런 사정으로 떠나지 못하고 살아왔다.

원주민의 40%가 살고 있고 60%는 세입자다.

죽기전에 새 아파트에 들어 오겠지하는 생각으로 지내니 편하다.

33년된 6,000여 세대의 아파트를 부수고 새 아파트를 짓는다는게 넌센스다.

100여년을 견딜 수 없는  기술이 모자라던 시절의 아파트라 다시 지어야 한다.

고층은 그런대로 괜찮지만 저층은 갈라지고  외관상으로도 벌써 문제다.

6,000세대를 한 곳에서 난방을 한다는 것도 열손실이 많아 비효율적이다.

30년전과 달리 수많은 전기기구를 사용하고 있어 교체된 변압기조차 여름엔 아슬아슬할 때가 많다.

매여름 마다 경고방송을 들어야한다.

 낡은 배수관도 문제다.

고층과 저층으로 지어진 아파트는 서울에서 현존하는 단일 단지로 최대다.

2종과 3종으로 허가를 받아 초고층 아파트와 중층  아파트가 잘 조화를 이룰 것이다.

10,000여세대를 짓는 공사여서 시공사인 현대건설에선 서울의  대규모 푸로젝트가 된다.

아파트 도급순위는 상위지만 대단지를 지은 실적이 많지 않은  Hillstate 현대건설로서는 기대가 클 것이다.

틈틈히 아파트에 대한 기록을 남겨두어야겠다.

현재의 아파트모습과  철거과정을 기록에 남기려한다

마치 폭격맞은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마지막 순간까지.

다시 보지 못할 그 시대의 아파트를 기억하기 위해.

      

 

      

내가 사는 아파트 앞동산 .재건축이 되어도 두개의 공원용 동산은 영원히 보존 된다.

 

 

 

많은 나무가 베어져 사라질 것이다.

나무 은행에 옮겨 살아남을 정원수들의 가격을  50억원정도로 추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