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세번째 터키여행 (조지아·이란)-2012

여행을 떠나며.(2)

Jay.B.Lee 2012. 11. 21. 17:25

 

 

 

사진:터키  동부,도우 베야짓 이샥파샤 궁전 (Saray) -17c 쿠르드 족장이 지은 궁전.이란에서  국경을 건너오며   도우 베야짓에 하루밤을 잔뒤  4년전 찾았던 이샷파샤 궁전을 한번 더 보겠다는 일념으로 새벽에 일어나 산으로 향했다.

 

 

가을마다  여행을 떠나는것이 여러번,이제  나에겐 행사가 된 셈이다.

그러나 이제 몇번 남지 않았음을 스스로 잘알고 있다.

마음이  한가한 계절 ,내가 유난히 좋아하는 계절에 여행하는 것이 좋았다.

특히 더위를 싫어 하는 나여서  살짝 싸늘한  날들이 여행하기에 매력적인 계절이다.

이미 꾸려 놓았던 가방과 배낭안의 물건들을 몽땅 다시 쏟아  점검하기가 세번이다.

짐싸기에 이골이 낫지만 이제  나조차 나를 못믿어워할 나이에 이르러  노심초사 다시 짐을 싼다.

책상위와 서랍 ,컴퓨터 주변 모두가 깨끗하다.

소년 시절 읽은 소설 ,  일본 전설의 무사 "미야모도 무사시"의 마지막 섬에서의 결투 장면이 떠오른다.

살아서 집으로 돌아갈 무사는 칼집을 버리지 않는다고.

 허나 돌아오지 못하더라도 뒷모습은 항상 깨끗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신조다.

아내에게 File 하나를 선물인양  안겨주고 아내가 운전하는 차에 올라타 삼성동 공항 터미날로 향한다.

File 에는 가족에 대한 마지막 사랑이라는 여행자 보험 증권 두개가 들어 있다.

쓸쓸해지는  가을에 아내를 혼자 남기고 떠나는 나에게 잘다녀 오라는 아내가 고맙다.

작년 한달간 아내와 함께 발칸 반도를 여행하여서  올해 혼자하는 여행이 조금 덜 미안하다.

지난 3월에 태어난 외손자로 인해  외손자와 휴직중인 딸을 보살펴주려면 아내는  바빠서 외로움을 탈 시간이 없을  것이다.

여행은 왜 하는가.

불편함을 스스로 찾아 내가 행복하게 살았음을 확인하러 가는 절차일까.

내손에 가진 작은 것들-가방과 배낭 그속에 든 4켤레의 양말과 서너벌의 내의와  옷가지,칼과 손전등 몇가지 소유물에 풍족해하며  행복한 시간을 즐기려 가는 것일까.

낯선 사람들을 만난다는  긴장감과 흥미를  찾기위함인가.

 해외여행을 시작할 때는 항상 삼성 공항 터미날에서 떠난다.

시작이 좋으면 끝이 좋은 법.

동네 공항 버스 정류장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여행이 순조로히 이루어질 것 같다라는 생각에서다.

떠남은 여행의 진정한 시작이다.

익숙한 것과 결별의 시간이 온다.

결별의 순간이 내가 다시 태어나는 시간이다.

모두를 잊어 버릴수 있는 하나의 예행연습이다.

이별의 연습이 끝날 무렵 진정  마지막 이별의 순간이 와도 더 이상 슬프지 않을 것임을 확신하기 위함이다.

 

 

"나는  이제 여행자다.

길 위에 서 생겨나게될 모든 세상의 것들과 대면하고 돌아온 자리에서 다시 그것들을 그리워 할 테지만 내 그리운 것들과 만나고 그것들을 만나기 위해서 지금과는 멀어져  있는 현실을 만나러 가는 여행자다

-변종모의 '여행도 병이고 사랑도 병이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