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지금도 어느 곳을 헤매고 있을 60대 여성 여행자

Jay.B.Lee 2012. 4. 6. 22:19

 하늘은 맑고 바람이 부는 날 문득 블로그 방명록에 메모를 남긴 여성 여행자가 떠오른다.

봄이 되어 어딘가 멀리  떠나고 싶어지는 시간  "바람의 딸"처럼 그  아주머니는 지금은 어디를 유랑하고  있을까?

캅카스 3국(조지아,아르메니아,아제르바이젠)을 여행할 계획이라며 정보를 얻고 싶어 그러니 전화좀 주십사하는 메모였다.

전화를 하자 직접 만나 얘기를 나누고 싶다했다.

나는 내가 60대라고 밝히자  전화넘어  그 여자분도 60대라고 했다.

우리가 만난 곳은 강남 학동역 부근 "Towsome"이라는 Cafe 였다.

조지아 (그루지아)지도와 기타 도움이 될 자료를 들고 나갔다.

작고 약간 마른 아주머니가 날 기다리고 있었는데 내 블로그를 읽고  여행자간에 통할 수 있는 느낌으로 초면에 만나자고 했다고 했다.

해외 여행지에서 여행자들은 서로 아무 부담없이 여행정보를 주고 받는다.

또 기쁘게 여행정보를 나눠주려 애쓴다.

국내로 자리가 이동했다해도 여행자들은  변함없다는데서  동질감을 느끼기엔 충분한 이유가 된다.

중국을 며칠간 다녀온뒤  우즈베키스탄을 거쳐 아제르바이젠 수도 "바쿠"로  입국하여 여행할 계획이라고 .

일년에 혼자 세네번 나가는데 한번 나가면 45일정도 있다 온다고 했다.

여행 중독자다~.

 흥미있는 여행 얘기를 서로 나누다 보니 두어시간이 훌쩍 지났다.

실례지만 자녀분들은 어떻게 되냐고 묻자 모두 시집 장가 가고 묻는 의도를 짐작한 듯(살림은 어떻하고)남편도 있어 사이는 좋으나 취미면에서는 취향이 달라도 너무 달라 따로 따로 논다고 거침없이 말을 했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어떻게 60대중반 여성이 혼자서 돌아다닐수 있는지 의아해 하런지 모르겠다.

그 분은  내가 부러워 할만큼 남미에서 아프리카까지  참 많은 지역을 여행했다.

정말로  내가 얼른 꼬리를 내려야 했던  여행의 고수였다.

전에 무슨 일을 하던 분일까?

아마 은퇴한 여자 선생님이 아닐까 짐작하면서 묻지는 않았다.

본인이 얘기해 주지 않는 한 묻지 않는게 예의다.

영어를 할줄 알고 스페인어와 중국어를 조금 하는 듯 했다. 

건강과 시간이 허락되고  금전적인 면에서 제한을 받지 않고 가정의 이해 속에 여행을 계속 할 수 있는 행복한 방랑자다.

한 3개월이 지나  잊고 있던 그 여행자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여행을 잘 다녀왔다며 자료를 돌려 주고 싶다고.

그 쪽 지역이 생각보다 정보와 자료가 많지 않은 지역이어서  내가 준 자료와  얘기해준 생생한 정보가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했다.

여행을 하다보면  나이든 홀로 여행자들을 보는 것이 드문일도 아니지만 그 대열에 우리나라 나이든 여성들도 있다는 것 대단한 일이다.

얼마전 TV에서 60대 말까지 여행하겠다가 70이 넘으니까 아직도 여행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혼자서 75세까지 해외를 여행해 보겠다는 우리나라 할머니 얘기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목에 큰 카메라 걸고 여행하는 할머니. 

나에게 뿐만아니라 많은 시청자에게 <도전>이란 과제를 던져준 분이다. 

진정 한국인의 위대성은 남성보다  더 강인한 여성에게서 오는 것일까 . 

용감한 한국 여성들이 있는 한 우리의 미래는 더욱 밝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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