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

Jay.B.Lee 2012. 4. 9. 12:14

 

아내가 일주일 두번 집에 다니러와  다음날이면 부지런히 장을 보아 딸네집으로 간다. 

그간 출산한 딸 뒷바라지에 집에 와서 푹 자고 충분히 쉰다음 가도 되련만 "손자가 할머니 보고 싶어 한다"는

 딸의 문자 메세지 성화에 금방 떠날  차비를 차린다.

아내는 집에서 <여왕>처럼 있다가 딸에게 가면 <하녀>로 전락하는 신세라면서도 손자 보고 싶은 마음에 발길을 서둔다.

먼 훗날을 대비하고 밥한끼 얻어 먹는 죄로  가끔 <여왕>처럼  받들어(?) 모셔야하는 아내다.

8년간 직장을 다니다가 긴 출산 ,육아 휴가(1~2년)를 받아 결혼 2년 반만에 엄마와 오랫만에 같이 자고 지내는 시간이 딸에게는  꿈만 같은가보다.

이런 기회에 내겐 할일이 생겼다.

아내가 없는 동안 시간도 죽일겸 CD정리를 하는거다.

20여년전 LP는 몽땅 처분해 버렸는데 그간 모아 놓은 CD중 다시 듣지 않을 CD는 지인에게 모두 주기로 했다.

나일 들면 귀도 어두워지고 언제가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을 때가  오리라 믿어서다.

나이 80넘어 책을 끼고 있는 놈은 미친놈이라는 얘기와 같은 맥락이다.

음악에 관한한 취향이 완연 다른 아내여서 딸집에 가있는  동안 방해 받지 않고  마음 편하게 장시간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피가로의 결혼 (Le Nozze di Figaro)"를 집중적으로 들어보기 위해 관련 DVD,CD 모두 모아 보았다.

오페라를 선호하는 편은 아닌데  "피가로의 결혼'은 모짜르트 작품중 돈 조바니,마술피리,코지 판 투테와 함께 제일 좋아하는 오페라다.

 4장의 DVD와 전곡이  수록된 CD및 하이라이트만 선곡된 몇장의 CD가 전부다.

런던 Covent Garden에서 공연한 Royal Opera 의 DVD ,  연출이 제일 화려하다 .

수십번 본 영화 "쇼생크 탈출"에 삽입된  피가로의 결혼 3막에 나오는 곡으로<편지 이중창 >"부드러운 산들 바람(Che Soave Zeffiretto)"이 감옥 마당에 가득히  청아하게 울려 퍼질 땐 정말 '천상의 소리'처럼 들린다. 

"앤디"의 영혼은  그때 감옥을  떠나  이미 자유롭게 날고 있었다.

현재까지  전세계에 DVD 로는 20여 종류가 발매 되었다는데 구할 수 있다면  비교하며 들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