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회사가 쉬는 지난 토요일 분당에서 살고 있는 딸에게 다녀온후 집에 들렸다.
새로 태어난 조카를 처음 보기 위해서였다.
집에서 기다리던 나에게 아기인 동생을 보고온 손자는 놀면서 말을 뱉았다.
"나, 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항상 자기는 아기가 아니고 배부른 고모 뱃속에 든아기가 아기라고 하더니 실제 두번이나 아기를 보고 오더니 느낌이 달랐나 보다 .
만지면 터질까 살살 외손자를 다루는 할머니,고모 손길에서 무언가 느꼈다가 엄마 아빠까지 아기에게 관심이 집중되자 본능적으로 사랑이 이동 할런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나 보다.
며느리가 아가씨와 아기를 보고 싶어해 외손자를 보러가던 날 ,내가 베이비 카시트가 있는 아들차 운전석에 오르자 손자가 물었다.
"할아버지 면허증 있어요?"
"그럼 ,할아버지 면허증 있지.운전 면허증 없으면 운전 못하지"
"나는 할아버지 없는 줄 알았어요"
말은 청산유수다.
3월부터 어린이집에 가는 아침마다 차에 탈 때 엄마와 떨어지며 잠시 운다고 한다.
왜우냐고 묻자 엄마와 헤어지는 것이 슬퍼서란다.
"원우는 아기가 아니고 어린이야요.금방 만날터인데 어린이집에가서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놀아야지.월요일부터는 이제 안울거지요?
"아냐,울거예요"
아주 작정하고 운다고 한다.
어린이 집에서 선생님이 신체 부위중 배를 거쳐 젖가슴부위를 가르키며 무어라고 하는지 아이들에게 물었다 한다.
"유방"
선생님이 "찌찌"란 대답을 기대했었나 손자 대답에 쓰러질번 했다한다.
며느리가 처음부터 손자에게 아기 언어를 가르치지 않고 그대로 단어를 가르친 탓이다.
(젖이 있는 방이라고 해서 유방이라고 해~)
손자에게는 7개월된 이종사촌 남동생이 생겼고 ,2주된 고종사촌 남동생인 아기가 생겼다.
할아버지,할머니와 외할아버지,할머니의 첫사랑이 멀어질까 두려운 손자다.
다시 아기가 되면 기어 다니고 기저귀를 차야한다는 말에도 불구하고 간절히 아기가 되고 싶을 정도로 사랑을 나누어주기엔 어린 손자다.
사랑이란 나누어 받아야하고 사랑이란 받는 것 보다 주는 것이 더 큰 기쁨임을 알기까지 손자에겐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할까.
이제 3년 2개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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