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여행 ·산책

Global Inspiration과 남한 산성공원

Jay.B.Lee 2009. 4. 23. 14:36

 

 

 

 

 

 

사진: 남한 산성 공원내  산성을  따라 올라가는 산책로의 깃발.

      과연 소나무 숲과 어울리는 깃발일까.한두개도 아니고.

 

우리나라의 구호문화는 어디서 온것일까?

일본 식민지시절의 영향과 남북 교류를 하며 이북의 선동적  구호에 영향을 받아  우리도 상승작용을 하지 않았나 싶다

또 그 저변에는 관치 행정에서 보여주는 '전시행정"이 한몫을 함으로써 일반 기업에 까지 파급이 되었다.

하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두 힘을 모아 노력하는 일은 가치있는 일이다.

 그러나 종종  <우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는 시늉만으로  보이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

권투 경기나 요즈음 격투기 K-1을 보더라도 상대방을 향해  어서 들어와 보라고 제스쳐 쓰는 선수 치고 패배를 하지 않는 선수가 있었던가.

전에  "세계 경영은 XX "란 기업 광고를  수없이 대했다.

너무 원대한 구호였나 세계 경영은 커녕  자체 생존도 어려워  그룹 회장은 감옥으로 ,회사들은  풍지박산  삼삼오오 분리되고 말았다.

"세계속의 XX 건설"

-지금은 XX 건설이 존재하는지 있다면 도급순위가 몇위인지 궁금하다.

동호대교로 가다보면 터널위에 보이던 중구청의 구호가 쓴 웃음을 짓게 했다.

"중구를 서울의 중심,세계의 중심으로"

참 거창한 것을 좋아하는 공무원들이다.

지금은 잘 쓰지 않는 말이 되어 버렸지만 어린 시절 "우리집에도 금송아지있다"고 상대방의 허풍에 면박을 주던 시절도 있었다.

작은 나라에서 말만이라도 세계를 들었다 놨다해야 직성이 풀리는 민족이다.

30-40여년전의  "동양 최초,동양최대"의 콤플렉스를 벗어나 너무 자신감에 차 있다면 완급 조절을 할 필요가 있다.

 

 

며칠전 남한 산성에 다녀왔다.

집에서 차로 멀지 않은 곳에 아름 남한 산성 공원이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산성을 따라 산책로를 걷자  깃발들이 눈에 보인다.

*세계속의 경기도*  "Global Inspiration"깃발이 길을 따라 죽 꼿혀 있다.

여기에도 죽아야 낫는 병을 가진 한국 공무원들이 일하고 있다. 

  "Global Inspiration"이 주는 이미지는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경기도민은 이해가 다 되는 모양이다.

구호를 만든이들의 의도와 정의를 별도로 듣고 싶다.

내가 아는 것이라면 자연보호하자고 도로 주변의 산림을 훼손하여 "자연보호"라고 쓴 거대한 입간판을 세우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보존해야할 산성공원에 산책길을 따라 깃발을꼿아 놓은 생각은 분명히 좋은 생각이 아니며 정말 "Global Inspiration"하고는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그렇게 깃발이 좋고 지자제를 홍보하고 싶으면  남한 산성 자동차 차도 입구와 출구에  커다랗게 몇개 세워놓아도 족할 일이다.

공원안은  자연을 훼손않고 쓸데없는 인공구조물과 안내판을 줄여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보존하는 진정 "Global Inspiration"적 사고를 지닌 깨어있는 공무원들을 만나기란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

남한 산성은 도립 공원으로 경기도에서 관리 한다고 했다.

홍보기획쪽으로 통화를 했다.

 "세계속의 경기도"와 "Global Inspiration"을 만드는데 애를 먹었다는 얘기만 들었을 뿐 정의에 대해 답을 듣지 못했다.

그리고 "민원이 많아지면" 깃발을  뽑아낼 수  있다고 했다.

그리고 돈들여 설치한것을 왜 뽑냐는 그의 말이었다.

참으로 철밥통  안고 사는 공무원다운  발상이다.

그는 깃발문제가  오로지 내 개인적인 의견이 아니지 않느냐는 질문을 했다.

자기생각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

산속 공원안 산책로,  소나무 숲아래 깃발들이 나부끼는 길을 따라 걷는 것이  이상하지 않다는 공무원의 사고의 틀을 깬다는 것이 어려웠다.

해당 부서와 협의, 자체적으로 개선할 필요성도 없고 그저 시키는 것이나 잘하면 되는 공무원이다.

경기도 홈페이지에 제안 사항으로 올려 놓고 해당 부서에서 검토하길 기대할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그래 ,내가 세상을 다 바꿀수 는 없지하는 자괴감으로 뒷맛이 씁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