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유 나무가 아파트 단지내에도 몇그루 있어 봄부터 가을 빨간 열매를 맺을 때까지 늘 볼수 있는 나무다.
지리산 구레 산수유 군락지 마을을 가본다는 것이 아직 차일 피일이다.
마침 멀지 않은 곳 양평과 이천에도 산수유 마을 축제가 열린다는 기사를 접하고 우선 양평으로 가서 이천으로 돌아 나오기로 코스를 잡았다.
거리 현수막을 보니 축제 기간은 4월 3일 부터 5일까지 주말이다. 며칠 기다려 꽃이 활짝 피는 것도 아니고 복잡한 시간을 피해 잘 나왔다.
작년 꽃이 많이 피었고 또 열매를 따주지 않아 꽃이 시원찮다는 주민의 이야기를 듣고 양평 개군면 내리 마을 회관 어귀에 차를 세웠다.
동네 부녀회에서 모여 음식들을 준비중이다.마을 회관 공터엔 모두 할머니들이고 50대 초반 한분이 유일한 젊은 아주머니다.
한국 농촌의 슬픈 현실이다.
무료로 주는 산수유차를 마셔보았다.아직 쌀쌀한 날씨에 따듯한 차가 달착지근하다.차로 올라가느니 약수터가 있는 곳까지 아내와 걷기로 했다.
전망이 좋은 윗동네엔 작은 전원주택이 몇채 들어서 있다.
마을을 떠나면서 마을 회관 앞에서 산수유 동동주 두병을 샀다.
입장료도 주차비도 없는 비정상 같은 세상에 동네에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할것 같았다.
다음으로 양평을 떠나 37번,70 도로를 타고 백사면 (현정)송말리에 도착 차분하고 조용한 시골길을 걸었다.
제일 크게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마을은 도립리로 온 마을 공터 공터마다 하얀 텐트가 가득했다.
마운트 바이크 동호회,사진 동호회. 아마추어 여류 화가들,트레킹을 온 사람들.
축제전인데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선지 시골 할머니들은 집에서 돈되는 것은 다 가지고 나온 모양이다.
산수유 열매,산수유 막걸리,동동주는 기본이고 된장,말린 대추,쪄서 말린 밤,집앞 감나무에서 땃다는 봄품없는 곳감등등.
잔치국수,도토리묵, 동동주에 유리 호리병에든 분홍빛 산수유 막걸리까지 있어 술꾼들은 그냥 방앗간을 지나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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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파밭이 봄을 말해주고 있다.열심히 나물 캐는 할머니가 멀리 보인다.달래,쑥이 지천이다.
사진 한장 찍으려해도 곳곳에 비닐 쓰레기 투성이다.
쓰레기 때문에 사진을 담기가어렵다.
봄 축제를 위해 위에서 부터 아래까지 한번 청소를 해주었으면.
그저 도토리 묵이나 산수유 막걸리,동동주만 파는 것이 축제가 아니다.
그래도 젊은 아주머니에게 얘기해주어도 바람에 날려 그런 것이란 말만 할뿐 길가에 널려있는 쓰레기들은 눈에 들어오지 않는가보다.
언제나 시정해보겠다라는 대답을 듣기란 가믐에 콩나듯하다.
왜 그렇게 변명만 하는지 전부 남의 탓이다.
붉은 색은 산수유 씨앗이다. 인심 사나운 정자 주인이 들어가지 못하게 해서 길에서 사진을 찍다.콘테이너를 갔다 놓고 나중에 집을 지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배가 고파 동네입구 큰 도로변 커다란 한우 고깃집에서 먹은 설렁탕이 냄새가 어찌 나는지 깍두기,김치도 수준이하다.
완전 잘못된 선택이었다.
음식은 역시 서울이다.
옛날 중농정도의 집이었는지 대문이 달리고 사랑채 방도 있다.
이제는 담이나 집벽도 돌과 흙으로 쌓아 놓은 것을 보기가 힘든 세상이다.
한때 백회로 발라 아름다운 벽이었을 터이다.
할머니가 나오셔서 심심한지 나를 붙잡고 한참 얘기했다.
시어머니때 열심히 재산 을 모았는데 이승만 시절 토지개혁때 다 빼앗기고 지금은 이집과 아래채 집 길아래 밭조금과 동네 입구의 작은 논이 전부라 했다.
전부 아들 명의로 되어 있고 할머니는 몸둥이 하나만 남았다 했다.
삼남매를 두었는데 다행이 사이가 좋아 남은 재산 가지고 싸울 일은 없다고.
확실히 언제 떠나도 망설힘없이 준비가 다되신 할머니다.
성공한 인생이 따로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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