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첫번째 터키 여행(2008)

부르사(10)-메블레나 댄스

Jay.B.Lee 2008. 8. 25. 12:25

저녁후 메블레나 댄스/세마댄스를 보러가기엔 조금 늦은 시간이 아닌가 했다.

아흐멧 선생의 얘기로는 지금은 강론 시간이니 조금 늦게 가는 편이 좋다고 했다.

오텔에선 마침 말레이지아에서 온 젊은 부부가 기다리고 있었다.

괜찮은 회사들을 다니고 있다. 아들이 말레이지아에 근무시 작년 쿠알라룸푸르를 방문한 적이 있다고 하자 같은 아시아인으로 반가워 했다.

슬로바키아 커플과 말레이지아 커플을 위해 악기장을 방문하기로 해 나도 다시 가기로 했다.

과일 가게에서 딸기 한바구니를 샀다. 

다시 가면서 빈손으로 가기가 그랬다. 사진도 다시 찍을것이고.

개가 더 반긴다.그 큰개를 한번 더 안아주고 간신히 팔무는 것을 면했다.

너무 좋아해도 탈이다.커다란 몸을 나에게 기대어 팔을 질겅 질겅 무는통에  쓰다듬을 수도 없었다.

악기장인 "시난"시를 만나고 잠시 오텔로 온사이 도 다른 슬로바키아 커플이 기다리고 있었다.

느낌에 인사를 나눌 필요가 없는 여행자다.

모두 7명이 아흐멧 선생을 따라 5분여 거리에 있는 메블레나 회관으로 갔다.

이 회관은 "카라바쉬 벨리 데르가히 칼춰 센터"로 진짜 "세마"의식을 공연하는 곳이다.

입장료를 받지 않는 것을 보면 더욱 분명하다.

그러니까 단순히 남에게 보여주는 공연이 안닌 실제 종교의식을 행하는 곳이다.

13세기 건물을 보수 했다는 회관 밖은 차이집으로 이미 의식이 시작되었는지 조용하고 입구 신발장엔 신발이 가득했다.

1층에 남자들이 앉고 여자들은 2층으로 가야하냐고 묻자 꼭 그런 것은 아니고 외국인들에겐 더 관대한 모양이었다.

아흐멧 선생은 사진을 마음 대로 찍어도 된다고 우리가 걱정스럽게 생각하는 것을 미리 귀뜸을 해 주었다.

사진 찍기에 괜찮은 자리를 잡아 회관안을 둘러보았다. 역시 2층엔 여자들이, 1층엔 남자들이 앉아 있다.

 

 빙글빙글 돌며 춤추는 춤을 추며 돌아가는 그들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신자들.

 과거 텔레비젼에서 보았어도 실제 관심을 가지고 보는 것과는 차이가 많다.

부르사에 온 주목적도  세마의식을 보러온 것이 때문이다.

극장식 공연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같아  "콘야 "에서 공연은 아니보고 이곳까지 온것이다.

춤을 추는 청년들-그들을 뭐라 부르는지-사이에서 다른 복장과 모자를  쓴 분이 사이 사이 추임새같이 소리를 낸다. 순서를 얘기하는 것일까

춤을 추는 의식은 엄숙하다.

의식을 치루는 그들을 방해한다는 것은 커다란 실례같아 자동으로 불빛없이 촬영하다보니 샤터가 늦게 터져 정지 동작은 찍을 수 없었다.

" 오라 오라  누구든지 오라.네가 누구든지 오라.무신론자든 이교도건 무신론자든 누구든지 오라"-그네들의 종교의 본질은 사랑이다.

 새하얀  윗저고리와  치마같은 옷 사이로 발 하나를 고정한채 빙글 빙글 돌다보면 황홀경에 빠지는 것일까 보는 사람이 황홀경에 들어가는 것일까.

 한편에서 7-8명의 남자들이 서서 노래를 부른다. 기독교에서는 성가대라고 하지만 여기서는 무어라 하는지.화음 없이 부르는 합창이다.

 혹자는 지루했다고 얘기하는 사람이 있었는 데 하나의 종교의식으로 보는 나에겐 결코 지루한 공연은 아니었다.

 저렇게 오래 돌고 쓰러지지 않는 것이 신기하다. 그러한 신기함 보다 왜 춤을 의식의 하나로 삼았느지가 더 궁금하다

 시간이 흐르자 입은 옷과 모자로 보아 더 윗분이 나오셔서 기도 같은 말을 중얼거리시고

 그 사이 계속 무념무상의 상태로 돈지가 한시간 정도 되었다.

 신에게 영광을 춤으로 바치기 위함인가,하나의 수행 방법인지 좀 더 공부를 해봐야겠다.

 

 음악이 끝나고 일시에 정지하여 똑바로 좌정한뒤 흰옷 입은 사람중 하나가 커더랗게 기도문을 외운다.

 두손을 들고 눈을 감은 채 기도문 한귀절이 끝날때마다 "아민"하고 커다랗게 외치는데  회관안이 찌렁찌렁 울렸다.

"아민"이 기독교에서 "아멘"과 같을 것이라고 여겨진다.

 

 합창대도 선채로 두손을 든채 "알라'를 향한 기도를 함께 했다. 

옆에 앉은 신도의 눈엔 눈물이 흐른다. 회개와 은혜의 눈물이다.그는 자리에 일어나 기쁨을 간직한채 신에게 감사하며 집으로 돌아가리라.

귓전에는 그들이 함께 외치던 "아민 ,아민"소리의 여운이 오래동안 남아 있었다. 

 

*춤추는 사람을 "세마젠"이라 부르며 춤추기 전에 걸쳐 입고  나오는 검은 망토는 무덤을 의미,머리에 쓴 긴모자는 묘비를 의미 한다는 것을 후일 알았다.인간이 가장 겸손해지는 죽음의 순간을 느낌으로써 신과의 합일을 꾀하는 의식임을 부언합니다.

 회관옆 방으로 응접실로 사용하는 듯한 방이다. 특별한 분만이 사용하는 곳이 아니고 누구나 들어올수 있는 곳이다.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벽장식. 이것이 그네들의 문화다.

부르사의 마지막날 이번 세마의식이 부르사의 하이라이트고 대단원이다.

오텔로 돌아와 내일은아흐멧 선생과  못볼것이라 미리 인사를 해두었다.

외국 관광객을위해 자기들의 문화를 알리려 애쓰던 아흐멧 선생으로 생각했다.

후일 귀국후 터키 여행 카페에 올라온 여자 여행자의 글에서 "아흐멧 선생조심"이란 제목이 달렸다.

혼자 여행하는 한국인 아가씨와 잠을 자고 싶어 별의별 소리를 다 했다고 했다.

믿기지 않을만한 얘기다.

아흐멧 선생의 "이중생활(?)"이다.

관광안내는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일까? 오텔은 혹 자기 소유로 자기를 찾아 오텔에 숙박하도록 하는  오텔 영업을 위한 방책일까?

나를 혼자 안내할 때는 퍽 진지하고 점잖은 사람이었는데 사람속은 알고도 모를 일이다.

여행 카페에 그의 비 신사적인 행동이 노출된 이상 그를 찾는 한국인이 ,부르사를 찾는 한국인이 줄어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해외여행기 > 첫번째 터키 여행(2008)'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르사(11)-언덕 동네  (0) 2008.08.26
부르사(11)-하맘(Hammam)  (0) 2008.08.25
부르사(9)  (0) 2008.08.24
부르사(8)-주말르크즉 마을 (2)  (0) 2008.08.22
부르사(7)-주말르크즉 마을(1)  (0) 2008.08.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