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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우리가 고향의 목마른 황토길을 그리워 하듯이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가 내게 오래오래 간직해준 그대의 어떤 순결스러움 때문 아니라 다만 그대의 삶의 전체를 이루는, 아주 작은 그대의 몸짓 때문일 뿐 이제 초라히 부서져내리는 늦가을 뜨락에서 나무들의 헐벗은 자세와 낙엽구르는 소리와 내 앞에서 다시 한번 세계가 사라져가는 모습을 내가 버리지 못하듯이 내 또한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가 하찮게 여겼던 그대의 먼지,상처,그리고 그대의 생활일뿐 그대의 절망과 그대의 피와 어느날 갑자기 그대의 머리카락은 하얗게 새어져버리고 그대가 세상에서 빼앗긴 것이 또 그만큼 많음을 알아 차린다해도 그대는 내 앞에서 행여 몸둘바 몰라하지 말라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것은 그대의 치유 될수 없는 어떤 생애때문일 뿐 그대의 ..

좋아하는 시 2006.12.29

내 몫의 빛이 찾아들 때까지

"내 몫의 빛이 찾아들 때까지" 빛이란 집의 존재 가치 자체를 결정짓는 것이자 이상향을 뜻한다. 인생에서의 빛도 희망이요, 꿈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손에 등불을 하나씩 들고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거나, 스스로가 인생의 빛이 되기도 한다. 사람은 어디서 오는가. 모태의 짜디짠 어둠 속에서 우리는 태어난다. 세상에 나와서도 한동안은 빛이 낯설어 어두운 곳을 찾아 기어든다. 그가 빛과 동화하기 까지, 또 하나의 온전한 빛이 되기 까지는 실로 오랜 세월이 걸린다. 그것은 스스로의 깨달음을 통해서만 더디게 아주 더디게 진행된다. 고통과 슬픔의 무게 뒤에 겨우 한 줄기 내 몫의 빛이 찾아 오는 것이다. 그리고 어느 날 오랜 슬픔에서 깨어났을 때 세상은 왜 불현듯 그렇게 밝은가. 사람은 왜 또 그렇게 아름다워 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