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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를 위한 서시

- 석양(퍼온사진) 여행자를 위한 서시****** 출처: 유시화 지음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여행기)”에서 날이 밝았으니 이제 여행을 떠나야 하리. 시간은 과거의 상념 속으로 살아지고 영원의 틈새를 바라본 새처럼 그대 길 떠나야 하리 다시는 돌아오지 않으리라 그냥 저 세상 밖으로 걸어가리라. 한때는 불꽃 같은 삶과 바람 같은 죽음을 원했으니 새벽의 문 열고 여행길 나서는 자는 행복하여라.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그대의 창백한 얼굴을 비추고 그대는 잠이 덜 깬 나무들 밑을 지나 지금 막 눈을 뜬 어린 뱀처럼 홀로 미명 속을 헤쳐 가야 하리 이제 삶의 몽상을 끝낼 시간 날이 밝았으니, 불면의 베개를 머리맡에서 빼내야 하리. 오, 아침이여, 거짓에 잠든 세상 등 뒤로 하고 깃발 펄럭이는 영원의 땅으로 ..

황혼 들녁에 서있을 때

배와 석양-퍼온사진 모든 것은 지나간다. 일출의 장엄함이 아침 내내 계속되진 않으며 비가 영원히 내리지도 않는다. 일몰의 아름다움이 한 밤중까지 이어지지도 않는다. 하지만 땅과 하늘과 천둥, 바람과 불, 호수와 산과 물 이런 것들은 언제나 존재한다. 만일 그것들마저 사라진다면 인간의 꿈이 계속될 수 있을까. 당신이 살아있는 동안 당신에게 일어난 일들을 받아 들이라 모든 것은 지나가 버린다. 세일 프란시스 알렉산더 지음 출처: 유시화 엮음 “잠언시집”에서 70년간의 사연이란 것이 七十年間事 어슴프레한 꿈결 依희夢裏人 맑은 물에 어린 달과 같으니 澹然同水月 무슨 오고 가는 몸이 있었는가. 何有去來身 조선후기 승려 醉如의 臨終偈 인생은 그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 같도다. 그것은 바람이 지나면 없어..

행복

-퍼온 사진 "행복이란 무엇인가?" 밖에서 오는 행복도 있겠지만 안에서 향기처럼,꽃향기 처럼 피어나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다. 그것은 많고 큰 데서 오는 것이 아니고 지극히 사소하고 조그만 데서 찾아온다. 조그만 것에서 잔잔한 기쁨이나 고마움 같은 것을 누릴 때 그것이 행복이다. 너무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지 말고 때로는 텔레비전도 다 끄고,전깃불도 끄고,촛불이라도 한번 켜보라. 그러면 산중은 아니더라도 산중의 그윽함을 간접적으로도 누릴 수가 있다. 또한 가족들끼리,아니면 한두 사람이라도 조촐한 녹차를 마시면서 잔잔한 얘기를 나눌 수 있다면,거기서 또한 삶의 향기가 피어날 수 있다. 때로는 전화도 내려놓고,신문도 보지 말고,단 십 분이든 삼십 분이든 허리를 바짝 펴고 벽을 보고 앉아서 나는 누구인가 물어보라..

아버지가 아들에게

약속 시간에 늦는 사람하고는 동업하지 말거라.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모든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오빠라고 부르는 여자 아이들을 많이 만들어 놓거라. 그 중에 하나 둘은 안그랬다면 말도 붙이기 어려울 만큼 예쁜 아가씨로 자랄 것이다. 목욕할 때에는 다리 사이와 겨드랑이를 깨끗이 씻거라. 치질과 냄새로 고생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식당에 가서 맛있는 식사를 하거든 주방장에게 간단한 메모로 칭찬을 전해라. 주방장은 자기 직업을 행복해할 것이고 너는 항상 좋은 음식을 먹게 될 것이다. 좋은 글을 만나거든 반드시 추천을 하거라. 너도 행복하고 세상도 행복해진다. 여자아이들에게 짓궂게 하지 말거라. 신사는 어린 여자나 나이든 여자나 다 좋아한단다. 양치질을 거르면 안된다. 하지만 빡빡 닦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