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기/이태리

아씨시(Assisi)-(1)

Jay.B.Lee 2007. 4. 8.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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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씨시 골목길

 


"나는 유럽에서 많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심지어 내자신까지도  만났습니다."-제임스 볼드윈

 

  나폴리에서 기차로 4시간여 남쪽으로  내려간 다음  배를 타고 건너던지, 나폴리에서 직접 배를 타고 8시간 정도 가면 시실리아섬이 있고 영화 대부의 "끌레오네'가문과 "씨네마천국"의 흔적이 있는 곳을 가볼수도 있건만 최소 이삼일은 여유가 있어야하기에 처음부터 계획에 넣지 않은 곳이다.
길이 있다고 다 갈 수있는 것도 아니요 배가 있다고 다 탈수도 없는 법이다.
아쉬움 속에서 나폴리에서 로마행 기차를 탄다.
Euro Pass 철도권을 한국에서 사지않은 것은 동유럽에서 소용이 없고 그냥 편리한  시간대 것을 사고 보니 제일 비싼 Euro Star 다.
제복입은 여승무원이 쥬스를 써비스한다.

 

두시간만에 도착한 로마 Termini 역은 15년전과는  많이 변해 있었다.
아기를 안은 구걸하는 집시여인 (여행안내서엔 아기를 안은듯 보이는 그네들의 손은 자유로와 구걸하며 소매치길 한다고 얼마나 강조하고 있나)도 보이고 기차표 자동 발권기에서 카드로 기차표를 사려하니 먹이감을 기다리는 손에 종이를 말아쥔 녀석이 눈에 들어온다.
-관심을 끊어라 이 녀석아!

 

15년전 가족과 로마에 자동차로 왔을때 이 로마역에서 환전 당시 소매치기를 놀려먹었던 기억이 난다
현금 환전과 여행자 수표 환전줄 두줄이 있었는데 싸구려 종이 쇼핑백을 든 녀석이 뒤로 줄을 서며 따라 붙는다.
처음 여행자 수표줄에 서 있다가 적당한 시기에 현금줄로  확 바꿔 섰더니 따라서질 못했다.
소매치기도 경우가 있는 법이다.

자동 발권기 대신  경찰들이 지키고 있는  안전지대,매표소로 자릴 옮겼다
아씨시행 기차표를 샀고 역무원은 친절하게 Folino 에서 환승하라고 표시까지 해주었다.


아씨시.(Assisi)-로마에서 동북쪽으로 두시간 거리다.
*성 프란시스코가 수도 생활을 하던 곳이며 그의 유해를 모신  성 프란시스코 성당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아씨시역은 자그마한 시골역으로  우선 대합실에서 다음날 출발 시간을 확인해 두었다.
역밖으로 나오니 멀리 산등성에 집들과 성이 보이는데 버스도 사람도 없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있으려니 배낭을 진 청년이 나를 따라 바닥에 질펀하게 앉는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버스를 여유롭게 기다리기로 했다.
이제 여정의 막바지에서  시간에 쫓기지 않고 원하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시간들이다.

 

청년은 무료한지 말을 건다.
"혹시 영어 할 줄 아세요?"
그의 이름은 크리스.인사를 나눈다
"난  Korea,South Korea 에서 왔는데 넌 어디서 왔니?"
"미국요"
"미국 어느 州?"
"뉴욕줍니다."
"혹 어느도시?"
"아마 말씀드려도 잘 모르실 겁니다. Rochester라고 ."
청년을 놀려주고 싶은 생각이 났다.
"로체스터!알고 말고.
Buffalo와 Syracuse(한국유학생이 많던 시라큐스 대학이 있다)사이에 있는 아름다운 도시잖아.
지금이 5월인데 라이락 Festival이 한참이겠지"
눈이 동그라진다.
"17,8년전 가족들과 5월 라이락 축제때 로체스터를 가본적이 있네.단3시간이었지만."
그런데 자네 Albany(뉴욕주 州都)를 가본적이 있나?"
"아뇨"
"그곳에 가면 Howe 동굴이라고 지하85미터에 동굴이 있네.엘리베이터로 내려 가면 물이 흘러 배를 탈수 있으니 한번 가보게"
뉴욕주 로체스터 부근 버팔로 옆에는 미국 나이아가라 폭포가 있고 허쉬 초코렛으로 유명한 허쉬 타운도 있고 여자들이 좋아하며 주방 냄비가 유명한 타운,"코닝"이 있다.
사람 다섯손가락을 닮아서 Finger Lake 이라고 불리우는 가을 단풍이 아름다운 거대한 호수가 있으며 한국인에게 유명한 명문  코넬 대학이 있는 타운, "Ithaca"가 있는 곳이 뉴욕주이기도 하다.

 

젊은이는 세상이 얼마나 넓은지 또 얼마나 좁은지 배워야 했다.
전에 같이 근무했던 40대 초반의 캐나다 직원은 평생 온타리오주 밖으로 나가본 이 없고 나갈 계획도 없다는 별종이 있었다.
땅들이 넓은 탓으로 외국에 대한 선호도가 약한면도 있기는 하다.
이태리어를 조금해서 평생 처음으로 외국으로 이태리를 택해서 왔다는 크리스.
대학교수가 될 생각을 하고 있으며 학교 졸업후 가을 대학원 갈때까지 시간이 있어 여행길에 오른 것이라했다.
전공은 Computer Science.
기회가 되면 아시아쪽도 여행해 볼것을 권했다.
일본,한국,중국,인도등도.
그의 전공에도 도움이 많이 될 터이다.
광장 근처에서 내리는 그에게 여행길의 행운을 빌며 악수로 헤어짐을 대신했다.


마지막으로 내가 내린 버스 종점은 씨즌이 아니어서 한산했고 같이 내린 동네사람들은 금새 흩어져 버렸다.
가지고 있는 여행 안내서는 묵을 곳 안내도 없는 반쪽자리 안내서고 아말피에서 만나 일본인으로 착각했던  예쁜 대구 여학생들이 준 호텔 주소는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가 없다.
동네 입구에 아저씨와 아주머니 둘이 수다를 떨고 있다가 내가 잠잘곳을 찾는다고 양손을 귀에 대고 잠자는 시늉을 하자 아저씨는  나를 옆으로 잠깐 데려가더니 손으로 30미터앞의 꽃들이 있는 집을 가르키며 마리아를 찾으라고 했다.
안토니오가 보냈다고 얘기하면 된다고 한다.
이태리어로 떠드는 아저씨 말중에 단 한마디영어가 들렸다.
"Not Expensive".

 

돌벽에 붙여 지은 돌집은 3층짜리로  집계단에 올라서자 낯선이를  본 동네개가 요란히도 짖는다.
벽으로 난 계단을 올라가 3층에서 마리아-왜 이렇게 마리아란 이름이 많냐-를 찾으니 아주머니가 나온다.
안토니오가 보내서 왔다고 했더니 웃으면서 알겠다며 2층을 보여준다.
방은 두개로 그중 트윈 침대가 있는 큰 방을 혼자 쓰고 화장실과 샤워장은 별도로 있는데 크기가 방만큼 컸고 얼마나 깔끔하게 정돈 되었는지 마음에 들었다.
숙박비를 물어보면서 20유로 아니면 25유로로 짐작을 했다.
그러나 돈에 관한한 확실히 해둘 필요가 있어 메모지에 적어주길 바랬다.
아침없이 25유로.
작은 호텔들이 40유로에서 45유로라는데 혼자 한층을 다쓰는셈이라 만족했다.
아주머니는 이태리어로,난 영어로 얘기하면서 목적하는 바가 같아 언어가 완연히 다르면서 의사소통은 완벽하게 되었다.
바벨탑이후 인간의 언어는 흩어졌어도 간단한 소통까지 막지는 않으셨다.
우리말로 얘기했어도 되었을 법하다.
뒷길을 따라 성 외곽길을 걸으면 좋다고 친절히 일러까지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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