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언젠가 충무로 전주 비빔밥 집에 갔다가 비빔밥을 디지탈 카메라에 담고 있는 일본 관광객을 보며 음식을 사진에 담아 여행의 추억으로 가져가는 것이 멋진 아이디어로 보였다.
그러나 생각뿐 허기가 앞서, 잠시 정신이 든 것은 고기만두를 몇개 먹은 후였다.
몽골의 영향 탓일까 많은 나라에 만두가 대부분 있다.
"보통 사람들은 음식을 맛과 향으로 즐기지만 어르신들께서는 음식은 빛과 소금이기도 하다."
ㅡ*영화 "A Touch in Spice"에서
여행객에겐 단순한 배고픔이 있다.
단체여행이 아닌지라 언제 어디서 무엇을 먹어야하는지를 모르는 불확실성속에서 여행은 계속된다.
그 불확실성속에 또 여행의 고통과 묘미가 있다.
소금광산을 나와 부근의 작은 공원속으로 들어 갔다.
멋들어진 벤취와 가로등을 지나 5월의 작은 숲속은 한가롭다.
어린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나와 책을 읽고 있는 아기 엄마의 모습은 사람이 사는 세상이어서 어느 곳과 다를바 없었다.
오솔길에서 소금광산 안에서 만났던 폴란드인 가족을 만났다.
엄마와 아빠와 함께온 중학교1,2년 고등학교1정도의 딸들이 오솔길에서 마주치자 함박웃음을 지었다.
뒤돌아서며 손을 흔들어 주던 스치는 그 순간이 그네들이 먼 곳에서 온 이방인과의 이별이란 것을 알기나 할까.
햇볕이 너무 좋아서일까 한참 식사 시간이 지났음에도 파라솔 밑에서 몇사람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공원 끝자락에 자리 잡은 레스토랑으로 어두운 식당안보다 햇볕 속에서 공원을 내려다 보며 조용히 식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이냐.
"어둠의 자식"이 되지 말고 "빛의 자녀'가 되라고 하지 않았던가.
갑자기 밀려오는 허기를 참고 메뉴판을 들여다 보았다.
식사류에 "피에로기"가 눈에 띄었다.
폴란드에 가면 한번 먹어볼 기회가 있기를 기대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인 셈이었다.
허브가 들어간 스프와 피에로기,커피를 시켰다.
그곳의 메뉴판은 특이했다.
법적인 사항인지 알수 없어도 음료와 음식에 모두 정확하게 CC와 "그램"으로 표시되어 있었다.
1인분이란 그저 적당량으로 표시되는 우리의 메뉴판과 차이가 있었다.
간혹 고기의 경우 "그램"으로 표시된 것도 있지만 .
500그램 대신 250그램의 "피에로기"를 주문하고 얼마만한 양인지 기대가 컸다.
"피에로기"는 폴란드식 고기 만두로 부드러운 만두피에 익숙한 우리에게 좀 투박해 보였다.
싼 모양은 우리나라 송편과 너무도 비슷했다
홍콩에서 먹던 정통 "듬썸"의 만두피나 육즙이 흘러나오는 "구불이"만두 (코엑스 지하에 있다),"샤오롱"만두(명동 중국대사관 입구), 중국식 물만두 혹은 장충동 함흥냉면집의 만두나 우리식 왕만두와 비교해도 만두피가 두꺼웠다.
그러나 보기보다 만두피는 실제 부드러웠고, 만두속은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없어 좋았다.
흰 부라우스에 검정 유니폼을 입은 웨이트리스는 나이든 동양인에게 친절했다.
조용하고 자연스러운 써빙이 순박해 보이는 모습과는 달리 여행자에게 여유로운 시간을 선사했다.
먹는 사람이나 웨이트리스나 서두를 필요가 전혀 없는 평화의 시간이다.
나이들고 머리털 빠져도 유리한 것으로는 어느 나라에 가던지 "Senior"(은퇴했거나 은퇴한 연령에 이른 어르신으로 미국의 경우 통상 65세이후를 가르킨다)에 가까워 오면 조금더 더 대접을 받는 것은 틀림이 없다.
스프,만두,커피 모두 합하여 5800원 정도였다.
폴란드는 체코와 비교하여 음식값,숙박비가 저렴하여 여행자로서 마음에 드는 나라다.
후한 팁을 테이불에 놓고 나오며 그녀의 친절에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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