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건동 서울대 병원
카톡으로 J 회장님 부고 연락이 왔다.
서울대 장례식장.
오랜만에 정장을 입고 검정 넥타이를 찾아 매었다.
50년 전 날 면접할 때 본부장인 전무님과 함께 당시 재정부장으로 관리 부장과 함께 면접을 하신 분이다
(당시 부장은 거의 상무급으로 코티나 승용차와 기사가 주어졌다)
그리고 관리부를 잠시 거친 후 재정부에서 상사로 모시고 일을 했다.
향년 90세.
부고장을 보고 슬하에 5녀 1남임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딸 다섯까지는 예상을 하지 못했다.
신입 사원시절 한 번은 회사에서 점심시간 때 혼자 막 웃으시기에 주위 분들이 물어보았다.
막 교교 졸업반 인 딸에게 중매가 들어왔다는 것이다.
회장님은 자신은 대학을 졸업하고 초등학교를 졸업한 부인과 결혼한 독특한 결혼관을 지니셨다.
하나인 아들만 대학을 보냈고 딸들은 여상을 보냈다
만약 딸을 혼인을 시키면 1년 뒤 40살에 할아버지가 된다는 걸 상상하니 웃음이 난다고 했다.
J 회장님은 워낙 개고기를 좋아하셔서 해마다 회사 중역들을 경기도 고향에 초대, 개 한 마리를 잡고 동동주를 대접하신단 소문이 나있었다.
종종 더운 여름철 사무실을 휘익 둘러보고 점심시간에 일하고 있는 우리를 보고는 "가자 '하면 아무 소리 못하고 따라가야 했다.
회사 앞이나 원남동 보신탕집.
종업원에게 항상 절대로 양념하지 말고 그대로 가져오게 하여 당신이 된장으로만 간을 했다.
그리고 사람이 어찌 개를 먹지 않을 수 있냐 , 개를 먹지 않은 놈은 "개"라고 농담을 했다.
(개는 동료의 고기를 먹지 않는다는 설이 사실인지 모르겠다)
그때 회장님을 통해 보신탕을 처음 먹어본 것 같다.
항상 인정 많고 공정했고 성실하셨던 J 회장님,
어느 날 대표로 옮긴 그룹사에서 비자금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회사를 위해 한일에 여러 사람들이 연루되길 원치 않아 회사 대표로 모든 일을 개인 사용으로 인정하고 입을 다물어 버리고 말았다.
1년여 영어 생활.
그 사이 성경을 읽고 지난 삶을 돌아보고 천주교에 귀의했다.
팬데믹 전에도 해마다 연말이면 OB 팀들이 모여 식사하면 즐겨 식사대와 술값을 부담하시던 건강한 회장님이었다.
영전 앞에 예를 표하고 검은 상복을 입고 의자에 앉아 계신 사모님을 보자 갑자기 눈물이 났다.
해마다 부서에서 봄 가을로 야외 등산을 가면 같이 동행하셨던 사모님.
한 가지 인생의 큰 사건을 제외하면 많은 자손들을 두고 이젠 편안한 세상으로 떠나셨다.
슬픔과 고통이 없는 세상에서 영혼이 평안하시길 기도한다.
뜨겁지만 하늘이 무척 맑던 날이다
그리고 삶은 지속된다 -동대문 DDP 건널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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