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테스트 결과 코비드 음성 반응이다.
그래도 하루는 집에 더 있어야 할 것 같아 혼자 현충원을 가기로 했다.
친구가 작고한 지 3년.
8월 21일이 3주기였다.
너무 더워가보지못해 오늘로 날을 잡았다.
흐린 아침날 도로가 깨끗해 달리는 기분이 상쾌했다.
현충원 건너 반포.
친구의 유해는 임시보관소에 있다 이곳"제2충혼당"으로 옮겼다.
충혼당 내부
그는 떠나기 10여년전 작은 시집 한 권을 남겼고 나에게 증정본을 주었다.
"점잖은 학형,
*하느님 영접하시고 부인 만난게 생의 최고라는 형에게"-지은이
*친구는 하나님을 일반 용어로 썼다.
현충원 개방은 6시부터다 .
그러나 충혼당 개방은 9시부터라 시간이 50여분 남았다.
산책 후 빗방울이 떨어져 차 안에서 가져간 그의 시집"사랑하는 사람아"를 펼쳐 읽었다.
<눈물이 나는 날>
큰스님 법체는 꽃가마 없이 붉은 가사에 싸여 차세문을 나서시고
가벼운 걸음으로 타세의 몽암 중생들을 교화하시러
바쁜 걸음 하셨습니다.
중생 머물러 청하는 곳이면 진곳 마다하지 않으셨듯이 , 그토록 바삐 가시면서도
남겨져 허명과 오욕의 삶을 살 우리들 눈길에게 범소유상은 개시허망하니
인연을 살펴 바른 인격의 삶 살라고 자비설법 주셨습니다
초동이라 박명전에는 꼭 되돌아 오시라 인사 올리니
무주당 청화 큰 스님께서는 온화하신 모습으로 바라보며 말씀 없이 웃음만 지으셨습니다.
자꾸 눈물이 흘러서 큰 스님께는 고개를 돌린 채 멍하니 하늘을 보고 서있었지요
바보처럼 초로의 저는요.
<비가>
입춘서고인가
귀목나무 분재가
내게 곁눈질시름 하더니
또, 싹을 뱄다.
가을 보냐며
스스로 작심한 듯
잎 떨구고
한편만 우두커니
그 겨울 견뎌내고는
실연 한 자락 끌어 여미며
더는 사랑에 깨물 지지 않고
울지 않으리라는 듯
부은 눈으로
나를 올려 보더니.
노후농 (본명 노양한 :1947-2020)
충북 청주 출신
경희대 정치학과 졸
박정희 대통령/육영수여사 묘소 참배
기념 식수된 백송
박정정희 대통령 장례시 운구차
아웅산에서 희생된 외무부장관 이범석 , 부총리 서석준의 묘
이승만 대통령/프란체스카 여사 묘소 참배
여기에도 기념식수로 백송이 있다.
헌시 끝구절 :----일원성신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소서...
현충원 정문에서 제일 가까운 사병 묘역. 그 앞에 채명신 장군이 잠들어 있다.
"그대 여기 있기에 , 조국이 있다
(Because you soldiers rest here, our dountry stands tall with pride)"-채명신
현충원을 떠 날 때 빗방울은 멈추고 하늘은 조금씩 벗겨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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