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혼자 차려먹는 아침 식사

Jay.B.Lee 2022. 10. 6. 14:30

직장을  다니던 시절에는 사람이 차려준 아침을 먹고 출근을 했다.

그 오랜 세월 무엇을 먹고 다녔는지 기억이 거의 없다

마치 안사람은  기억하고 내가 기억 못 하는 아이들의 유년시절처럼  모호하다.

토스토 한조각,계란 프라이 아니면 전날 저녁 먹다 남은 국을 데워서 밥 한술 말아먹고 후다닥 출근했을 거라고 짐작한다.

회사에 도착하면 여직원이 타다주는 인스턴트 커피를 맛있게 마셨던 시절이니까.

이 당시는 여직원이 아침 마다 책상 닦고 화분에  물 주고 상사 커피 타다 주어야 하냐고 5급 사원(고졸 입사)들의 노조 태동기가 보였던 때다.

해외로 파견가며 북미 현지 사무실에선 탕비실에서 커피를 나 자신이 가져다 마셔야 했고 또 커피가 떨어지면 현지 직원들을 위해 새 커피를 내려놓아야 했다.

간혹 현지 비서가 자기 커피 가지러 가며  혹시 커피 가져다 줄까요하고 애교스럽게  묻는 경우도 있었지만 한국과는 달랐다.

거의 야근을 매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서가 퇴근하고 나면 팩스고 문서 복사고 내가 직접 해야 했다.

이렇게 저렇게 혼자 하는 일에 익숙해지면서  어차피 혼자 가는 길 , 하나씩 사전 훈련을 경험하게 된 거라 믿는다.

 

혼자 아침을 차려먹기 시작한 시기는 아내가 맞벌이하는 딸이 육아 휴직이 끝난 2년 뒤  그리고 2년간 외손자를 집에서 주중 봐주고 난 뒤  딸이 이사 가면서 안사람이 딸네 집으로 출근하던 시기부터 대략 2016년부터 시작되었다.

나의 아침 식사는 2008년 처음 한 달간 혼자 터키 전역을 돌며 그네들이 제공하는 터키식 아침 정식, "카흐 발트 "에서 상당히 많은 영향을 받았다.

북미의 아침식사 -American Breakfast에서 전혀 느낄 수 없던 아침 식사에 대해 생각해볼 여유를 가졌다.

지정학적으로 지중해에 위치해 지중해 식단 자체도 이웃 나나들과 상호 보완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았을 거라 짐작한다.

신선한 토마토, 오이, 삶은 달걀과 에크멕 (Ekmek:터키 밀로 만든 빵으로 나는 세상에서 제일 맛난 식용 빵으로 인정한다) , 치즈, 차이(홍차)

시리아 국경지대엔 인접한 터키 도시 Mardin 거리에서는 우연히  찻집에 아침 식사 초대를 받았었다.

치즈 두어 조각, 얇은 빵을 찢어  절인 올리브 졸임을 싸서 먹고는 차이를 마시면 그것이 아침이었다.

이란에서 터키로 들어오며 타브리스를 지나 Maku에서 현지인이 나를 데려다 사준 아침 -얇은 빵에 얄 미늄 접시에 담긴 계란 프라이 한 개로 인심만 가득한 초라한 아침의 기억.

혼자 아침을 차려먹으며 터키식 아침에 기초를 두었다.

초르바(수프)에 빵 한쪽 찍어 먹는 것보다 정찬이 더 마음에 들었다.

나의 아침 식사에 빠지지 않는 것 -토마토, 사과, 올리브

토마토는 거의 30년을 먹어 (종종 V8 주스로도 대신해왔는데 더 이상 Costco에서 수입하지 않는다) 온 덕분인지 전립선 문제가 아직 없다.

그냥 먹기고 하고 스크램블로 해먹을 때도 있다.

올리브는 조림이 좋겠지만 비싸고 구하기 힘들어 샐러드용 미국산 캔 올리브를 먹는다.

가족력이 있어 혈관을 깨끗하게 하기 위해 먹되 매일 3개를 먹는다.

완전 숫자가 좋다. 

종종 너트류를 첨가한다. 호두 , 아몬드, 땅콩 등

탄수화물은 최소한 먹고 있으며 베이글을 4분의 1쪽을 크림치즈를 바르거나 집에서 만든 블루베리 잼이나 외국산 잡꿀을 발라 먹는 다

떡 한 조각이 될 수도 있고 남은 밥을 프라이팬에  눌려 먹기도 한다.

계란은 삶기보다 프라이로 먹고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먹지 않는다

커피는 식후 2시간 뒤 마시는 편이 좋다고 하나 아침은 아침 식사 후 금방 마신다.

전에는 코스코에서 스타벅스 원두를 구입해 먹다가 테라로사 원두가 더 입에 맞는 것 같아 바꾼 지 오래다.

펜데믹 기간 동안 카페 방문도 적어지고 식사 시마다 커피잔도 바꿔가며  간혹 머그잔에도 마셨다.

지루함을 떨쳐 버리기 위한 방법이었다 

긴 팬데믹 기간 동안 아침마다 나 자신을 위한 식사를 차리고 식탁에 앉아 감사기도를 짧게 드린다.

이렇게 생존해왔다.

( 간혹 찍어 놓은 아침 식사 사진이 꽤 많아졌다)

 

 

이날은 절인 자두한개  추가.

요거트는 무가당  플레인 요거트를 가끔 먹는다.

은퇴한 영동 동생이  취미로 농사지어 보낸 유기농 블루베리를 넣어 보았다.

당근을 살짝 익히고 남은 밥을 올리브유로 살짝 익혀 소금과 설탕을 살짝 뿌려 빵을 대신한다

교회에서 작은 개인 행사로 준비해 제공하는  떡은  교회에서 절대 먹지 않고 몇 번에 걸쳐 아침 식사 시 빵 대용으로 먹는다

파프리카를 먹을 때도 있고 거의 매일 미국산 슬라이스 치즈를 먹다가 가공치즈의 거부감으로 중단했다.

어느 날 치즈가 먹고 싶어 Laughing Cow 치즈를 구입해 보았다.

 

삶은 햇감자를  그대로 먹거나 기름에 살짝 익혀 먹기고 한다

부부가 둘이서 아침 식사하는 경우는 주말이어서 바바나 한 송이도 먹기가 버겁다.

손주에게 반 잘라 보낸 후  반 개 정도 먹을 때가 있다. 

농협 슈퍼에서 구입한 단호박을 안사람이 쪄 놓고 가면 빵으로 갈음해 먹던 날.

방울토마토가 입에 당길 때가 있다.

데친 브로콜리 한쪽 외 고구마로 탄수화물 대용

커피는 대부분 우유를 데워 넣어 마시나 금방 사온 커피를 개봉하였을시는 블랙으로 마시기도 한다

베이글이 지루할 때 코스코에서 냉장 미니 바케트를 사다가 오븐에 굽는다.

15분 소요되는 것도 불편하나 갓 구운  빵맛은  고소하다

절인 자두 첨가.

제주 흙당근 

 

잘못산 무화과-조금 덜 익었다. 

삶은 양배추 추가.

김치 넣은 늙은  호박국을 추가. 

사과 대신 경상도 의성 자두.

포도 추가.

자색 고구마 스낵

빵 대신 냉장고에 있던 포르투갈 산 에그타르트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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