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기행·산책

길상사의 꽃무릇

Jay.B.Lee 2020. 10. 5. 20:35

 

길상사는  개인적으로 서울에서 제일 많이 방문한 사찰이다.

성북동에 자리 잡아 바로 위로는 우리 옛돌 박물관이 있고 한국 가구 박물관, 근처에 자주 가던 성북동 누룽지 백숙집과 음악 감상실 "리홀 Music Gallery"가 있다.

일 년에 한 번쯤 방문하는 성북동 "빵공장과 면 집도 있다.

특히 길상사는 종교는 다르지만 살아오며 책을 통해 많은 영향을 받았던 법정 스님이 잠들어 계신 곳이기도 해서다.

원래 음식점 건물이 사찰로 변해  전체 건물의 균형을 깨거나하는 요란스러운 건축물이 없어 더 좋다.

올 때마다 법정 스님에게 인사하듯 들려 보곤 한다.

토요일 아침 아직껏 꽃무릇을 제대로 본 적 없는 안사람과 7시 길상사 주차장에 도착했다.

차 몇대만 달랑 주차해있는 주차장.

차가 없는 것으로 보아 우리가 일찍 온 것이 아니라 꽃무릇 보기에 너무 늦은걸 짐작했다.

고창 선운사 ,영광 금 갑사, 함평 용천사가 꽃무릇으로 유명하다.

내가 실제 때를 맞추어 가본 곳은 선운사다

지금은 이곳 저곳에서 꽃무릇 몇 송이 보긴 어렵지 않은 시절.

몇 년 전 동생과 함께 선운사에서 원 없이 보고 사진 찍고 온 터라 나는 괜찮았다.

시들어 가는 꽃무릇으로 사진으로만 보아온 아내에게 위로가 되길 바랬다.

 

 

 

 

길상사 입구에서 방문자 명단을 적었다.

옆에는 예불외 촬영을 위한 방문을 금한다는 안내문이 있다.

대포만 한 카메라를 들고 오는 이들을 위한 안내문이나 실제 이걸 지킬 만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줌 카메라를 들고  기와에 물을 뿌려 흩날리는 물방물 연출하며 사진을 찍는 두 여자의 호들갑 떠는 목소리가 아침 공기를 가른다.

수행 중이니 조용히 해주십시오.

스님 거처이오니 조용히 해주십시오란 안내문이 무색하다.

상식을 뛰어넘는 중년 부인들에게 지나며 한마디 했다.

좀 조용히 좀 해주십시사라고.

부끄러움을 모르는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

 

 

 

시들어가는 꽃무릇에 아침 새벽 맺은 이슬이 남았다. 

모두 모바일 폰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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