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낯선 곳에서 살아가기.

Jay.B.Lee 2018. 9. 6. 05:53

     

지난 겨울의 고덕천


언제나 불이 들어와 있는 다리가 더차갑다 -지난 겨울




      오래전 회사 근무시 한 직원이 생각이 난다.

       그 직원이 서울에서 갑자기 울산 공장으로  발령이 나자 죽을 상이 된걸 위로하면서 해준 말이 있다.

평소 낚시와 등산을 좋아했던 친구라 그쪽에 가면 서울서 가기 힘든 지역의 주변 산들을 등산하고  바다낚시를 하며 보내라고.

그러다 보면 또 기회가 되어 올라오게 될거라 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익숙해진 후에는 울산 생활을 즐겼을 거라고 믿고 있다.


내가 살던 아파트 단지가  재건축에 들어가며  집을 비우고  딸이 사는 아파트 단지와 최대한  가까이 왔다.

위치로 서울이나 바로 옆이 하남인  경계선상으로 낯선 곳이다

다리도 확장 공사중이고 전후 좌우 하늘로 치솟아가는 주공 아파트 재건축 단지내에 갇힌 기분이 들기도 한다. 

이곳에서 나도 장점을 살려 살아야 한다고  다짐은 했다.

지금까지 이사를 한다던지 외국에 갔을 때도 겁없이잘 적응했고  살아가는 방법을 잘 모색해왔다.

나이가 든걸까 .

움직이는 것이 마음에 부담이 되어간다

아내가 맞벌이 하는 딸네 부부를 위해  외손자를 돌봐주어야 하는 계획은 사실 구체적으로 꿈꿔본 적이 없었다.

외손자가 할아버지 ,할머니의 발목을 잡은 셈이다.

아내는 우리 아이들 때보다 더 사랑으로  손자를 돌본다.

사실 자식보다 손자가 더 애뜻하고 이쁜 건 틀립이없다.

내년이면 외손자가 학교를 가는 나이라  손이 덜간다지만 일상의 페턴은 변함이 없다

 아내는 아침이면 딸네집으로 출근 하여 손자를 유치원 버스를 태워보내거나 직접 데려다 준다.

  간혹 집에와 나와 함께 점심을 하거나 딸네집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 회원들과 공부하고 점심을 하기도 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는 게 일과다

아내가 외부 모임으로 태권도장에서 돌아오는 손자를 픽업하지 못할  때는 내가 대타로 가거나 딸네집 이웃 친구에게 부탁한다.

간혹 어쩌다 낮시간을 이용하여 아내와 함께 외출하여 영화도 보고 밥도 사먹기도 한다.

주말이 오면 토요일은  자연스레 아내에게는  특별 휴일이 된다.


조금 있으면 현재 살고 있는 이 곳에 이사온지 일년이 된다.

이사후 집이 정리되자 처음 내가 한일은 600세대 단지를 며칠에 한번씩 아파트 한동마다 돌며 청소 봉사를 해주었다.

건축후  5년여 묵은 쓰레기가  참으로 많이 나왔었다.

내가 살아야하는 아파트라 주민보다 우선 나를 위해  깨끗해야 했다.

봄에 한번 더 해주었는 봄에는 별로 나올것이 없어 다행이었다.

지금은  가끔 우리동 아파트 주변과 넓은 아이들 놀이터만 청소해주는  것으로 일단락했다.

이곳에 이사온 뒤 배운 건 내 나이에 시골에 내려가 산다는건  가장 어리석은 일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변두리에 사는 불편 사항으로 전에는  아파트 단지내 혹은 길건너에서  해결되던 모든게  30분이상 더 소요된다는 거다

지하철역도 더 멀다 .

걷는 게 보약이다라고 즐겁게 걷긴해도 말이다.

이곳은 잘 정돈된 올림픽 공원이나 일자산 공원 대신 한강으로 합류되는 긴 고덕천이 큰 위로를 준다 .

 전에는 집앞 공원숲에 가려 보이지 않던 하늘이 이곳에는 넓게 펼쳐져 하루 몇번씩 하늘을  보는 맛도  있다.

고덕천과 한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을 하거나 운치 있게 걸린 나무다리 위에서 물고기 밥을 주는 게 재미있다.

양재동  costco 보다 가까운 E -Traders가 지척이고 하남 Starfield가 있어 나들이  할만하다.

비록 몇달에 한번 가게 되지만.

도보로 갈 수 있는 주민센터에 등록해 강의를 들으며 배우는 기쁨도 누린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시내 나들이를 줄이게 되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재건축 아파트가 완공 되기 까지  앞으로 3-4년은 더 머물러야 한다

그리고 자문을 해본다.

오래전 직원에게 해준 말처럼  내가 새로운 곳에서 좋은 점을 찾으며 적응해 잘 살고 있는건까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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