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힘든 시기라 요즈음처럼 대출 권유가 많이 오는 시대는 없었다.
담보가 있어도 대출을 받기 힘든 시절이 있었다는 것을 젊은 세대가 알기나 할까.
아주 노숙하고 세련된 텔레 마케터들은 어떤 상품을 설명할 때 상대방이 비집고 들어올 틈을 주지않고 빠른 목소리로 진행한다
전화가 핸드 폰으로 오면 혹 아는 누군가가 ,동창이 전화했으면 어쩌나 싶어 전화를 고분고분 받아 준다.
여자 목소리가 흘러나와도 전화한 텔레 마케터들의 생활 방편이리니 여기고 무조건 뚝 끊어버리지 않는다.
얘기중에 말없이 끊어버리면 기분이 상하여 어떻게 밝은 목소리를 유지할까 싶어 가능한 예의를 지키려 했다.
한번은 전화가 왔다.
속사포 같이 쏟아지는 그녀의 목소리에는 내가 얼마나 이 분야에서 일했으며 얼마나 능수 능난한 사람인지 하는 교만함이 베어있다.
그녀의 열정적인 말에 한가지 가르쳐 주어야한다는 생각에 경청한 뒤에 입을 떼었다.
"그런데 아주머니, 처음에 대출이 필요한지부터 묻고 시작해야지요"
텔레 마케터로 말만 잘했지 다른 곳으로 옮기면 상품의 특성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 여자는 오로지 자기 생각뿐이다.
모든 국민은 돈을 빌려 써야 할 대상이고 바가지를 씌워 수수료를 채워줄 봉으로 생각하고 있다.
여자는 교훈을 통해 스스로 맥빠지는 일을 피하게 되었다면 내가 일조 한 셈이다.
어느 여자분이 전화를 했다.
"혹 대출이 필요하신가요?"
"아니요, 대출이 필요없습니다."
"년 이자울이 5-6% 인데 <이래도> 않쓰시겠어요?"(표면 금리외 고율의 대출 수수료가 숨어 있는 법이다)
아 ,이 여자도 모든 국민이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의 강압적인 무례함을 떠나 그녀의 적극성에 점수를 주며 참아야 했다.
어느 날 한 여성에게서 전화가 왔다.
"대출이 필요하신가요?
"저 대출이 필요없는데요"
"네"하고 끊는 것이 통상이건만 이 여자는 한마디 덧붙였다.
"좋으시겠어요~"
내 얼굴이 않보이고 자신의 얼굴이 않보인다하여 말이 좀 그렇다.
진정 부러움인지 빈정대는 것인지 구분하기 어려운 목소리였다.
전화한 여성의 목소리로 미루어 한동안 기름지게 잘 살다가 지금은 힘들어진 40대 초반으로 짐작이 간다.
이번에 남자 목소리다.
무슨 소린가 들어보자 파산 절차를 밟으시려면 자기네 회사를 이용하면 어떻냐는 것이다.
"야 ,자식아 !"
참지 못하고 욕이 먼저 나가고 말았다.
얘길 듣고 보니 내가 '파산 대상자'라는 얘기 아닌가.
국민 모두가 금융 대출 대상 차원을 떠나 이제 가계 대출로 인한 파산대상자로 여긴다면 심각한 문제다.
새로 마련한 스마트 폰에 모두 다 스펨 전화로 등록해 버리자 더 이상 전화를 받지 않아도 된다.
정통 은행권의 대출 권유 메세지마저 돌려 놓은 지금은 평상심을 유지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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