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강릉 동양 자수 박물관

Jay.B.Lee 2012. 9. 22. 07:12

      

이번 강릉 여행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카페 "보헤미안"과   "강릉 동양 자수 박물관"이었다.

선교장과 오죽헌 그리고 참소리 박물관은 오래전 다녀갔던 곳이어서  시간 있으면 보고  않보아도 그만이었다.

10여년전 무형 문화재 전수관에서 명인 한상수 여사의 작품을 보고 작품을 사러 간곳이 청담동 가게였다.

그 후 자수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과거 조선 여인들의  생활에서 울어나온 예술혼에 대해 깊은 감명을 받았다.

어머님이 생전 만드신 두개의 작품 -모란과  무궁화로 수놓은 한국지도가 집에 늘 걸려 있었다.

제주도와 을릉도엔  꽃잎 하나,나뭇잎하나가  떨어져 있었다

1930년대 유행했던 근대 작품이다.

어머님이 돌아 가신후 지금은  동생들이 어머니를 추억하며 하나씩  소장하고 있다.

일년전 생겼다는 강릉의 박물관 주소를 치고 GPS를 따라갔다.

도로에 보이는 강릉 자수 박물관 표시판을를 따라가자 강릉 예술 창작인촌건물이 갑자기 등장한다.

자수 박물관표지가 없다.

골목길로 나가자 바로 오죽헌이다. 

우선 오죽헌 주차장에 차를 주차했다.

 오죽헌 주차장엔 배롱나무(백일홍 나무:강릉시 市花)들이  마지막 햇볕에 붉게 남은 마지막 꽃들이 버티고 있다.

오죽헌 주차장에서 자수 박물관 10미터 표지 방향을 따라 다시 온 골목길로 들어섰다. 

아무래도 예술인촌 건물에 있을 것 같아 1층에 로비에서 만난 여성에게 자수 박물관이 어디 있는지 물었다.

2층으로 가라고 친절히 가르쳐 주었다.

처음 오는 사람들이 눈감고 찾아 갈수 있어야 하는데 뭔가 잘못되어 있다. 

2층에   매표소 아주머니께서 학예사이신지 관람객인 우리 둘만을 위해  한국자수과 중국,일본 자수에 대해 친절히 개괄적으로 설명해 주었다.

가능하면 눈으로만 보는 것보다 듣고 보면 더 흥미롭게 보이고 그 배경으로 인해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박물관은 거대한 규모는 아니나  자수 하나로 된  사설 박물관 내용으로 치면 결코 작은 박물관이 아니다.

단지 공간을 적게 사용했을 뿐이다.

연대(원주) 안영갑 교수가 30여년간 수집한 소장품이  2,600여점이라고 한다.

그 중 일부를 전시를 한 것으로 그 다양함에 입이 벌어진다.

자수는 이화여대 복식박물관이나 경기여고 박물관에서 조금 씩 볼 수있고 궁중 의복을 전시한 숙대 자수 박물관이 큰 규모다.

  소장품의 다양성에서는 강릉이 한국 최대 규모다

서울 한국 자수박물관(논현동 89-4 서진 빌딩 4층.무료)도 작지만 충분히 가치 있는 것만 전시하고 있다.

서울 북촌마을에 자리한 한상수여사의 작품 연구소가  문제되어 없어졌는지  궁금하다.

작품을 볼 때마다 수집가들이 대부분 다 그렇듯 남이 보기엔 다 미친 사람들이다.

 수집에 미쳐 대부분 전재산을 팔아 산다.

그리고 혼자서 보기가 죄송스러워 박물관을 세우고 나중에는 결국 자기물건이 아님을 깨닫고 대부분 기증하고 만다.

내 것이 어디 있으며 잠시 우리는  잠시 맡았다 돌려주는 청지기임을 깨달아서일까 

아마 안영갑 교수님도 수집가로서 사명감을 갖기까지 그런 분일것이라 존경심에 경외감 까지 든다.

자수는 여인이 놓는 것이지만 논현동 자수 박물관 관장이나 안영갑 교수나  수집가들은  남자다.

여인네의 체취가 배인 이면에는 조상들의 한 땀 한 땀 혼이 어린 물건에서 여전히 어머님에 대한 그리움이 남아있는 걸까?

 

 

 길옆에 보이는 베너가 유일한 동양 자수 박물관 표지다.

  

예술인촌 앞  작은 건물이 앙증스럽다.

먼저 생겼을 안내판 밑에 다시 "동양 자수 박물관(2층)"을 새겨 써 넣어야 한다.

 

 

뒤에 보이는 작은 인형들은  한국전쟁후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의 표시로 드린 인형으로 순전히 손으로 만든 것이다.

몇십년이 흘러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사연을 가지고 있다.

인두판과 늦게 들어오는 서방님,아버님을 위해 아랫목에 밥주발을 쌓아 두던 보온용  식기보.왼쪽은 다리미판  보관집.

 

왼쪽 버선 본 보관집.나무처럼 생긴 것은 열쇠고리 장식품.바늘 꼿이라고 부르지 않고 바늘 방석이라 불렀다.

어머님도 작은 것을 하나 가지고 계셨는데 안에는 바늘이 녹슬지않고 잘 들어가고 빠지라고 머리카락 뭉치를 모아 사용했다.

유럽 ,북미 자수로 한동안 한국에서 유행하던 십자수도 있다.

조각 보자기

전시관 전경

민화 같은 자수.양귀비 꽃이 너무 아름답다 

장수를 기원하며 한국인들이 즐겨 장수 ,화목의 소재로 사용한 학 .항상 암수 두마리다.

아주 오래된 수틀.

 

베게,목침 -한군데 모아 놓으면  예술이다.

인간은 잠을 통해 건강을 얻는다.수복 강령 부귀 영화가 전부였던 시대.

오른 쪽  근대 작품인지 물위에 쪽 배와 구름과 별이 보이는 특별한 자수도 있다.

 

흉배.

 

후수-대신들이 관복을 입을시 허리뒤에 내리는 장식이다.

사진에 빼어 놓은 것으로 신사임당으로 전해지는 초충도(草蟲圖:풀,꽃,벌레,나비등) 8폭 자수병풍이 멀리 보인다.

원본 아닌 모사품을 전시중이다.

이 초충도를 기본으로그린  커다란 곱디 고운 면수건을 오죽헌앞 커피전문점 앞에서 10,000원에 판다.

색실 누비 쌈지.오방색실로 바느질 사이에 한지끈을 꼬아 습기를 제거하고 입체감을 주는 기하학적 문양으로 제작(설명문에서 )  독창적인 쌈지가 되었다.

 

 

외국인이 작가가 누구냐고 물었다는 강릉 수 보자기.

평범한 조선 여인네들이었다는 대답에 한국 여인들이 가진 예술성에 감탄 했으리라.

아마 자수 보자기에서 예술성에 관해서 말한다면 현대의 미학적 디자인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 작품이다.

한국의 수보자기는 외국의 전시회에서도 찬탄을 받는 작품들이다.

현대 작품에서 많이 모방하고 인사동 자수작품 집에서도 비슷한 것들을 상품화하여 팔고 있다.

 

 

 

옛 조선 시대에 남자가 자수를 놓았다 한다.

 만든 작품들은 궁중에 바치는 것으로 대부분 사십을 넘지 못하고 단명했다고 한다.

직업이지만  쪼그려 앉아  하나 하나 완성하는 재미에 빠지다 보면 운동할 시간이 없어 단명했을것으로 짐작해 본다.

 

 

타래 버선 이라고 처음 들어 보는 용어다.

앙증맞은 버선을 신었을 아이들은 어느 집안 아이였을까 

골무를 보면 어머님 반짓그릇 속에서  굴러 다니던 어머님 물건 같다.

네모난 나무판 실패대신 자주 사용하는 검정 ,하얀 두가지 실패  -처음 본다.

 

 

 

 

 

일본 중국  자수 전시관

일본에 자수를 전해준것이 백제시대라고 일본측에 기록 되어 있다 한다.

문화를 받아들이면 자기들 나름 대로 독특한 기술과 문화를 이루는 일본이다.

단순미와 정교함이 우리와 달라 우리와 전혀 다른 자수가 되었다. 

 

선물을 보낼 때 선물 상자를 덮던 보자기. 선물 전달후 다시 회수하며 부잣집에는 10여개의 덮개 보자기가 있었다 한다.-일본 자수

중국 자수. 부채집을 자수로 놓아 사용할 만큼 높은 문화 수준이다.

 

중국 궁중 유물로 용의 머리는 입체적으로 만들어졌다.

중국 자수

중국 자수.

중국 베갯모

 

세한도를 연상시키는 작품. 언뜻 보기엔 수묵화 같으나 붓으로 그린 것처럼 만든 엄연한 자수다-중국 자수

2층 복도에는 근대 작품인 횃대보와 밥상보(먼지나 파리를 막기위해 차려놓은 밥상위에 덮는다)가 있다.

횃대보-방벽에 걸린 옷가지나 싸 놓은 이불을 덮는 대형 보자가로서 침실의 양복장이나 이불장 역할을 하면서 부부간에 화목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장식적인 역할을 연출한다.문양 내용은 기복신안이 주류를 이룬다-박물관 설명문에서

    

1층 창작인촌의 공방들.

처음 의도와 다르게 활성하지 못한 모습이다.

작품들은 분명 뛰어 나고 예술적이며 상품성은 있다.

강릉시 관광과에 전화를 해주어야겠다.

전시된 그릇이 예뻐 아내가 사온 접시. 물컵 두개도 샀다.

여행이라면 먹고  보는 재미에 물건 사는  재미가 곁들여져야 완벽하다.

한지로 만든 작품들

 

 

창작인촌 밖 작은 건물 -실과 바늘. 문은 닫혀 있다 .

가을빛 속에  매달린 수세미 꽃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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