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강릉 맛기행

Jay.B.Lee 2012. 9. 22. 06:19

 

사진 : " 옛 카나리아" 집의 대구 머리찜-가장 작은 小자 20,000원

 

강릉을 여행하기로 계획하고 주중에 겨우 이틀 여유를 내었다. 

토요일까지 포함하면 좋으련만  가을이 다가오고보니 토요일마다 연이은 결혼식이다.

가장 좋은 때,가장 여유가 있을 것 같은 계절에도 이런 일 저런일 ,손자일로 부부가 여행을 하기가  쉽지않다.

눈을 질끈 감으면 되지만 어디 사람일이 그런가

강릉을 오가기가 여러번이다.

그래도 무언가 미진한 구석이 있어 정리하는 마음으로 다시 보고 싶은 곳,먹고 싶은 것을 검색해 보았다.

옛부터 유명했던 음식점을 제외하고  새로운 곳을 찾아 가보고 싶을 정도로 끊이지 않는 호기심은 여전하다.

우린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입을까 염려말아야 한다.

그래도 여행길엔  맛나고 얘기거리가 될만한 음식은 찾고 싶었다.

부부가 활어를 좋아하지 않아 바닷가 여행길에 항상 횟집은 제외다.

강릉 초입에 위치한  성산면 구산리 마을 "옛카나리아"에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커피 박물관 안내판이  보이는  길을 따라 가면 오른 편에 간판이 보인다.

 주방입구에서  신발을 벗고 주방 바닥에서 다시  키를 숙이고 작은 방문을 통해 방안에 들어갔다.

새로 바른 한지 벽지 위에< 1박 2일 촬영장소>라고 안내판이 붙어있다.

벽에 홀 아주머니를 간절히 구한다는 광고가 붙은  것을 보면 장사가 엄청 잘되는 모양이다.

돈 좋아 하는  연변 아주머니들도 이 먼 곳까지 미치지 않는다

 양이 적은 편이어서  제일 작은 것을 주문했다.

대구 머리위에 놓인 벌건 콩나물 이 아구찜을 생각하면  맵지 않다.

허리우드 극장 옆 아구찜집 할머니.

조금 덜맵게 해달라고 하면 '그러면 맛이없는데요' 하며 자기 맘대로 만들어주던 고집쟁이 할머니였다.

아주 오래전이라 지금은 이세상 사람이 아닐거다.

저 세상에서는 매운 것을 못먹는 사람도 있다는 걸 인정해 주었으면 싶다.

콩나물 대가리는 따지 않고 그대로다.

감자 한알과 검은 모기버섯이 군데 군데  들어 있다.

눈이 나빠진 탓에 먹다보니 검은 대구 껍질과 모기 버섯이 구분이 않되 편하다.

가늘고 작은 떡볶이 가래가 몇개 고명처럼 섞여 있다.

소자라 대구머리에 살을 겨자 간장에 찍어 먹을 여유가 없다.

녹말가루를 쓰지 않아 반짝이거나  걸죽한 맛이 전혀 나지 않는다

조미료 맛도 전혀 나지 않는다.

식사를 마치자 그사이 새 손님들이 어둠 컵컴했던  방까지 불이 켜지고  야외 탁자까지 빈자리가 없다. 

일찍 식사를 마친 우리라  맘씨좋게 생긴 주인 아주머니에게 안사람이 물었다.

왜 식당 이름을 하필 "옛 카나리아"로  지었냐고.

대구머리찜집에  카나리아가 어울릴만한 이름인가.

 또 "옛" 카나리아는 뭔가.

강원도 토박이 아주머니는 17년전 영업을 시작할 때 작명소에 의뢰해서 지은 이름인데 지금 아주 대박났다고 한다.

강원도 사투리가 들어간 말씨가 약간 웃음이 난다.

아무래도 작명한 작자가 장난조로 지어준 이름 같다.

지금도 있는지 모르나 서초동 팔레스 호텔 옆골목  주택에 붙은 손바닥만한  간판 라이락"집은 보신탕으로  서울에서 식도락가들에게 명성이 자자했다.

어디 5월의 향내 주인공인 "라이락"이 멍멍탕과 상관 관계를 이룰 말인가.

현대는 꿩잡는게 매라고 고상한 이름이 요상한 음식점에 붙어 성황을 이룬다. 

찜에 미나리가 들어가지 않는 것은 질겨져서 같이 얹지 않고 국물만 쓴다고 한다.

물김치가 시원하고 맛이 있다.

아직 의식이 못미쳐 사람 둘에 물김치 한그릇이다.

양이 적게 주어도  한사람앞에 한그릇씩 나누어 주었으면 싶다. 

대박난 집 치곤 주인 아주머니가 수더분하고 겸손하다.

 

 

전화)033-641-9502

 

 

길건너로 남대천이 흐른다.

연어가 올라 온다는 남대천이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던차 궁금증이 풀렸다.

 

성산 초등학교 자랑인 뒷동산의 소나무 숲 .

남녁엔 귀한 솔밭이 강릉엔 차고 넘친다.

하회 마을의 강변 소나무 숲,군위 마을 입구의 소나무 숲,충북 영동 양산면 송호리의 솔밭,지리산 자락 마을에 있던 솔숲.

그것이 내가 본 전부다.

 마을처럼 성산 초등학교 소나무 숲 공원은 결코 작은 규모가 아니다

 학교 옆으로는 남대천이 흐르고 솔밭 가운데에는 약수가 나온다.

저녁 식사를 위해 찾아간 "농촌 순두부집".

입구 유리창안 에서 아주머니 한분이 두부를  만들고 있다.

만화 식객을 끝가지 다 본 것은 분명한데  기억이 나지 않는 농촌 순두부집이다.

순부두를 맛보기위해 재작년 찾은 "400년 순부집"과 다른 곳을 가보고 싶었다.

청국장 간판이 밖에 크게 걸린 것을 보면 뭐가 주종인지 종잡기 어렵다.

양이 많아 보이는 순두부 정식(13,000원)보다 보통 순두부(8,000원)를 주문했다.

붉게 양념한 순두부와 그냥 흰 순두부가 있으며 각 일인분은 않된다는 종업원 얘기다.

손님 주문 대로  만들어 주는 양수리 기와집 순두부집도 있는데 이곳은 분명 로마다.

이곳 순두부 맛은 숭글 숭글하게 부드럽고 구수하게 씹히는 맛이 서울과 완연히 구분된다.

배울 걸 배워야지 전라도처럼 많은 반찬이 나오다니.

비싼 야채 탓으로 몇장 나온 상추에 검정 "빡빡장"을 싸 먹으면 깊은 된장의 맛이 어울어져 입맛이 돈다.

검정 된장이란 선입관에서 오는 짠 맛이 없어 더욱 좋다.

검은 빡빡장에 박아 두었던 커다란 고추도 맛있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원조인 "초당 할머니 순두부"를 찾아야겠다.

강릉시 초당동 308-1번지 동화 가든 옆 .(Tel:033-653-0811)

길건너 엄청나게 큰 교회가 있다.

 

 

순두부집이라기 보다 냄새없는 "차현희"청국장집이다.

쌈장은 강원도 사투리로 빡빡장이라고 한다.

빡빡하게 끓인다고 해서 빡빡장이라는 설명이 붙은 사진.

빡빡장도 파는데 청국장 주문시 같이 주문하면 보내준다고 한다.

 

사진:곰치국

강릉의 맛을 본뒤 동해시 감추사 가는 길에 들려 곰치국을 점심으로 먹기로 했다

해안 도로를 따라 천천히 가며 전에 비해 많이 발전하고 변화된 모습을 본다.

돈벌이가 된다면 청결과 주차장 확보가 우선이라는 인식이 많이 박혔나 보다.

한 단계 더 오르기를 원한다면 아름다움이다.

동해시 묵호진동 어달항이다.

햇볕이 따가운 날,평일이라 주차장이 한산하다.

"화성 횟집"

유리창 에 MBC,SBS,KBS에 방영된집이란 작은 광고판이 붙었다.

아내가 주문해 놓은 곰치국.

여름한철도 지나고 주말도 아닌 늦은 시간 나이든 아주머니 한분만이 우리를 맞았다.

두사람앞으로 가져다 주는 반찬이 인심이 넘쳐 오히려 낭비란 생각이 든다.

열무 얼갈이 김치,오징어 젓갈이 입에 착 붙는다.

스텐리스 양푼같은 큰 대접에 곰치국이 한가득 담겨 나왔다.

곰치와 알이 들어간 국에서 비린내가 풍겨온다.

바다 내음이고 곰치 냄새다.

곰치와 알과 신 김치가 들어간 붉은 곰치국이다

사실 기대했던 "맑은 국물 곰치국(지리)"이 아니다. 

포항 출신 안사람 친구가  10여년전 무를 넣고 끓여준 시원한 곰치국을 예상했었다.

현재까지 본 생선중 가장 흉직하고 보잘 것 없는 곰치가  희소 가치로 비싸졌나 곰치국이 12,000원이다.

곰치국이 아닌 "김치국" 으로 부르는 편이 나을 만큼 김치가 많이 들어 맛이 강하고 짜다.

곰치는 사시사철 잡힌다는 주인 아주머니 말이다.

오징어 젓갈이 무지하게 맛있다.

수족관에서 산놈이 죽으면 즉시  무침으로 변하는 오징어 신세란다.

 아내가 주인 아주머니를 졸라 기여코 맛난 오징어 젓갈을 조금 샀다.

화성 횟집을 나서자 옆집이 "동해 바다횟집" ,그 옆집이 "대송 곰치국" .

모두 곰치국 전문이다.

대송 곰치국 유리창에도 KBS,SBS,MBC에서 방영된집이란 간판이 붙었다.

두집 가운데 위치한  "동해 바다 횟집"에는   앞으로 "MBC,KBS,SBS에서 방영될 집"란 간판이 붙어 있다.

그 밑에"가장 양심 있는 집"이란 부제가 붙었다.

두 집다 거짓말쟁이란 얘긴가 쓴 웃음이 난다.

 

P.S:강릉 지방을 여행하는 동안  이제 지방의 토속음식 에 대한 매력이 많이 줄었다

이제 서울에서 늘 먹는 것을  먹는 편이 편하다.

동래 파전,부산 곰장어(먹장어) 구이,진안 애저,진주의 냉면,나주 곰탕,무주 마칼국수,서산 밀국 낙지탕 정도로 족해야 한다는 시기가

가까워 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