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지하철 노약석에서 소리지르는 노인네

Jay.B.Lee 2012. 9. 13. 20:51

지하철의 노약석 문제로 가끔 시비 기사도 나지만  대체적으로 안정되어 가는 추세다.

 젊은이들도 떼거리로 역성드는 노인네들에게 봉변을 당하기 싫은지 더 이상 앉지 않는다.

가끔은 빈자리라고 노인이라고 부르기엔 이른 사람들이 앉는 경우도 있다. 

나의 일도 아니고 노인의 기준이 모호해서  시비걸 형편은 못된다.

한 낮시간에  두 청년이 노약석에 앉아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다.

어디서 왔냐고 묻자 홍콩에서 왔다고.

이자리들은 항상 비워두어야 한다고 그림을 가르키며 얘기하자 일어나려 한다.

하루 종일 걸어다니느라 다리가 몹시 아파 아무 생각없이 앉은 모양이다

우리나라  손님이니 그냥 앉아 있고  다음부터 그러지 말라고 주의를 주었다.

관광객이 남의 나라에 와서 예의에 어긋나게 행동하면 사실 혼내줄 필요가 있다.

 

시간이 흐르다 보니 지하철에서 양보 받을 나이도 ,양보해줄 나이도 아닌 나이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임산부나 아기 ,어린이를 안은 엄마에게 양보를 한다

젊은 사람들이 일어나지 않는데 나라도 양보해야 한다.

지하철에서 서가는 동안 임산부가 탄다거나 하면 혹 혼잡해서 ,못보아서 승객들이 양보하지  않은 경우, 오지랖넓게 내가 나서 양보받아 자릴 마련해준 적이 몇번있다 .

물론 가능하면 기분 좋게 양보 받는 다. 

몰라서 미리 양보 해주지 못했어도 임산부는 대부분 인정하여 불쾌해 하지 않아 다행이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아기를 가진 "애국자들"에게 투덜 댄다면 정말로 대한민국 국민의 자격이 부족한 사람이다.

 

어제 저녁  노약석 앞에 서서 책을 읽으며 집에 오는 동안  지하철에 막 올라탄 키 큰 노인네가 다짜고짜로 내 앞 노약석에 앉은  아가씨에게 소리를 질렀다.

"아가씨 , 거기 자리에서 일어나!"

순간 키가 크고 갸날픈 아가씨의 눈에 당혹한 빛이 역력했다.

"환자이잖습니까.서서 흔들거리면 팔이 몹시 아픕니다."

내가 즉시 나섰다

그제서야  어깨부터 팔까지 팔 보조 걸이를  하고 앉은 아가씨 팔이 눈에 들어오나 보다.

"젊은 사람만 보면 무조건 일어 나라고 그럽니까.잘 보지도 않고서"

 그 키큰 노인네 무안했는지 정말 좌석에 앉고 싶어 안달이 났는지  지하철  옆칸으로 도망가 버렸다.

늙어 가는 것이 자랑이 아니다.

"아가씨,잘못보아  미안해요"라고 사과를 하면 어디가 덧나나.

하긴 사과할 정도의 사람이라면 애초부터 소리지르지를 않았을 거다.

늙은이라고 굳이 대우받으려는 자세를 버려야 한다.

"노약자석"을 교양없는 노인들은 "노인석"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노약자석-노인,임산부,환자,어린이를 위한 자리다.

젊은 여인이 앉았으면 우선  배가 부른지부터 볼 일이다.

그 다음엔 환자가 아닌지 눈여겨 봐야한다.

노인이라고 무슨 권리인양 소리만 질러댄다면  "늙으면 죽어야 된다"고 뒤에서 소리가 나는 법이다.

존경 받는 노인으로 늙어가는 일도 쉬운 노릇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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