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벼락맞은 골퍼

Jay.B.Lee 2010. 7. 17. 06:46

어제 골프치다 벼락을 맞았다는 기사를 보았다.

경상이라니 다행이다.

아마 그들에게 골프치다 벼락맞은 이야기는 "홀인원"을 했거나 생애 처음 "싱글"을 친 얘기만큼 두고 두고 죽을 때 까지 화제로 삼을 것이다.

한국인들의 골프 실력이 월등히 높아진 것은 이런  골퍼들과 골프장의 덕택이다.

우리나라에선 어지간한 비에도 골프를 쳐야하고  Rain-Check을 해주는 클럽이 드물다

겨울에도 골프치는 한국인들과 겨울에도 오픈하는 골프장의 모습은 북미사람들에게 미친짓이고 기이하게 보인다

북미에선 겨울엔 골프장 보호를 위해 완전히 문을 닫는다.

 다만  클럽하우스중  특별한 파티 행사시만 문을 열 뿐이다.

긴 겨울 감각을 잊지 않기위해 골프채를 매일 만지며 보내던 북미 교포에 비하면 서울의 골퍼들은 행복한 편이다.

겨울에도 휠드에나갈 수 있고 스크린 골프 연습장에서 칼을 갈 수도 있고 "닭장(Drive Range)" 속에서 볼을 날려 볼 수도 있다.

또 여유가 있다면 가까운 동남아로 날아갈 수 있을 것이다.

8월 뜨거운 여름날 2시경 캐나다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던중 우리를 포함 앞뒤팀 모두 한국인 밖에 없다는 것을 알았다.

캐나다인에게도 아주 인기있는 27홀  Semi -Private 골프장이었는데 아침 스프링 쿨러로 촉촉해진 잔디에서 올라 오는 후덥지근한 열기로 인해 싸우나탕이 따로 없는 그런 날이었다.

골프를 좋아하는 캐나다인들도 그런 시간은 피하고 싶었을거다.

좁은 땅에서 자라온  한맺힌 한국인들에겐 더위도 불사하는  미친짓같은 정열이  있었다.

산이 없는 토론토에서 벼락이 치면 캐나다 골프장은 더욱 위험하다.

벼락이 주변 나무를 때리던 날  언덕 그린 주변에서  골프를 치던 주재원 친구들은 혼비백산하여 골프채를 내팽개치고 모두 낮은 포복으로 기어나와 목숨을 구했다 한다

 군대서 받은 훈련이 실전에서 가장 유용했던 순간이었다.

온타리오주 에서 가장 유명한 일간지" Toronto -Star" 에 골프장에서 벼락을 맞은 부인의 사진과 인터뷰기사가 났다.

 " 평생 그렇게 골프를 좋아 하더니 남편은 골프장에서 죽어서 원은 없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달래는 부인의 이야기다.

죽음 앞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슬픔을 달래던 부인이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그런 말을 해도 ,그런 기사를 내보내도 욕을 먹지 않는 사회다.

기후 변화로 점점 더 벼락이 잦아지는  우리 나라다.

장마철 골프를 좋아하는 골퍼들은 벼락 맞아 죽을 확율이 로또 당첨 확율보다 높다는 것을 특히 명심해야 한다.

또 그런  유머감각을 가진 부인이 없을 것이고 보면  더욱 피해야 할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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