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까이 있는 오리 대감집 충현 박물관을 가본다고 차일 피일하다 안사람과 오후 집에서 출발했다.
어릴때 읽은 야사에서 어떤 정승이 은퇴후 비가 새는 초가에 살았다 했다.
바로 그분이 오리 이원익 대감(1547-1634)으로 광명시 종택을 둘러 보기로 했다.
서부 간선도로를 따라 금천교(시흥대교)에서 우회전 가리대 삼거리에 이르렀다.
선진국 같으면 이곳에 미리 작은 안내판이 하나 있을 법도 하다.
늘 배려를 기대하는 나에게 문제가 있는 것일까?
가리대 삼거리 주변은 한창 공사중이고 서면 초등학교를 지나자 커다란 안내판이 보였다.
북쪽 종택과 묘지를 둘러사고 있는 돌담벽이 어찌 큰고 높은지 유럽의 작은 성채만하다.
개발에 밀려언덕이 깎여 나가 돌담벽이 높아 보인다.
이원익 대감은 태종의 12번째 아들 익령군의 4대손이다.
선조 ,광해군 ,인조 3대에 걸쳐 영의정 했으며 임란왜란과 인조반정이란 조선조의 격변에 시대에 사신 인물이다.
우의정 ,좌의정,영의정을 역임하였다는기록보다 청백리로서 산 생애가 더 돋보인다.
오죽하면 임금님(인조)이 비새는 집에 사는 대감이 보기 딱해 작은 집(관감당)을 지어 하사 하셨을까.
전시관을 돌아보며 글자 그대로 백성을 사랑했고 책임감과 정의감이 투철하고 성품이 소박하고 검소 하신분이었다는 것을 확인 할수 있었다.
남인 유성룡과 서인 이항복,이덕형과도 가깝게 지냈다니 당파를 초월하신 그분의 인격과 성품을 짐작할 만하다.
요즈음에도 그런 인물이 참으로 귀한 세상이 아닌가.
한당에서도 누구 계열,누구계열 나누어 줄서는 세상이다.
역사는 있으되 항상 역사를 통해 진리를 배우지 않는다는데 모순이 있다
전시실을 돌아보며 오리 대감이 남긴 유서 만으로도 후세에 한줄기 빛이 되었으면 싶다.
다녀온지 이틀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소식을 들었다.
인조께서 이원익에게 하사한 관감당(觀感堂)
전시실 입구의 오리 이원익의 소개문.
"일생동안 청빈한 삶"을 살았다는 대감이다.
역사를 더듬어 보건데 뇌물을 먹은 이들이 큰 업적이루고 훌륭하게 살았다는 기록이 없어 얼마나 다행인가.
충효,형제간의 화목,사리사욕으로 남의 원한을 사지 말라.-변하지 않는 진리다.
87세에 돌아 가셨고 대대로 장수하신 것을 보면 선대의 유업을 받들어 욕심 없이 살다 보니 오래사셨나보다.
21세기에도 풍수가들이 설치는 세상에 오래전 이미 깨달으신분이다.
조상 묘자리나 호화롭고 크게 꾸미고 은퇴후 살 집이나 크게 지었던 과거 대통령들이 한번이나 읽어 보았던들 그런 망신살들은 면했을 것이다.
후손이 잘되어 묘자리가 좋아졌는지 묘자리가 좋아 대통령이 되었는지 명당이란것이 웃기는 얘기다.
몸을 닦는데는 욕심을 적게 하는 것보다 더한 것이 없다.-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욕심 때문에 패가 망신을 해왔는지.
하나의 이익을 일으키는 것이 하나의 폐단을 제거하는 것만 못하고 한가지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 한가지 일을 줄이는 것만 못하다.
오래전에도 대감은 관료사회의 비효율성을 알고 계셨다.
지금의 국가 공무원들이 특히 배워야 할 사항이다.
후원에서 본 감관당 .건축 양식이 경상도 안동 일대의 양반댁 세도가의 집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종택-근대식 한옥의 단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다.
전시실 구석에 자리한 수집한 골동품의 하나.
보통 다듬이돌은 배가 볼록한데 이것들은 바닥이 판판하고 무늬까지 있다.
무슨 용도 인지 생전 처음 보는 물건이다.
오랫만에 제대로 된 석인을 구경했다.어린시절 무덤에 흔하던 석인들이 모두 훔쳐가서인지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다.대부분 일본으로 반출되었을 것이다.
말없이 죽은 자를 지켜보던 그들이다. 그들은 모든 진실을 알고 있다. 단지 말이 없을 뿐이다.
충현 박물관은 광명시에서 지원을 받는 문화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박물관 자체가 주위 아파트에겐 좋은 경관을 제공한다.
박물관 내 숲속의 어색하고 촌스러운 전등은 교체하고 어린이나 단체 관람객들이 앉아 먹고 마시는 의자도 다른 디자인으로 교체해야 한다.
소화기는 받침대 없이 그냥 있다.
박물관과 어울리지 않게 유치하게 만들어 놓은 스텐리스 안내판도 교체해야 한다.
소박하고 작게 만들어 설명해 놓아야 돋보이는 것이지 안내판이 크고 번쩍거린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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