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온,사는 이야기

소리와 오디오

Jay.B.Lee 2009. 1. 5. 19:16

 

"소리의 황홀"의 저자 윤광준씨가 쓴 글을 보면 오디오 전문가중에 소리에 미친 사람(audiophile)들은 그 소리의 미세한 차이를 느끼기위해 하나에 100만원이나하는 케이블을 사는 데 주저하지 않는 다고 한다.

스피커도 업 그레이드를 못하는 나로서는 케이블은 언감 생심이다.

한번은 소피텔 엠버서더호텔과 코엑스에서 열린 오디오쇼에서 한쌍에 1억원이라는 스피커의 소리를 듣고 와서는 한동안 괴로웠다.

이런때는 한동안  귀를 막고음악을 듣지 않은 것이 최상이다.

처음 오디오를 마련 했을 때 는 국내산 인켈 이었다.

하숙생시절 금성 FM 스테레오라디오(74년 30,000원으로 지금은 현재 그가격의 라디오도 그당시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로 음악을 들으며 직직거리는 잡음에 안테나를 이리저리 돌리다가 처음  워커멘의 스테레오 카셋트 소리를 들을 때만 해도 한동안 귀가 화려했었다.

 그래도 귀에 쨍쟁거리는 이어폰 보다 깊은 맛이 나는 큰 스피커가 유리하다.

80년대 아파트 같은 단지에 안사람 친구가 있어 집에 초대받아 갔다가 그 친구남편의 유일한 취미 오디오세트를 보았다.

유일한 취미라고 하는 것은 그가 외식이나 여행을 싫어 하고 오직 소리에만 매달려 살아서다.

독일 지멘스 한국지사 에서 컴퓨터 엔지니어로 일하던 그는 오디오에 일가견이 있어선지 집에 번쩍거리는 진공관 엠프가 있었고 보조 엠프도 있었다.

툭하면 돈모아서 보다 고품질 엠프와 교환해온다고 했다.(오디오 상들은 신상품 보다 중고 트레이드에서 상당히 재미를 본다)

이미자씨의 가요판을 틀어도 소리가 틀리다는 LP를 그의 오디오로 듣고 난후 집에와서 인켈을 내던지고 싶었다.

귀만 버리고 왔다는 표현이 정확하다.

사람들은 10만원자리 점식식사를 한후 저녁으로 5,000원짜리 된장 찌개,자장면은 먹을 수 있어도 귀를 고급화해놓으면 아래로 내리기란 정말 괴롭다.

오래전 어느집에 초대받아 갔다가 3만 5천불짜리 "멕켄토시" 오디오 소리를 듣고는 자괴감에 빠진 적도 있다. 

소리광들은 CD보다 LP소리에 집착한다.

그러나 시대가 시대니 만큼 편리성과 음질의 깨끗함에 굴복하면 CD를 용서해줄수 밖에 없다.

큰 결심을 하고 15년전 집에 모아둔 LP를 신세계부근 회현동 지하 레코드 중고상에게 넘겨버리고  LP와 CD 사이의 방황에 종지부를 찍었다.

그중에서 북미에서 수집한 원판들은 상당한 수익을 남겼다.

1-3불에 산것중 5,000원-30, 000원 까지 받았으니  수익율로만 보면 꽤장사가 된셈이다.

 LP플레이어도 중고 고물상에 넘긴후 LP에서 눈길을 끊게 된것은 삶을 단순화 시킨것이기도 하고 번민에서 벗어난 것이기도 하다.

요즈음 젊은 이들은 컴퓨터를 통해 각종 장르의 음악을 다 듣고 또 다운 받아 MP3로 음악을 즐긴다.

골고루 맛있게 먹을 뿐 깊이 있게 들으려 하는 사람은 점점더 적어지고 있다.

어쩌면 그것이 다행일수 있다.

자동차 튜닝에 미친 사람도 꽤 돈을 들이지만  그래도 한계는 있다.(마티스에 1억원을 쓴 튜닝 광도 있다)

그러나 오디오에 미치면 국가적 낭비일테니까.

그네들의 집념이란 대단해서 거의 한계를 모르는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군시절 기관총 사수로 기관총총성에 너무 노출이 많았는지  의사가 큰소리가 잘 안들릴 거라는 이상한 진단을 내린후 청력도 전만 못하다.

또 요즈음은 주머니 사정도 사정이지만 CD 사모으는 것을 중단했다.

어느 날 사모은 CD조차 다 들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부터다.

또 아들 과 딸이 클래식CD에 큰 관심이 없어서 이기도 하다.

신혼 혼수품 으로 작은 컴포넌트면 족하다는데 할말은 없다.

나의 취미를 자식에게 강요하는 구닥다리 아버지도 아니다.

하지만 삶이란 요리위에 좀더 색다른 조미료가 필요할 날도 있는 법이다.

혹 미래의 사위 녀석이 음악을 좋아하면 모를까 모아 놓은 CD가 훗날 쓰레기 처럼 처분될까 두렵다.

다행히 세월에 순응하여 이제 소리의 차이란 지난세상의 이야기요 그 차이보다 음악을 그저부담없이 많이 듣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다가 좋은 음악 몇개 골라 놓으면 아버지가 즐겨 듣던 음악이라고 후일 자식들이 함께 들어주면  고마울 터이다..

 오디오는 일찍 디트로이트에 차를 몰고 가서 국경을 넘으며 정직하게 관세를 내고 사온 사온  미국산  Adcom (디자인이 클레식하며 자루하지 않다.중급,중상급에 해당) 엠프와 파워 엠프,토론토에서 산 영국제 B&W 스피커로  自足하고 있다.당시 300 씨리즈 대신 800씨리즈의 메트릭스 스피커를 돈이 모자라 포기한게 조금 후회되긴 한다.

CD플레이어는 오디오 평론가가 국산이라고 큰 관심없다가 소리를 듣는 순간 옷깃을 여미고 자세를 바로잡고 들었다는 "April Music"사의 초기 제품  "Stello"다.

외산 3백만원자리 정도의 수준 의 깊은 소리를 낸다 했다.5,6년전 Stello를 100만원 주고 산 기억이 난다.